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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재를 키우는 문화예술교육 본문
행복한 인재를 키우는 문화예술교육
감각적 이성을 통해 대상을 처음 만날 때 학생이 가지는 이미지와 느낌(feeling)을 교사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
성장은 감성·오성·품성을 갖추는 일 |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화예술과 그 교육의 의의(意義) 및 역할에 관한 인식은 크게 왜곡되어 있다. 그에 따라 초·중등학교의 예술 활동과 교육이 시간적, 질적인 면에서 심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교육이 학생들의 온전한 성장에는 물론 개인적, 사회적 삶의 질과 행복의 여하에 깊이 관련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태이다. 더 늦지 않게 문화예술교육을 정상화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예술 활동을 크게 활성화해야 한다. 예술교육이 감성과 오성(悟性), 품성을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이끌면서 정신을 높이고 가슴을 채워주는 데에 최선의 길이고, 개인과 가정,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교육에서 끝내 성취해야 하는 것은 학생 모두를 온전한 성장에 이르게 하고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 있는 내면상태를 갖추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교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성장기 학생들의 온전한 발달을 위해 제대로 기여하지 못해 왔고, 행복을 누리는 데 필요한 내면의 조건을 만들어주려 노력하지 않았다.
4, 50년 전만해도 ‘행복한 삶’이란 보통사람들에게 꿈같은 얘기였다. 결핍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결핍의 시대를 견디어낸 우리에게 물질의 시대, 고도의 문명사회가 급속히 다가왔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많이 가진 사람조차 여전히 불만과 불안, 갈등과 불행감에 시달리고 있다. 풍부한 지식과 고도의 문명은 풍족한 삶과 편리한 생활에 기반이 되는 조건이지만 온전한 성장과 진정한 행복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정부와 교육계가 교육의 근본과 지향점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온전한 성장과 진정한 행복은 성장기부터 꾸준하게, 그래서 점차 견고하게 다져지는 내면의 평화와 정서적 만족감, 정신의 고양, 순수한 기쁨과 즐거움의 연장선 위에 형성되는 내적 상태이다. 그것은 지속적인 예술 활동과 충실한 예술교과교육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갖추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예술교육은 '의미를 감성으로 소통하는 경험' |
학생들이 수업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표현하면서 여러 예술 활동을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것은 대부분 내용을 배워 기억하는 지식획득이거나 활동방식을 익혀 따라하는 예능행위에 머물러 있다. 작가나 작곡가의 예술적 의도를 탐지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를 읽을 때 시험 대비를 먼저 생각하고, 음악시간에 정확하고 능숙하게 노래 부르는 것만을 중히 여기는 교사와 학생이 많이 있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개입시켜볼 기회는 없고, 자신의 느낌과 상상으로부터 예술적 의미를 생성하고 표현하는 경험을 갖지 못한다.
작품의 의미 공감과정이 생략된 재생행위로는 내면의 성장을 이룰 수 없고, 자신의 의지와 감성과는 관련 없는 타인의 작품들을 먼 불 보듯 다루는 활동에서 깊은 정서적 공감이나 충족감을 가질 수 없다. 더욱이 예술교과에서 ‘재미있게, 신나게, 중압감 벗어내기!’를 외치면서 학생들의 감각과 감정을 소모하게 하고, 정신을 쇠락하게 하는 교육자가 많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무겁다. 재미있게(fun)와 스트레스 풀기는 가정에서 TV를 볼 때, 친구들과 놀 때, 오락시간에 하는 것으로 족하다. 예술 활동과 교육은 마음을 가꾸고 세우고 높이기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사유와 성찰이며, 정서적 충만함과 정신의 고양을 위한 내면 소통의 영역인 것이다.
예술교과에서 다루는 작품과 소통에 관련되는 모든 경험과 학습은 감성과 오성의 적절한 협응을 통해 이루어질 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어느 종류, 어떤 내용의 작품을 다루며 어떤 활동이나 학습을 하는 경우라도 감각적 이성과 논리적 사고를 모두 동원하여 느낌과 생각, 상상과 통찰, 판단과 창조의 내면작용과 그들 간의 협응을 활발하게 이룰 때 예술의 경험과 교육이 온전하게 성립되는 것이다. 교과 활동이나 학습에서는 다루는 대상의 현상과 요소들을 보거나 듣거나 만지고 읽으면서 오감을 통한 감성작용의 과정을 거치는 바, 감각적 이성을 통해 대상을 처음 만날 때 학생이 가지는 이미지와 느낌(feeling)을 교사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 첫 인상과 이미지, 느낌이 경험소재나 학습대상의 중요성이나 자신과의 관련성, 호기심과 흥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학, 음악, 미술 교과학습에서 작품을 처음 만날 때 ‘아! 중요한 것이구나.’, ‘참 아름답다!’, ‘내 일이네.’, ‘엄마가 경험한 일이래.’라는 이미지나 느낌을 가지면 그것이 흥미를 낳고, 그로부터 생각과 상상이 시작되며, 그때 비로소 의미 있는 소통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적절한 감성적 지각은 예술적 의미 소통의 동인이 되며, 예술 생성 및 소통의 원리에 관한 오성적 학습에 바탕이 된다.
활동이나 학습의 초기에 형성된 이미지와 느낌 위에 대상이나 내용의 현상, 요소들을 비교하고 탐색하며, 관련짓고 관계 맺으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오성의 과정이 경험과 학습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한 경험과 학습은 어느 과목에서나 이루어질 수 있지만 특히 예술교과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예술작품이 담고 있는 높고 깊은 의미를 아름다운 매체와 방식으로 소통하고, 작품 속의 관련성과 관계성을 탐구하는 가운데 예술 생성 및 소통의 기본과 원리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개선을 위한 제언 |
우리는 이제 문화예술 활동과 교육을 지금의 위축된 상태로부터 구출해내고 개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성장기는 예술 활동의 바탕인 미적 감각과 기초적인 기능, 감성과 오성의 기본을 갖추는 시기이며, 학교와 가정의 예술경험은 평생의 수준 높은 문화적 삶에 기반이 되므로 교사와 부모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하여 그에 합당한 환경과 경험, 학습을 제공함으로써 다음 세대가 행복을 누리며 살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첫째, 자녀와 제자들이 강한 감각적 자극을 과잉 경험하면서 감각과 감정을 지나치게 소모하며 감성에 손상을 입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미적 감성, 정서적 만족, 정신의 고양’에 관심을 기울인다. 둘째, 예술은 왜 만들어지며 예술과 행복은 어떤 관계를 지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예술은 인간 내외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에 가장 좋은 것, 가장 아름다운 것을 지향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상태로 창출되는 것이므로 그로부터 가치 있는 의지와 아름다운 열망을 세우고 삶 속에 구현하는 길을 생각해 본다. 셋째, 선함과 아름다움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만들고, 의미와 가치를 수용, 표현하면서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작품 생성과 소통의 원리를 탐색하고 이해하는 학습을 이루도록 이끌어준다.
이홍수 명예교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후, 미국 미시건 대학교에서 음악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금은 한국교원 대학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한국음악 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까지 외부 초청 강연 활동 등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음악교육의 현대적 접근』(1990), 『느낌과 통찰의 음악교육』(1992), 『음악여행』(1994) 등이 있다.
글_ 이홍수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출처_행복한 교육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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