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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함께하는 ‘이웃사랑’ ~ 학교에서 응답하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 7. 09:00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마다 더욱 추워진다는 아이러니한 이 겨울, 우리는 무엇으로 추운 이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로 응답해 보려 합니다. 교사는 마음의 감성을 두텁게 하여 학생들에게 온기를 나누어 주고, 학생들은 작은 고사리 같은 활동으로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보았답니다. 

  

이철환 작가가 들려주는 사랑의 노래

 

지난 12월 22일 토요일 이른 아침 수원 LIG 인재니움에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원들이 모였습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였음에도 멀리는 평택, 부천, 안성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께서도 참석하시는 열정을 보여주셨는데요, 바로 ‘연탄 길’ 작가 이철환님과 함께하는 인문학 강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이철환

소설과 동화와 희곡을 쓰는 작가이며, 수년 동안 여러 지면에 <침묵의 소리>와 <풍경 너머의 풍경>을 주제로 그림을 연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집으로는 <연탄 길 1,2,3>, <행복한 고물상>, <곰보빵>, <눈물은 힘이 세다.>, <송이의 노란 우산> 등 총 20권이 있습니다. 특히 400만 명의 독자들이 읽은 <연탄 길>은 일본과 중국, 대만에 수출된 것은 물론 뮤지컬로 만들어져 제4회 '더 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 뮤지컬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작품 중 2편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7편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뮤지컬 연탄 길' 대본은 2012년도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 온 '연탄 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우리는 아는 것은 너무 많고, 느끼는 것은 너무 적다. 행복한 삶에서 솟아나오는 창의적인 감정을 너무도 못 느끼면서 살아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말에 공감하는 분들 계시죠? 1년을 뒤 한번 돌아보지 못하고 학급의 아이들과 복작거리며 살아온 선생님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주신 이철환 작가님의 감성 영양제를 소개하겠습니다.

 

말로 삶을 이야기 할 것인가. 오직, 삶으로만 말할 것인가.


 

지금부터 소개하는 그림은 모두 이철환 작가님이 직접 그린 것입니다. 위 그림은 문경의 절경을 보며 발견한 나무인데 벼랑 끝에 서서 죽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나무를 보며 '무엇이 이 나무를 살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 물음에 답을 준 것은 건너편에 저 나무와 같이 살아가는 여러 그루의 나무였답니다.


몸 아픈 것은 이야기해도 마음 찢어진 이야기는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생각나게 합니다. 대개 자신들의 자랑거리만 말하니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 마음이 아픈 나는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우울증 약을 5년간 최대치로 복용해온 작가님의 삶의 무게를 듣다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자꾸만 가벼워집니다. 벼랑 끝에서 꿋꿋이 자라는 그 나무가 건너편에 있는 나무의 고통을 보며 위안으로 삼아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말로 삶을 이야기 하는 것, 과연 울림이 있을까요? 오직, 삶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에 눈을 뜨면 저절로 나 자신이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웃 여러분,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간답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나와 못지않은 비바람을 맞지만, 견디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긍정하라.


 

높이를 갖고 싶다면 높이에 신경 쓰지 말고 깊이에 관심 가져라. 너무 명쾌하지 않나요? 높이를 갖고 싶다며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나무는 결국 뿌리만 하게 밖에 자라지 못하고, 딱딱한 땅을 고통스럽게 파고들어 가고, 어둠의 시간을 견디며 깊게 뿌리 내린 나무는 결국 높이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높이를 욕망한다고 해서 올라갈 수 없다면, 깊이를 갖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바로 자신의 가능성을 긍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합니다.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도 존중해준다고 하니 나 자신부터 사랑해주세요.


지금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고 있는 이웃 여러분, 지금 손을 번쩍 들어 자기 머리를 쓰다듬어 주세요. 뭐든지 잘할 수 있으니 힘내라고!

 

비유의 힘은 있다.

 

작가님에게도 20살 된 딸이 있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는 딸아이의 일화에서 김쌤은 언어의 마술을 보았습니다.


"딸아, 네가 길을 가는데 운동화에 돌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니?"

