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팩토리 ::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되려면…먼저 너 자신을 알라”
 


2017.10.13 19:43 교육정보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되려면…먼저 너 자신을 알라”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되려면…먼저 너 자신을 알라”

1세대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정샘물 뷰티 원장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만이 가진 아름다움을 최고치로 완벽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일이지요. 그러려면 먼저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매력이 뭔지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절대 찾을 수 없어요. 청소년들의 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이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진로가 아닌 자신의 것을 찾아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또 뭘 할 때 온 신경을 쏟아붓는지, 또 뭘 잘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90년대 최고 인기스타 이승연, 고소영, 김희선부터 전지현, 김태희, 탕웨이, 이효리까지…, 그의 손길을 거쳐간 톱스타들이다.‘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30여년간 오로지 실력으로 선택받는 냉혹한 현장에서 독보적 명성을 쌓은 정샘물 ㈜정샘물 뷰티 원장(48)을 꿈트리가 만나보았다.

 

- 정샘물 원장님은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합니다.
“소심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지만 뭔가 하나에 몰입하면 몇 시간 동안 집중했던 것 같아요. 서양화를 전공한 어머니 영향으로 자연스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어려서부터 뾰쪽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제게 뭔가를 강요하거나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꿈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거나 학생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될 수 있었던, 인생을 바꾼 사건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중학교 때 등록금을 못내 망신당한 경험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였는데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저로선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가난해서 등록금을 낼 수 없는 것이 왜 중학생인 내 잘못이지?’생각할수록 억울했지만 그때부터 나의 자존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으니까요.”

- 그런 경우엔 자칫 비뚤어지기 쉬운데 원장님은 반대로 더욱 성숙해지신 것 같아요. 이후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메모를 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나의 매력적인 점과 매력적이지 않는 점을 분리해서 써보니까 너무나도 명확하게 내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제목이 장단점노트였는데 장점은 3줄이 안 넘어가는데 단점은 노트 한 장이 빼곡히 채워질 정도였어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난 후 스스로를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엔 사소한 것부터 실천했어요. 제가 좀 무표정한 편인데 입꼬리 올리기부터 허리를 펴고 또박또박 바른 자세로 걷기까지 의식적으로 자신을 바꾸려했어요. 그런 행위들이 모두 제 생각과 연관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 열일곱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아르바이트로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고등학교때 연세대학교에서 사환(심부름)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당시엔 이메일이 없어서 대학내 문서를 교환할 때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전달했어요. 고교 졸업 후엔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는데 우연히 하게 된 메이크업이 너무나도 제 적성에 잘 맞았던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금까지 변함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색을 쓸 때, 그리고 디자인할 때 늘 행복했어요. 내 손끝에서 뭔가가 아름답게 빚어지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으니까요.”

 

- 유명 연예인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1990년대 서울예전(서울예술대학교의 전신)은 스타 연예인들의 양성소라 할 수 있었는데 제 친구들이 서울예전에 많았어요. 초중학교에서 제일 친했던 친구가 서울예전 연극영화과를 나와 영화‘장군의 아들’에 출연했는데 제가 메이크업을 맡아서 해줬어요. 이후에 연예인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팀이 꾸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프리랜서로 일하게 된 거죠. 


일거리를 얻기 위해 연예계 인맥 라인업을 따라 전화를 하고 열심히 좇아다녔죠. 하지만 연예인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약속을 잡았더라도 수 시간씩 기다리기 일쑤였어요. 4시간만에 와서도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당연한 것처럼 여겼어요. 속이 상하고 모멸감이 들어도 일을 따내기 위해서 참아야 했죠. 그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내가 참고 견뎌야 할 일이 많겠구나’그렇게 다짐을 했어요.”

