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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맞이한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본문
1. 40년을 맞이한 특수교육과
인생시계에서 40년은 정오라고 합니다. 해가 중천에 뜨는, 본격적인 역동의 시작이지요.
1971년 3월 창립된 이화여대 특수교육과는 바로 올해,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에도 복지와 교육권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성장 뒤에는 수많은 노력과 희생이 뒷받침 되어 있었지요.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역시 모든 학생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 그 바람과 희망을 토대로 시작된 학과였습니다.
이를 축하하는 4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지난 11월 19일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관에서 개최되었는데요, 학술대회의 주제는 바로,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 이었습니다.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통합하여 교육받는다는 통합교육은 어떻게 보면 많이 알려져 평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의미 있는 시간에, 의미 있는 말을 하고 싶을 텐데, 왜 이러한 주제가 선정되었을까요?
특별한 만큼 이번 학술대회에는 특수교사들의 교사이신 현직 교수님들께서 직접 강의하셨습니다. 매일 특수교육을 말하고, 생각하고, 만들어나가는 이 분들은 예비 교사들에게, 현직 교육자에게, 또 사회에 어떤 말을 하고 싶으셨는지, 2011년 11월19일 열렸던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40주년 기념 학술대회의 현장으로 안내하겠습니다.
2. 왜, “통합교육” 인가?
우선 통합교육에 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 2조)
통합교육이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장애아동에 대한 사회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2. 분리교육이 장애 아동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을 수 있다.
3. 장애아동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4. 모든 아동을 위한 교육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참고: 이소현, 박은혜 저, 특수아동교육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안하고 있는 미래형 교육의 방향은 바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인성교육’입니다. 장애아동은 일반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학업뿐 아니라 사회성과 관계 맺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으며, 일반아동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배려의 윤리를 배우고,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모든 아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에, 통합교육 시 적용되게 되는 다양한 교육적 접근은 교육 전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됩니다. 실제 통합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 현장의 모습은 다음의 링크를 따라가시기 바랍니다.
윤리적, 관념적 측면에서 그 중요성과 당위성을 인정받는 것이 통합교육이지만, 막상 실행하려면 다양한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요. 이렇게 어려운 주제인 만큼, 이미 몇 년 전에 통합교육이 학술대회 주제로 다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인식과 태도, 필요한 준비 등이 다루어 졌다면,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 사실은 한국의 특수교육이 한 걸음씩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그렇다면 보다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학술대회 강의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3. 특수교사의 교사, 교수님들의 명강의.
(1) 장애유아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의 질적 구성요소
시간이 갈수록 많은 유치원에서 통합교육이 실시되어가고 있지만, 이론을 실제에 옮기는 과정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애유아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은
1) 일반 유아교육과정기반
2) 일과 및 활동에의 적극적 참여 촉진
3)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ation) 촉진
4) 개별교수목표 성취의 지원
5) 학급 운영의 제도적 지원
을 기반으로 하여 일반교사 및 특수교사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어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물리적인 통합과 기회 제공의 측면은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 지고 있지만, 일반교사의 개별화 교육 연수, 협력교수를 위한 공동 연수, 멘토링 제도 등 실제적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는 실행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교육과정의 교수요소와 특수교육의 개별화 체제가 협력을 이룬다면 교육의 전체적인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향후 ‘일반유아교육과정 기반의 개별화교육계획 실행방법론’과 같은 구체적인 매뉴얼이 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협력을 통해 실행으로, 또 나아가 성취로 발전할 수 있는 통합교육을 꿈꾸어 보았습니다.
