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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우주쇼, 태풍으로 물거품? 본문
2010년 8월. 밤하늘에 우주쇼가 펼쳐지고 있다.
천체의 우주쇼는 우리가 관심을 같지 않아도 늘 일어나고 있었지만 8월의 밤하늘에는 천문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관측 가능한 유성우를 볼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태양계의 행성들이 서로 근접하거나 태양에서 제일 동쪽으로 멀어지는 현상은 지난 7월 화성과 토성이 서로 접근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8월3일부터 8월 11일 사이에는 화성, 토성, 금성까지 한눈에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저녁 서쪽 하늘에 금성, 화성, 토성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한눈에 관측할 수가 있으며 그것보다는 지평 고도가 낮지만 수성도 보이게 된다.
8월 7일 수성은 지구에서 관측할 때 태양으로부터 동쪽으로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동방최대이각 현상을 보였다.
화성 토성 금성이 모인다 ⓒAstroArts
8월 8일에는 금성과 토성이 가장 많이 접근하게 되고 화성 또한 옆에 있어서 마찬가지로 한눈에 금성, 토성, 화성을 관측할 수 있었고, 8월 13일이 되면 월령 3일째의 초승달이 여기에 합류하게 된다. 태양계 행성이 2개 정도는 모이기도 하지만 4개가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100년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는 드문 현상이라고 한다.
8월 12일 목요일부터 8월 13일 금요일까지는 유성군 중 밝은 유성을 많이 볼 수 있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군을 관측할 수 있다. 페르세우스 유성군의 모혜성은 스위프트-터틀(Swift-Tuttle) 혜성으로 페르세우스자리 방향에서 날아오는 듯 보여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로 이름 붙여졌다. 이 유성우는 한 시간 동안 최대 100개 정도의 유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성우의 극대시간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3일 오전 7시이고, 관측하기 좋은 시간은 13일 새벽(3-4시), 12일 밤, 13일 밤이다.
페르세우스 유성우 ⓒAstroArts
따라서 13일에는 우리 눈으로 관측할 수 있다는 태양계의 다섯 행성 중 네 개 행성과 초승달까지 서쪽 하늘을 수놓으며, 별똥별까지 관측할 수 있는 우주규모의 쇼가 하늘에서 펼쳐진다.
ⓒ한국천문연구원
13일 해가 지평선 아래로 지고 나면 서쪽 하늘에 수성, 금성, 화성, 토성, 초승달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모이게 되고, 고도 10도에서 빛나던 수성이 저녁 8시 반쯤 서쪽 하늘로 자취를 감추면, 고도 20도에서 빛나는 금성과 화성, 토성은 달과 함께 저녁 9시까지 볼 수가 있다. 특히 초승달이어서 관측을 방해할 정도로 밝지 않아 관측하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관측 가능한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고, 관측 고도가 낮기 때문에 서쪽에 산이나 높은 건물이 없는 곳에서 관측해야 한다.
해왕성의 접근. (8월20일 태양계) ⓒ한국천문연구원
8월 20일에는 금성이 태양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지는 동방 최대 이각을 이루고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행성인 해왕성이 최대 접근(약 29.01AU)을 하게 된다.
AU(astronomical unit)
태양이 지구로부터 떨어진 평균거리를 1AU라고 보는 천문단위. 약 1.496×1011m
아쉽게도 태풍 뎬무가 북상하고 있어서 천체의 우주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2일 12시면 독도 동북동 쪽 약 180km 부근 해상에 태풍이 위치할 것으로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 유성을 관측하려면 털옷에 뜨거운 음료에 이불까지 둘러쓰고 몇 시간씩 덜덜 떨면서 관측해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여름밤의 유성우 관측은 낭만적이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웬 태풍이란 말인가!
혹시라도 기상 상태가 좋아지면 편안하게 돗자리 위에 누워 하는 여름 밤하늘 우주쇼 관람을 권해본다.
(부디 이번 태풍에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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