-수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연예인들과 일하기 위해 애썼을 텐테 그들과 다른 원장님의 차별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준비를 디테일하게 하는 편이었어요. 고서적 파는 청계천에 가서 미국 패션잡지들을 100~300원씩 주고 사와서 스크랩을 해서 보여주고 외국잡지 모델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능동적으로 일했어요. 그 당시엔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드물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기 시작하고 7년 정도 됐을 때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거죠.”

- 메이크업 아티스트란 어떤 직업인지 설명해주세요. 그리고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메이크업을 의뢰한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성, 개성을 잘 찾아서 그것이 최고로 빛나도록 만들어주는 전문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고유한 선, 색, 질감을 잘 파악하고 그것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디자인해서 차별성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줘야 해요. 무엇보다 센스, 즉 오감이 잘 발달돼 있어야 합니다. 의뢰인이 뭘 원하는지 말 안 해도 척척 알아서 하는 사람은 바로 알아보거든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합니다. 사람이 두려우면 아무리 디자인을 잘해도 보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져요. 사람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두렵거나 힘들면 이 일을 하기 힘듭니다. 대상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끄집어내려면 내공이 있어야 하죠. 메이크업을 하는 한 시간 동안 잘 리드해서 끌고가야 하는데 갑자기 의뢰인이‘나 이거 마음에 안들어’ 하면 휘둘릴 수 있어요. 그러니 일할 땐 연예인보다 기가 더 세야 합니다.

메이크업을 배우다 보면 어시스트 기간을 거치는데, 그 기간은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관계의 노하우를 배우고 휘둘리지 않고 잘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성장하는 기간입니다. 학원에서 메이크업을 배웠다고 해서 금방 아티스트가 될 수 없습니다.”

- 훌륭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자질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된다는 겁니다. 내 것을 모르면서 남의 것을 찾아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되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고유성은 뭔지 내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잘 발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나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것도 찾아주고 도출해내는 힘이 생깁니다. 저희 아카데미 교육의 핵심도 ‘자신의 고유성이 뭔지 먼저 철저하게 분석시킨다’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없는 자신만의 것을 아트, 얼굴, 언어로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내 것을 알아야 한다.”

 

-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에 돌연 유학을 떠나셨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나요?

“제가 바로 선취업 후진학의 모범사례일 겁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늘 뭔가 아쉬움이 있었어요. 알쏭달쏭한 느낌은 있는데 이론적으로 표현을 할 수가 없어 답답할 때가 많았죠. 남편의 지원을 받아 서른일곱살에 하던 일은 뒤로 하고 유학을 떠났어요.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순수 미술을 4년반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어떤 컬러를 쓰면 가장 나답게 보여지는지를 가르쳐주는 퍼스널컬러차트도 그곳에서 배워 메이크업에 도입했으니까요. 어릴 적 교수를 꿈꿨었는데 고교시절 아르바이트를 했던 연세대에서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합니다. 그 시절 교수의 꿈을 30년만에 이룬 것 같아 감개무량해요. ”


-아직 꿈이 없거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청소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더 월드와이드(WorldWide)한 시각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남과 비교하고 좌절하지 말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면 내가 지구상에서 어떤 의미 있는 존재인지 어떤 동기를 갖고 어떤 행위를 하면서 살 것인지 생각해보면 나머지 문제는 사소한 것이 돼버려요. 

그리고 시스템 안 부속품이 되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핵심가치를 가진 사람이 되도록 하세요. 그런 본질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건강해질 것 같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시스템이 당연히 바뀌고 좋아질 것이라 믿어요.”



◆정샘물 원장은… 1970년 4월생. 1991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활동 시작,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 1호점 오픈(1997년), 정샘물 아카데미 오픈(2005년), 미국 아카데미 오브 아트유니버시티(AAU) 순수미술 전공, 뷰티 웹진 정샘물닷컴 창간(2007년), 저서 정샘물의 뷰티북‘시크릿 뷰티’(2011년)출간, 정샘물 아트앤아카데미 오픈(2014년), 정샘물 뷰티 론칭(2015년).


 

글_ 김은혜 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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