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오르게 하는 학용품,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바로 ‘연필'일 것입니다


  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새 연필을 뾰족하게 다듬던 일, 어느 순간 닳고 닳아 더 이상은 쓰지 못하게 된 몽당연필을 보며 뿌듯했던 일, 그러다 하나 둘씩 사라져 필통이 텅~ 비게 되는 일까지. 학교 생활에서 연필만큼 우리와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학용품은 없을 것 입니다. 이렇게 연필과 관련된 에피소드에 따뜻한 상상력을 불어 넣어 쓴 동화책이 있는데요, 바로 얼마전 어린이 동화 부문에 베스트 셀러로 떠오른 ‘연필의 고향’입니다.




  연필의 고향'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 중 하나는 학교 안 우리들의 이야기이면서, 우리가 한 번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였던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쓴 작가님은 바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요,  오늘은 학교 현장에 있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동화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해주고 있는 김규아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동화작가 김규아


Q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사람들에게 그림과 이야기로 행복과 감동을 선물하며 살고 싶은 작가 김규아 입니다. 

Q2. 어떤 계기로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
A2. 어려서부터 꿈이 만화가였고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 입시에 매진하면서 그림과 멀어졌다가, 대학생 때부터 다시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선생님이 되고나서는 교단에서의 이야기들을 짧은 이야기들로 엮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끄적거리던 와중에 하나 둘 마음 속에 이야기들이 맴돌기 시작했고, 표현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혀서 직접 독립출판을 하며 이야기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도 출판사를 통해서 <연필의 고향>을 출간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교직을 마음 속 한 조각의 추억으로 간직한 채 작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Q3. 교직에 있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연필의 고향'을 쓰셨다고 하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요?
A3.  아이들의 샤프심이 자꾸 사라지는 일들이 일어났어요. 통은 그대로인채 샤프심만 사라져서 친구들이 무척 심통이 났었어요. 누군가 장난을 친 것 같긴 했지만 누가 그랬는지는 알아내지 못 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샤프심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졌지요. 하지만 그 후에도 혼자서 계속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도대체 누가 그랬을까,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던 게 공상으로 흘러갔고 연필들이 그런 것이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Q4. 실제 작품 활동을 할 때 교직에서의 경험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A4.  지금 구상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몇년 전부터 머릿속에서 맴돌던 것들이에요. 아무래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영향을 받은 소재들이지요. 저에게는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넘어갔던 삶의 큰 변화의 시기에 경험한 것들이기 때문에 교직 경험이 강렬하게 남아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교사로서 근무를 하며 학생들과 좋은 기억도 있었고 아쉬웠던 기억도 있었지만 어느 쪽이든 지금의 저에게는 의미있는 자양분이에요. 언젠가 이야기로 꺼내 쓸 수 있게 냉동해 둔 씨앗 같다고나 할까요.

Q5. 교단에서의 경험이 작가가 되는 것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5. 아무래도 가장 큰 도움은 아이들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과 관점을 가까이에서 보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지 체감할 수 있었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심리나 경험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부분에서 특히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또 어른이든 어린이든 감정의 깊이는 똑같다는 점도 배웠고요.



Q6. 작가님의 책을 든 학생들의 표정이 정말 행복해 보여요! 자신들의 이야기가 시집으로 나온 것을 본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6. 독립출판으로 첫 책을 내고 나서, 나의 작품을 책으로 만들고 그걸 누군가가 구매해준다는 경험이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반 아이들에게 시집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아이들은 흔쾌히 재미나게 참여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담임 선생님이 시키니까 그냥 따라서 하게 된 부분도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진짜 책이 나왔을 때 무척 뿌듯해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와, 진짜 시집이 나왔네! 진짜 내 시가 실렸네!" 하면서 결과물을 보고 그제서야 실감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도 국어 시간에 시 수업을 하면, 저 시집을 가지고 와서 자기 시로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저도 무척 흐뭇했습니다.

Q7. 그림책 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무엇인가요?
A7.  처음으로 <물고기가 발걸음을 멈추면>이라는 책을 독립 출판했을 때 했던 경험들이 무척 기억에 남아요. 알고 지내던 피디님께서 티저 영상을 만들어주셨는데,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저를 보듬어(?) 귀여운 영상을 만들어주셨어요.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고, 무척 고마웠어요. 또 한번은 <물고기가 발걸음을 멈추면> 책이 연예인과 함께 사진에 찍힌 적이 있어요.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연예인들에 관한 인터넷 기사였는데, 사진 속 아나운서 허수경 님의 딸이 저의 책을 들고 있었어요.기사의 주제는 전혀 다른 부분이지만 저의 책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신경도 안 쓸 부분이겠지만, 혼자서 몹시 흐뭇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으로 책을 독립출판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거 같아요.

Q8.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많은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8.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슬픔도 끌어안고, 눈물도 끌어안고. 스스로를 보듬어 속삭이다보면, 어느 순간 다른 친구들이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깊이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거에요.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아름답고 순수한 아이들과 작가님의 글들이 더 많이 출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 우리도 글귀를 끄적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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