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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려면? 본문
지난 12월 14일과 15일, 판교 테크노벨리 글로벌 R&D 센터에서 '융합과 소통으로 여는 과학 나눔, 창의 세상'을 주제로 <2012 크리스마스 과학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교과부가 주최하고 경기도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했는데요, 경기도 소외계층학생을 따로 초청해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Royal Institution Christmas Lectures)는 영국 왕립연구소가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난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1825년에 시작해 매년 열리는 행사입니다. 당시 런던의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이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2003년에 도입해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는 뮤지컬과 강연을 하나로 스토리텔링으로 묶는 새로운 시도로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로비의 '사이언스 북 카페'에서 강연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표피의 구조와 세포' 그림을 모니터에 보여주며 여러 가지 실험이 함께 진행되었고, 학생들은 잡담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북 카페 입구에는 교과부 인증 우수과학도서가 연령대별로 전시되어 강연이 끝난 후에도 남아서 책을 읽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 북 카페에서 진행된 강연
'전래동화 속 과학이야기'와 '명화 속 과학이야기'도 재미있는 그림과 설명을 덧붙여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그림에 <빛은 곧 색채이다, 모네>, <라 투르, 만진 것 같이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싶다!>, <반인반수의 매력을 그린 드레이퍼>, <아르침볼도 뒤집어라. 세상이 낯설게 다가올 것이다>, <과학과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다, 칸딘스키>, <카메라 기법을 활용해 그리다>, <비어의 법칙으로 살펴보는, 원근법>, <레오나르도 다빈치, 화면에 공기가 통하게 하라> 등의 제목을 붙여 명화 속에 담긴 과학의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명화 속 과학이야기'는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강연을 듣는듯했습니다.
↑ 행사장 로비에 마련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개막식에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참석해서 우수과학도서 기증식으로 이번 행사를 더욱 뜻깊은 자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주호 장관은 인사말에서 "국제비교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이 수학, 과학에 대한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흥미도와 자신감은 낮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 과학을 즐기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까지의 과학 발전이 '따라 하는 것'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융합과 소통'이 주제인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재미있게 과학에 접근하고 마음껏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우수과학도서 기증식
도서 기증식에 이어 화려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에 설치된 커다란 모니터 화면이 계속 바뀌면서 실제 무대장치보다 더 화려한 효과를 주었습니다. 무대 위에는 단 한 사람만이 나왔지만 현란한 조명과 음향이 함께 어우러져 규모가 큰 퍼포먼스가 열리는 것처럼 느껴졌는데요, 이런 것도 역시 과학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죠.
마지막에 종이 눈이 천장 꼭대기에서부터 뿌려지며 개막식 공연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저절로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어요.
↑ 개막식에 펼쳐진 멋진 공연
이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신 나는 시간여행을 떠나는데요, 원시시대로 떨어진 탐험대가 보여주는 춤과 노래가 분위기를 한껏 띄워 줍니다.
어려움이 닥치자 '박사님'을 불러 도움을 요청하고, 주일우 박사(문지문화원 사이 기획실장)가 등장하여 인류 선조인 원시인들의 '융합 지혜'를 가르쳐줍니다.
2500만 년 전부터 살았던 개코원숭이, 5000년 전에 살았던 아이스맨과 비교할 때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세상이 점점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바뀌는 세상에서 다양한 관심을 두고 훨씬 더 폭넓게 보아야지만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하나의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를 응용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원시시대로의 시간여행
타임머신으로 다시 이동한 탐험대가 도착한 곳은 피렌체! 이곳에서 융합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나게 됩니다. 다빈치로 분한 배우가 노래를 부릅니다. '이제는 융합의 시대. 르네상스의 시대가 찾아왔어. 이제 세상은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하지~~'...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월간미술 편집장 이건수 박사는 그림을 통해 예술 작품 속 과학의 원리를 쉽게 풀어갑니다.
종교로 세상을 보았던 시대를 지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신앙이 아닌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가 되었던 르네상스 시대 대표적인 과학자이며 예술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의 그림에는 해부학, 대기원근법 등의 과학원리가 담겨있는데요, 그 옛날 저렇게 대단한 생각을 하게 된 원동력은 바로 창의적인 생각과 상상력입니다.
특히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같은 유명한 그림 속에 담긴 빛 투과의 원리나 기하학적인 통일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융합'의 놀라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실력의 토대 위에 예술적인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여는 미래의 다빈치가 탄생하겠죠?
↑ 르네상스 시대로의 시간여행
이제 탐험대는 미래세상에 도착했습니다. 낯설기만 한 미래에서 화려한 융합 세상을 경험하는데요, 강남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세 번째 강연자로 나와 미래가 요구하는 융합 인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965년 유명한 만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놀랍게도 지금 거의 대부분이 실현되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2010년대 미래 시나리오 역시 실현된다는 것이지요.
과학적인 대발견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안 되고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럼, 이런 창의 융합적 생각은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요?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했던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서려고 노력했다.'라는 말처럼, 문과 이과의 경계를 넘어 다른 영역의 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틀을 버리고 자유로운 생각을 하면 'No Where'가 'Now Here'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변화하는 사회가 빨리 다가올수록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생각으로 더 멀리 보고 준비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 미래시대로의 시간여행
이번 공연에서 색다른 점은, 입장할 때 나누어준 리모컨을 이용해서 중간마다 문제를 풀고 그 에너지를 모아 타임머신을 움직이는 스토리로 이끌어갔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보고 듣는 차원을 넘어 관객 모두를 공연에 함께 참여하게 한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 과학도서를 한 권씩 나눠주는 이벤트도 있어 멀리 공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습니다.
↑ 공연에 적극 참여한 관객들
지식 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융합적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기존의 학문 분류와 경직된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학문 간 융합과 새로운 수업 방식을 도입해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높여야 합니다.
기존의 암기 위주의 수업과 정형화된 평가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역량을 개발하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학교 교육을 ‘주입식 지식 전달 교육’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융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시대적 요구에 맞춰 고교 교육과정에 융합형 과학을 도입하고, 초중등 단계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과학기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융합인재교육(STEAM)'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STEA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 Mathematics의 약칭으로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교과 간의 통합적 교육접근 방식을 말합니다. 어려운 시험과목으로만 생각되던 과학·수학을 기술·공학·예술과 연계하고 실생활과 접목해 학생들의 흥미와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 방식입니다.
융합형 과학이 학교 현장에 안착 되고 활성화된다면 미래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으며, 이런 인재들이 대한민국, 더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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