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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효리언니가 흔들던 소주, 진짜 알칼리 맞아?

대한민국 교육부 2010. 5. 24. 09:49
   화학과 실험실의 추억들
 

얼마 전 졸업사진을 찍었습니다. 졸업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화학과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무슨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해 했던 고3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공부를 하고,졸업이 코앞인 지금, 가장 재미있었던 건 '실험과목'이었던 것 같아요. 짧은 시간의 실험을 위해 이론을 공부해야 했던 게 다급하고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노력에 비례해 많은 기억이 남아 있네요.
 
화학과에서는 많은 실험을 합니다. 학부 4년 동안에 매학기마다 실험과목이 개설되어 있어요. 제가 다니는 광운대 화학과에서는 - 일반화학실험, 유기화학 실험, 물리분석실험, 무기실험 등으로 총 학기당 두개의 실험 반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실험실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몇가지를 이야기해 드릴까 해요.
 


   수득률이 높아도, 낮아도 문제 
 

실험을 하게 되면 실제로 얼마나 얻어질 수 있는지 이론치를 구하고, 실제로 구해진 실험양을 가지고 수득률을 계산해 내요. 이것은 이론치에 비례해 얼마나 얻어졌는지 아는 척도로, 대개 70~80%정도면 좋은 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실험실이 아니라 전공수업을 듣기 위한 실험실에서는 수득률을 얻기 위해 해야하는 복잡한 공정들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큰 갈래의 것들만 해내고, 이것은 결국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수득률 : 원료물질로부터 어떤 화학적 과정을 거쳐 목적물질을 얻는 경우에 실제로 얻은 양의 이론양에 대한 비율을 말한다.
 
하루는 카페인을 분석해 내는 실험을 하던 중이었어요. 홍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분리, 추출해 내고 실제로 어느 정도가 들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홍차 가루를 녹입니다. 녹이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가열을 해주고, CaCO3같은 시약을 넣어주고요. 그리고 여액을 받아 내면 이것은 caffeine수용액입니다. 여기에 CH2Cl2 를 넣으면 카페인이 이 시약에 녹아 들어가고, 가만히 두면 층이 갈려요. 아래 있는 사진 처럼요.
  

위 사진은 참고용 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카페인을 분리해 내고 용매를 말려 주면 고체가 추출되는데 이것이 카페인입니다. 이 카페인의 순도를 높게 하기 위해서 다시 여러가지 과정들이 수반되고요.
 
여러가지 실험 방법을 하고 플라스크의 무게를 재니 173.4g이었어요. 어디- 실험 전에 플라스크의 무게를 재어놓은 것이 어디있나 찾고, 거기서 실험 후 플라스크의 무게를 빼주면 우리가 원하는 product의 양을 알 수 있겠죠. 그런데 실험 전 플라스크의 무게도 173.4g??!??!??!?!!?!?!
..................네. 수득률이 0g이었어요. (흑흐그흐그허그흑ㅠㅠ어디서 잘못한 걸까 눈물만)
 
특히 이렇게 합성을 하거나 분리하는 실험같은 경우는 수득률이 너무 잘 나와도 문제, 잘 나오지 않아도 문제랍니다. 불순물이 잘 제거되지 않거나 반응이 잘 가지 않은 경우 수득률은 100%를 넘기도 하지요. (130, 150%까지! 아니 이게 무슨 연금술사도 아니고요!) 이런 경우 왜 그런지 머리 끙끙 싸매고 원인을 찾아보려 애 써야 합니다. 수득률이 잘 나온 경우는 실험 레포트에 쓸 내용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집니다. 실험의 부족한 부분이나 고쳐야 할 점을 논하면서 공부도 더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수득률이 0%가 나와버리는 경우에는 그냥...... 다시 실험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정말 알칼리 소주가 맞나요? - pH 8.3 (!)
 

pH를 구해내는 실험이었어요.
 
pH란? : pH는 용액의 산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로서 수소이온의농도(H+)의 역수에 상용로그를 취한 값이다. 또는 수소이온농도의 상용로그 값에 마이너스를 붙여서 구할 수도 있다. pH = log10(1/[H+])= -log10[H+]
 
pH는 7을 기준으로 해 작으면 '산성'으로, 높으면 '염기성'으로 부르지요. 우리가 '시다'고 느끼는 레몬이나, 식초는 산성. 그리고 세제들은 염기성이에요. pH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H+의 농도를 알아야 pH를 알 수 있지요.

