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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을 디자인하라

대한민국 교육부 2017. 8. 8. 16:52

시간과 공간을 디자인하라




요즘 TV를 보면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음식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돌고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미각, 후각, 청각, 시각으로 통해 느끼는 것은 행복의 일부이다. 물론 이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기에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빠져있으면 나에게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몸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인 자극에 의해서만 수동적으로 즐기기만 하는 수준에서 머물게 된다.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어쩌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몸이 힘들거나 정신적으로 지쳐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으면 좀 어떤가. 생각을 하지 않으니 고민이 없어진 것처럼 편안하기는 할 것이다. 그 시간동안만큼은 아무런 생각을 하려 하지 않아도 되고 자극에 대한 반응만 일어나게 된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면 몸이 이완되고 생각이 그쳐지면서 편안해진다.

 

소파에서 TV 보는 것과 목욕탕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차이는 무엇이고 공통점은 무엇인가? 우선 공통점이 있다. 생각이 멈춘다는 것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들을 가진 뇌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 생각이 그치게 된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무엇인가? TV를 보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한다. 뇌의 입장에서는 정보가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쉴 수는 없다. 다만 생각이 안 떠오르는 것 뿐이다. 목욕탕에서는 먼저 몸이 이완되었기 때문에 감정뇌와 생명뇌를 억누르고 있던 대뇌피질 (생각뇌)가 작동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몸이 이완되었다는 것은 긴장이 풀렸다는 것을 말하고, 긴장이 풀렸다는 것은 뇌가 가진 본래의 균형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준비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이 되므로 그 마음에 우리가 그리고 싶은 것은 새롭게 그릴 수 있게 된다. 이제 해야 할 것이 있다. 뇌를 잘 활용하는 것, 시간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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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금’이라는 굴레에서 한 번 벗어나보자. 예를 들면, 책상 위에 종이로 만들어진 일회용컵이 있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보자. ‘앞으로 20년 뒤에는 어떤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을까?’ 답은 무궁무진하다. 먹고나면 분해돼 저절로 소멸하는 컵, 음료를 다 마시고 나면 과자처럼 먹을 수 있는 컵 등등. 우리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런 상상을 통해 우리는 마음대로 시간을 옮겨 갈 수 있게 된다. 시간을 마음껏 이동하다 보면 생각이 저절로 확장된다. 그래서 우선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최근 ‘도깨비’라는 드라마에서 천년을 살아온 김신 장군은 은탁이에게 이런 말을 하죠. “천년만년 가는 슬픔이 어디 있겠어. 천년만년 가는 사랑이 어디 있고” 나에게 플러스가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내가 영점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 기어에 중립상태가 있듯, 감정의 중립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기쁘나 기쁨에 취하지 않는 것, 슬프나 슬픔에 취하지 않는 것.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스스로 기쁘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 스스로 슬프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의 상태를 알아주는 것,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도깨비 김신 장군은 천년을 살아온 내공으로 상황에 잠식되지 않고, 그 상황을 바라보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그러면 천 년정도 살아야 메타인지를 쓸 수 있을까? 아니다. 오늘부터 연습하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나 지금 완전 짜증나"라는 대사의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나'라는 사람이 지금 짜증으로 가득 차 있구나 하고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바라봐주는 연습을 통해 감정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느라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흘려보내지 않고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공간을 디자인해보는 것이다. 주어진 문제를 환경·위치·지역을 넘나들며 옮겨가면서 질문해보자. 질문은 새로운 발상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뇌 속에서 경계와 분야를 넘나들며 이것저것 조합하다 보면 ‘새 것’이 탄생한다. 스마트폰, 디지털복합기 등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앞서 설명한 시간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훈련을 학교에서 다음과 같이 적용해보았다. 먼저 생각이 그친 상태를 체험해보도록 한다. 명상의 원리가 느낌에 집중하여 생각과 감정이 끊어진 상태의 순수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현상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자기명상지구”를 활용했다. 이것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영점으로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 활용한 자기명상지구본

 

‘자기명상지구’는 지구본 아래 자석과 본체 자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가운데 밀어내는 부분에 지구본을 갖다놓게 되면 자기장에 의해 지구본이 뜨게 된다. 이 지구를 제대로 띄우기 위해서는 실패를 많이 한다. 그런데, 실패할 때 마다 자신에게 ‘실수OK’를 하고, 호흡을 가다듬는 연습을 하게 한다. 이 ‘자기명상지구’를 가지고 매일 마음을 바라보고 조절하는 훈련을 하게 한 것이다. 자석으로 명상을 한 것이다. 이런 체험과 훈련을 꾸준히 하도록 하면서 새로운 것은 창조해내는 활동을 해보았다.

 

 

 

일정한 도형을 제시하여 이것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게 했다. 어떠한 정답을 찾기 보다는 자신의 뇌를 믿고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고 디자인하면서 그린 것이다. 이때 문자는 배제시켰다. 자신의 창의력을 발현하기 위해서 호흡도 가다듬고 자신의 뇌를 백퍼센트 활용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훈련, 그리고 마음을 끝까지 쓰는 훈련을 미리 했기 때문에 몰입도가 아주 높았다.

 

글_ 이윤성 (형석중학교)

수도중부권 중등 창의교육 거점센터 (동국대)

출처_ 크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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