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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1): 왜 질문이 있는 수업인가?

대한민국 교육부 2017. 8. 8. 17:23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1)

왜 질문이 있는 수업인가?


 

“1 + 1은 얼마니?” “1이요.” 
“이 바보야, 어떻게 그게 1이야, 2지!”
“1 + 1은 얼마니?” “1이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물방울 하나에 물방울 하나를 더하면 물방울 하나가 되잖아요.”
“와! 세상에 그런 생각을 다 하다니!”

똑같은 학생의 틀린 답에 대한 한국인과 유대인의 대응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유대인들에게 성공의 이유를 물으면 그들은 한결같이 호기심 있는 질문이라고 대답한다. 유대인들은 그 어디에서나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한다. 이것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유대인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는 어떻게 유대인으로 하여금 노벨상 30%를 차지하게 하고, 하버드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에 학생 30% 정도를 들어가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 하브루타 기본철학 때문이다.


  • 말은 생각 없이 할 수 없다. 
  • 말이 생각을 부른다. 
  • 생각이 생각을 부른다.


우리는 강의를 듣거나 설명을 들을 때 얼마든지 다른 생각을 하거나 졸 수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자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계속 수동적으로 듣다보니 지쳐있기 때문이다. 뇌는 똑같은 패턴이 반복될 때 집중하지 못한다. 교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적는 똑같은 공부를 10년 넘게 하다보면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지루해하고, 자기도 모르게 졸게 된다.


그런데 말을 할 때는 생각 없이 결코 할 수 없다. 말과 생각은 직결된다. 생각한 것이 말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말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엉뚱해 보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학생은 생각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 학생은 말을 할 때 생각을 하게 된다.
 

질문은 아는 게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듣거나 읽어야 한다. 유대인들은 토라와 탈무드를 먼저 정해진 부분부터 읽는다. 소리 내서 읽는다. 소리를 내서 읽으면 자동적으로 듣게 된다. 내용을 들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고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질문이 만들어진다. 때문에 질문은 먼저 학생이 하게 된다. 설명들은 내용이나 읽은 내용에서 궁금한 것들을 교사에게 묻는다. 
 

유대인 부모나 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두 가지다. 그 한 가지가 ‘마따호세프’이다. 이것은 “네 생각은 어때? 네 생각은 뭐니?”란 뜻이다. 학생이 질문한 것에 대해 학생의 생각을 다시 물어보는 말이다. 또 한 가지는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뭐니?”이다. 이것 역시 질문하는 학생에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다.
 

유대인 부모나 교사들이 가장 많이 쓰는 두 말에 모두 ‘생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그만큼 유대인들은 자녀나 학생이 생각하는 것을 중시한다. 공부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교육 역시 사고력을 함양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고력이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아주 아릴 때부터 학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그 사고력으로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 사고력은 지혜이자 안목이고, 통찰력이자 창의성이다.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이 바로 질문이다. 질문이 생각하게 하고 대화, 토론, 논쟁을 가능하게 한다. 어린 학생에게는 대화이고, 커가면서는 토론이며, 더 성장하면 논쟁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학생의 질문을 받고 정답을 알려주거나 설명하지 않고 다시 질문하는 것이다. 특히 두 질문이 유대인을 만들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질문하는 수업이 세종 시대를 만든다
 

황희 정승을 비롯하여 맹사성, 허조, 성삼문, 박팽년, 정인지, 신숙주, 이개, 김종서, 박연, 장영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모두 한 시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바로 세종 시대의 사람들이다. 왜 수많은 왕 중에서 세종 시대에 이런 인재들이 배출될 수 있었을까?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이 왕이 된 다음에 가장 먼저 한 말이 나와 있다. 바로 “의논하자.”였다. 너희들 나와 토론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왕이 모든 인물을 잘 알 수 없으니 신하들과 하나하나 의논하여 관리를 임명하자고 하였다. 세종은 한 마디로 토론과 소통의 대가였다. 무엇이든 신하들과 토론했다. 토론을 하는데 있어서는 상하가 따로 없는 치열한 논쟁의 연속이었다. 한글사용 반대나 불교배척에 앞장섰던 최만리와 세종의 논쟁은 특히 유명하다. 그야말로 군신의 관계를 뛰어넘는 인간 대 인간의 논쟁이었다. 1430년 조선왕조의 조세제도를 개혁하였는데 세종은 전국 17만 2,806명에게 여론조사를 하여 17년간 토론 후에 실시하였다. 조세제도 하나를 바꾸기 위해 장장 17년 동안 토론한 것이다. 세종은 진정 무엇이 백성들을 위한 길이고 나라가 부강해지는 길인지 토론하고 토론했다. 
 

그럼 세종이 가장 많이 썼던 말은 무엇일까? “경의 생각은 어떠시오.”라는 말이다. 그는 신하들의 생각과 의견을 끊임없이 물었다. 신하들의 생각을 계속 끄집어내어 그들이 자신들이 가진 생각과 능력을 100%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신하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이야기하면 세종은 또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세종대왕은 신하들과 수도 없이 경연도 즐겼다. 심지어 노비 출신과도 소통을 통해 최고의 과학자인 장영실을 만들어냈다. 세종대왕이 가장 많이 썼던 말 “경의 생각은 어떠시오.”는 유대인 부모나 교사가 가장 많이 쓰는 “마따호세프(네 생각은 어때)?”와 동일한 말이다. 
 

우리 교실에서 학생들이 손을 드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교사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것이고, 하나는 질문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둘 중 우리 교실에는 95% 이상이 대답하기 위해 손을 든다. 하지만 이것은 질문이 있는 교실이 아니라 대답이 있는 교실이다. 
 

질문이 있는 수업은 교사가 질문을 많이 하라는 뜻이 아니다. 학생들의 질문이 살아야 한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의 질문과 대답도 중요하지만, 학생끼리의 질문과 대답, 대화, 토론, 논쟁이 훨씬 중요하다. 학생끼리의 질문과 대화, 토론, 논쟁이 바로 하브루타이다.

 

 


글_ 전성수 하브루타교육협회장(부천대 교수)

출처_행복한교육 교육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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