(2) 통합된 장애 학생을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 프로그램
실제 통합교육 현장에서는 다양한 어려움과 직면할 수 있겠는데요, 그 중 가장 실제적인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학생과의 의사소통 문제일 것입니다. 교수학습의 과정 역시 상호작용이며, 교사뿐 아니라 또래들과의 관계가 의사소통에 기반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입니다. AAC는 그림이나 사진, 녹음도구, 음성합성 등의 프로그램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지닌 학생들도 교사 및 또래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 PC기반 소프트웨어 등(예: 보드메이커, Proloquo2Go, 키즈보이스, iATTi) 이 확산되며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들도 충분히 통합상황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 교육(smart education)의 방향을 생각해 볼 때,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함께 발을 맞추어 교육전체의 질을 향상시켜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3) 초등 통합교육 질 지표 개발 및 적용방안
무엇이든 발전 후에는 이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반성적 고찰 없이는 성장을 이루기 힘들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통합교육 실행에 있어 구체적 질적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는 초등 통합교육 질의 지표 및 적용방안이 논의 되었습니다.
통합교육 질 지표 타당도는 특수교사와 통합학급교사, 학교환경 및 자원, 지원인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가 다루어 졌는데요, 타당도 평정 결과 상위 3위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별화교육 실행
2) 개별화교육계획(IEP) 수립
3) 특수교사의 전문성 신장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지표는 통합교육 관련 인사들의 역할을 명료화하고, 각 학교의 자체평가 기준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합교육 실행의 매뉴얼로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아직 미발표된 연구내용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추후 논문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4) 성공적 통합을 위한 장애 학생 성교육 고찰
마지막 강의는 가장 실질적인 측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장애아동도 똑같이 성적 욕구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에 비해 장애인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확률이 약 3.4배 높다고 하니 통합학급 교사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실제적인 어려움 중 하나이지요.
이를 예방, 중재하기 위해서는 자기보호기술과 신체구조 및 위생에 대한 교육, 나아가 이성교제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교육해야 합니다.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교수방법은 그림 및 비디오 자료, 역할놀이, 현장학습 및 실습인데요, 장애학생에게는 반복학습과 연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위생과 관련한 부적절한 행동은 성공적인 통합에 큰 방해요소가 되므로, 주의해서 교수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결혼과 임신, 출산에 이르기까지 성교육을 넘어서 성생활 이후의 다양한 책임감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어 져야 합니다.
한 가지 강조된 것은 바로 교육자부터 장애학생의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가지 사진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장애인과 비 장애인의 데이트 장면. 만일 두 가지 사진을 보고 하나의 사진에 무언가 다른 감정이나 생각이 잠시라도 들었다면, 장애인의 성에 대해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4. 나오면서..
모든 학술대회 강의의 내용을 종합해 보았을 때, 공통적으로 강조된 것들 중의 하나는 바로 “교육자로서의 책무성(ownership)” 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1년 낙오학생방지법(NCLB, No Child Left Behind)이 통과될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모든 아이들은 학습할 수 있고, 우리는 모든 아이들이 학습하는 것을 기대하며, 교육자는 모든 아이들이 학습하고 있는지 아닌지 증명해야만 한다 (Every child can learn, we expect every child to learn, and you must show us that whether or not every child is learning) 고 이야기 했었지요.
모든 학생들은 강점과 약점이 다르며, 가장 효율적인 학습방법 역시 개별적 학습유형에 좌우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장애학생들을 고려한 다양한 접근은 교육의 전체적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학생을 고려한 통합교육이 실현될 때, 진정한 의미의 전인교육(Well-rounded education)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모든 학생이 배울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다면, 또한 이러한 신념이 부끄럽지 않은 노력을 한다면 분명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학술대회가 끝난 후, 이화여대 학부 출신 최초 교수님이신 이소현 교수님께서는 이번 학술대회를 “기쁨과 환희의 축제”라고 평가하셨습니다. 지난 40년간 선배님들이 어려움을 헤치며 걸어오신 발걸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특수교육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부족한 부분과 개선될 점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 둘 열매 맺어가는 노력의 결실에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해 볼 수 있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의 근원은 다름 아닌 희망이 만들어내는 작은 움직임입니다. 작은 바람과 힘이 모여 변화를 만들어 내고,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 특수교육을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통합교육의 밝은 내일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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