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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현장의 변화’ 멘토-멘티, 서로 가르치고 배워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 4. 13:00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텔레비전에 등장하여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평범하지만 재능이 있는 일반인이 훌륭한 멘토를 만나 실력을 쌓고 경쟁에서 살아남아 데뷔를 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멘토들은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겪었을 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극복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멘티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고, 멘티가 조언에 따라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멘토와 멘티는 학교 교육현장에서도 많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부천 옥산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어 멘토-멘티 학생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즐거운 점심시간. 다른 학생들은 모두 체육관에서, 교실에서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대여섯 명의 학생들이 연필과 공책을 들고 영어 교실로 갑니다. 이 학생들은 5, 6학년 학생들로 매주 월, 수, 금요일 점심시간마다 모여서 함께 영어를 공부합니다. 6학년 학생들은 멘토, 5학년 학생들은 멘티가 되어 서로 가르치고 배웁니다.  

 


멘토-멘티 학생과의 인터뷰

  

Q. 언제부터 이런 모임을 하게 되었나요?

 

조성재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5학년에 올라오면서 영어수업 시간도 많아지고, 외워야 할 단어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1학기에는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 가끔 영어 교실에 들러서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어요. 그런데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니까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2학기 때부터 미리 약속을 정하고 모여서 함께 공부하게 되었어요.

 

 

Q. 이런 공부 모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하늘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이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자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꾸준히 하기도 어렵고, 괜히 스트레스만 받으니, 원하는 사람만 참여하라고 하셨어요. 이곳에서 함께 공부할지 말지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셨어요. 그때, 8명의 학생에게 물어보셨는데, 함께 공부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5명만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어요. 공부를 시작한 이후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을 스스로 정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Q. 처음부터 6학년 선배들과 함께 공부하였나요?

 

이진진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아니오. 처음에는 저희끼리 모여서 공부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은 모르는 친구에게 알려주고, 친구가 알고 있는 내용을 저에게 알려주면서 서로 가르쳤어요. 그러다가 둘 다 모르는 내용이나 헷갈리는 내용이 나오면 선생님께 바로 가져가서 여쭈어 보았어요. 그런데 저희가 여쭈어보고 싶은 내용이 많을 때는 선생님께서는 한 분만 있으셔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어요. 그때 마침 영어 교실에 들렀던 6학년 선배에게 물어보았는데 친절하게 알려주고 설명도 이해가 잘 되어서 좋았어요. 그날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6학년 선배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Q. 6학년 선배들과 함께 공부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김창권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친구들과 공부할 때는 가끔 공부하기 싫을 때, 딴짓하기도 하고, 영어 교실에 와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6학년 선배들이 와서 1:1로 봐주니까 더 긴장하게 돼요. 또 천천히 자세하게 알려줘서 이해가 잘 돼요.

 

이진진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선배들과 공부하면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더 편안하게 질문하고 틀린 답을 말하게 되더라도 선생님 앞에서 말할 때 보다 덜 창피하고, 선배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서 모르는 내용을 바로 확인하고 보충할 수 있어요.

 

이하늘 학생 (옥산초등학교 5학년)

함께 공부하는 선배와 친해져서 점심시간 이외에도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하고 쉬는 시간에도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 바로 옆의 6학년 교실에 가서 질문할 때도 있어서 좋아요.

 


Q. 5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힘들지 않나요?

 

박예진 학생 (옥산초등학교 6학년)

전혀 힘들지 않아요. 처음에는 영어 교실에 들렀다가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제가 내 주는 단어 외우기 숙제를 열심히 해 오거나 단어 시험을 볼 때 많이 맞추면 보람도 느껴져서 좋아요.

 

최수민 학생 (옥산초등학교 6학년)

저희가 선생님은 아니지만, 동생들이 모르는 단어나 외우기 어려워하는 문법 규칙들은 대부분 저도 어려워했던 경험이 있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해했던 과정을 설명해 줬더니 쉽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박인혜 학생 (옥산초등학교 6학년)

처음에 시작할 때는 동생들이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모르는지 파악도 안 되고, 저희도 잘 몰라서 가르치는 일이 부담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동생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 지도 파악이 되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되어 훨씬 편안하게 가르치고 있어요.

 

정민지 학생 (옥산초등학교 6학년)

가르치는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고, 영어 교실에 자주 오다 보니 영어 선생님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또 동생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대충 알았던 내용을 더 확실히 알게 되어 좋아요.

 


학생들을 인터뷰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서로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주고받은 것은 단순히 문법적 지식이나 단어 암기법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멘토, 멘티 학생이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스스로 깨달았다는 점입니다.

 

교육학에서의 멘토-멘티

 

교육학에서의 교수 학습 이론과 다양한 논문에서는 멘토-멘티학습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다루고 있습니다.

 

교수학습과정에서 ‘N’ 단계에 있는 학습자에게 ‘N+1’ 단계에 있는 동료 학습자는 바로 이전단계에서 ‘N’ 수준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N+1’ 단계로 발전하기 위한 시행착오와 오류를 최근에 경험했다는 점, 동료 학습자이기 때문에 더 친밀한 언어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이 경우 5학년 학생들이 ‘N’ 단계, 6학년 학생들이 ‘N+1’ 단계가 됩니다. 6학년 학생들은 5학년 과정을 가장 최근에 경험한 학습자로서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오류를 먼저 경험하였기 때문에 해법 또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6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교사의 언어보다 5학년 학생들에게 친근하므로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때에 교수학습 전문가인 교사가 동석하여 전 과정을 함께 하고, 혹시 발생할지 모를 오개념의 전달을 막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사와 ‘N+1’, ‘N’ 단계 학생이 한마음으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멘토-멘티의 힘은 단순한 교사-학생의 상호작용을 뛰어넘는 효과를 지닌 것 같습니다.

 


멘토-멘티는 이미 학교현장에서 많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학급에서 과목별로 이루어지는 멘토-멘티, 옥산초등학교처럼 특정 교과별로 선배와 후배가 짝을 이루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멘토-멘티. 굳이 멘토-멘티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들 간의 질문과 설명,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형제자매 간의 교육적 의사소통 또한 넓은 의미에서의 멘토-멘티의 범주에 포함될 것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교사나 부모님의 지도하여 체계적으로 멘토-멘티가 이루어지고 운영된다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수준별 수업개별화 교육이 중요시되는 이때에 교사와 멘토-멘티 학생의 유기적인 조합은 학생들 내부에 잠재된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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