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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혼자만 진도나가는 수업은 이제 그만! 본문
교원·학생·학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은?
멀티미디어의 보급 이후 교단에도 많은 변화가 왔지만, 아직도 교사 주도의 일방적 수업이 여전하다는 말들이 들린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급속한 시대변화 속에서 생활환경이 바뀌고 아이들도 학부모도 바뀌었는데 학교 수업에는 여전히 구태가 남아있다는 말이다. 창조력을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미래의 한국을 만드는 성장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변하지 않는 수업. 확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방적인 지식 전달 수업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조용 성수공고 교장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렇게 말한다.
“해가 거듭할수록 모든 것들이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개정하게 되는데 제1차 교육과정이 시작된 이래 9번째 교육과정인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르치는 내용은 계속 변화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 가르치는 방법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지금의 교실을 보아도 그렇지요. 이제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는 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조 교장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수업은 프로젝트 수업, 협동수업, 학생 참여 수업 등 학생 중심의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교동초등학교 이유남 교감도 이제는 ‘강의하지 말고 참여시키라’는 밥파이크의 말을 교사들은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가만히 앉아서 듣는 강의가 아니라 계속 활동하고 생각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공유할 수 있는 수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한다. 지난해 ‘전국 교수·학습 개선 대회’에서 수상한 윤은숙 교사(대전 ㅈ초등학교)는 교과 연구를 하면서 교사들이 “내가 학생이라면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배우길 원할까?”를 한 번만 생각한다면 수업은 180도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책 『최고의 수업』의 저자 배광호 경북여고 교사는 “행복한 수업은 입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소통이 없으면 행복한 수업은 없다. 소통 없는 가정에 행복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강조한다.
배 교사는 이 책에서 소통이 잘되는 수업을 하려면 교사와 학생 사이에 라포르(rapport)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사와 학생 간 ‘신뢰하기와 서로 도와주기에 기초하는 느낌’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라포르가 형성되면 수업에서 학생 참여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한다.
교육수요자가 꼽는 좋은 수업의 필수요건은 학생-교사 간의 '소통'이다.
자녀들을 학교에 맡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떤 수업을 받길 원할까?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두 아들을 둔 노준혁 씨(47·서울 서초구 양재동)는 “교사는 학생에게 학생은 교사에게 집중하고 그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노 씨는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옛날 방식대로 설명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지원 씨(37·서울 영등포구 양평동)는 “조금 전 선생님과 수업한 내용을 다시 학생이 자신의 입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피드백이 확실히 되는 수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학년의 자녀를 둔 김 씨는 교과 내용과 관련하여 다시 그 내용을 공부하지 않아도 학교에서 충분히 교과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견을 밝힌다. 고교 3학년,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하는 자녀를 둔 최정주 씨(45·서울 도봉구 창동)는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교사 경험이 있는 최 씨는 “읽은 것은 10%, 들은 것은 20%, 본 것은 30%, 듣고 본 것은 50%, 말한 것은 70%, 말하고 행동한 것은 90%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며 학생 참여 수업을 역설한다.
학생들이 느끼는 불만도 자신들의 참여를 이끌지 못하는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방식에 있다.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프린트물을 나누어 주세요. 10분 정도 후에는 선생님과 함께 문제를 풉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문제를 칠판에 혼자 푸시고 다 푼 과정을 우리는 프린트물이나 노트에 옮겨 적어야 합니다. 이해도 못한 채 베껴 쓰는데 베껴 쓰지 않으면 혼납니다.” (김민웅·서울 ㅇ중학교 3년)
“노트필기가 가장 많은 사회시간이 가장 싫습니다.” (성수정·인천 ㅅ중학교 2년)
“수업이 너무 지루해요.” (노영래·서울 ㅅ중학교 3년)
“제일 싫은 수업시간이 선생님 혼자 말씀하시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떠들거나 자기가 할 것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기민·서울 ㅇ중학교 2년)
조용 교장은 교장으로서 교수·학습방법의 개선을 위해 애쓴 케이스. 지난 2008년 수유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했을 때 이 학교는 진로교육 분야에서 교육감 표창을 받았고 학교 경영 우수학교로 교육장 표창을 받은 학교였음에도 여전히 강의식 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었다.
조 교장은 교수·학습 분야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교사들에게 리더십 연수와 창의적 교수법 연수를 제공했다고 한다.
이후 성수공업고등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교수·학습방법 개선을 학교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교사들이 연수를 받고 ‘교수·학습방법을 바꾸어야겠구나.’하는 동기가 부여됐음에도 수업에 활용하지 않는 교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교사들이 교과목마다 수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조 교장은 “사실 학교에서 행정적인 업무 등 교사들이 수업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요인들이 많다. 좀 더 학생 중심의 창의적인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수업자료를 제작하는 일도 이를 막는 하나의 요소”라고 말한다. 그래서 조 교장은 ‘창의 수업연구소’를 설치, 수석교사 중심으로 수업에 활용할 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실현장에서 학생 중심의 참여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해 현재 학교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교사들의 다각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전면 실시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 더 좋은 수업을 위한 교사들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떤 수업으로 변화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은 학교 안팎에서 대부분 이루어진 상태다. 이제 이러한 수업이 교실 현장에서 하나하나 구현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김금실 기자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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