 
이 실험에서는 pH meter를 이용해서 측정했습니다. 이 기기는 볼펜처럼 길쭉한 막대기에요. 아래편에는 유리가 동그랗게 달려 있고, 한쪽 편에는 전선이 달려 있어 컴퓨터와 연결된 측정 기기와 연결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액체와 닿은 유리 부분에서는 수소 이온의 이동이 일어나고, 이렇게 수소 이온이 이동할 때 (10배 면할 때마다 0.05916v) 전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요. 

그리고 컴퓨터와 연결된 기기는 이 전류의 변화를 인식해 기록해 줍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시약의 pH를 조사하기 전에! 먼저 pH를 알고 있는 용액을 넣어 '기준'을 설정해 주어야 해요. 그래야 이 기준을 중심으로 해서 새 시약의 pH를 구해낼 수 있거든요. 이것은 A:B = C:D일때 B×C = A×D로 해서 미지수를 구하는 방법과 같은 것입니다. 기준 시약의 전위와 pH값, 미지시료의 전위 값을 가지고 미지시료의 pH값을 구해내는 것이거든요.
 
실험을 할 때 기준을 설정하는 일까지 모두 마무리가 되었고,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비커 안에서는 자석이 돌아가고 있었어요. 실험을 담당하시는 조교님이 실험 전주에 "너희 pH 평소에 궁금했던 거 있으면 가져와봐." 라고 미리 공지해 두었던 터라, 우리는 가방에서 주스, 커피등을 꺼내서 측정을 했어요. 그리고 "하나만 더 해보자." 는 말에 뭘 측정해 볼까 고민하던 우리는...
 

'소주'를 측정해 보기로 했습니다. 효리언니가 나와 '알칼리'환원수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그 CF! (흔들고~ 쪼개고~ ) 정말 그 소주가 알칼리성일까 모두들 궁금해 하는 눈치였어요. 컴퓨터 화면에서 흔들거리던 선이 뚝 멈추고. 결과는 pH 7.5 중성에서 살짝 올라간 염기성이었어요. 나중에 소주 제조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pH 8.3이라 공시하고 있더군요.
 
알칼리(Alkali) : 물에 녹는 염기를 말한다. 물에 녹는 염기를 띠는 성질을 알칼리성이라고 부른다. 
 


   화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화학실험' 이라고 하면 대개 시약을 끓이고, 섞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합성'을 많이들 떠올리는데요, 합성 뿐만이 아니라 만들어 낸 것이 어떤 특성을 띄는지, 어떤 물질인지 분석하는 분야도 있어요. 이런 분야는 분석화학이라고 불러요. 분석화학에는 단순 분석 외에도 다시 많은 연구 주제들이 있습니다. 

화학은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원자들, 분자들의 반응들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러므로 이미 밝혀진 사실들을 가지고, 앞으로 반응이 어떻게 진행될 까 예측하는 것도 화학의 한 연구분야 입니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반응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을 이론화학이라고 불러요. 

이외에 생화학이나, 물리 화학처럼 순수하게 '화학'뿐 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의 영역과도 연관이 있는 과목도 있어요. 생화학을 공부 하기 위해서는 세포의 기본 구조라든지, 엽록소라든지 하는 것들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고, 물리 화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관련 공식, 물리 공식들을 한 두개 정도(경우에 따라서는 좀 많이!) 아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더 많은 응용 분야가 있고,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대학교 4년동안 배웠던 것이 정말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면 사실 조금 억울(?)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든든해져요.
 
아! 그리고 전공 수업에서의 실험은 실험중에서도 정말 '기본'적인 것 들입니다! 더 알고,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대학원 세부전공으로의 진학을 권유해 드려요 :)


김또별
 | IDEA팩토리 김민이 기자 | 광운대 화학과 | 73486@naver.com

원소번호 828 원소기호 TB. 살구색(경우에 따라서 매우 붉은 색)을 띄는 가루 형태이다. 활자를 좋아해 친서성(親書性)을 띈다. 책읽기,아침잠,닭고기,햇살,걷기등과 온화한 반응을 한다. 개,물컹하고 비린 것,잔소리 등과는 격한 반응을 하며, 짜증이라는 유독가스가 나오므로 반응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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