"귀찮아서 그냥 참고 가보는데."

"그래 참을 수 있을 때까지는 참다가 정 힘들면 어떻게 하지?"

"그럼 운동화를 벗어 그 돌을 털어내는데."

"너의 친구를 그 돌이라고 생각해봐, 네가 참을 수 있을 때까지는 참고 견디어 보지만 

도저히 힘들어서 어쩔 수 없다면 버려야지 어떡하니?"


여기서 끝났다면 그냥 현명한 말씀이라고만 생각했을 텐데요.


"하지만 아빠와 너, 누군가가 빼버린 돌일지도 몰라."


마지막까지 깊게 생각의 여운을 주는 이 말! 김쌤은 수첩에 잘 적어놨습니다. 한창 사춘기의 고개에 오른 우리 반 학생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이 말을 꼭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웃 여러분, 우리 다 같이 상대방이 깊게 생각해 보도록 비유적인 표현 연습해 보도록 해요. 

 

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산속 동굴에 사는 판다 가족의 이야기는 매우 뭉클하여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판다 엄마는 눈만 오면 몇 날 며칠이고 나무 위에 올라가 먹지도 자지도 않고 누워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강아지, 여우는 판다의 모습을 보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토끼는 이렇게 말했지요. 너는 판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모르니 이해할 수 없어.


판다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산속 동굴에 사는 판다 엄마와 새끼 두 마리, 몇 날 며칠 내리는 눈 때문에 먹이를 구해오지 못하자 아기 판다들은 더이상 울 힘도 없어졌지요. 판다 엄마는 고민합니다. 동굴에서 먹이를 구하러 나가면 발자국을 남는데, 이것은 사냥꾼에게 은신처를 알려주는 꼴이거든요. 하지만 더이상 지체할 순 없는 상황, 판다 엄마는 눈이 많이 내리니 자신의 발자국을 덮어 주리라는 것에 용기를 내 먹이를 구하러 나가지요. 그러나 돌아온 엄마 판다의 눈에는 낯선 발자국이 보였고, 새끼들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엄마 판다는 눈만 오면 새끼들을 잃어버린 트라우마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나무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습니다. 결국, 엄마 판다는 나무 위에서 죽어가지요.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마음으로 바라볼 것인가.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나의 기준을 버린다는 것이요, 처지를 바꿔보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강의를 듣는 김쌤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눈가도 촉촉해졌습니다. 우리 반 누군가에게 선생님께서 '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의 눈빛을 보내지는 않았는지, 왜 이리 마음이 싸할까요?


다른 사람이 못마땅해 보이는 이웃 여러분, 그 사람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했을 거예요. 서로서로 그럴 수 있다며 너그럽게 이해해요.

 

마음을 다한다는 것? 쉬운 방법 대신 어려운 방법을 택하는 것.

 

눈송이를 그리는 방법은 2가지 있습니다. 까만 바탕 도화지에 흰 색연필로 눈송이를 그리는 것. 또는 흰 종이에 눈송이 부분만 남기고 까만 색연필로 바탕을 채우는 것. 보통은 첫 번째 방법을 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두 번째 방법으로 위에 있는 판다의 그림을 그리셨다고 합니다. 흰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를 색칠하신 것이지요. 그리고 글을 쓰면 그에 어울리는 삽화를 위해 출판사에서 화가 다 섭외해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책에 넣을 그림을 모두 손수 그리셨는데, 그 양이 무려 3년 동안 255장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보통 되새의 군무는 멀리 날아가는 새의 형상을 점으로 쉽게 표현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작가님은 진심을 다하는 마음으로 한마리 한마리 손수 다 그리셨다고 합니다.>

 

마음을 다한다는 것은 가치를 넘어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속마음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자신도 모르게 불현듯 나오거든요. 작가님은 왜 이렇게 김쌤이 찔리는 말씀만 하시는 것일까요? 나는 과연 올 한해 마음을 다해 우리 반 아이들을 대했을까? 2학기를 마무리하는 요즘 한창 생활기록부에 학생들의 성적과 생활 태도를 기재하는데, 김쌤의 진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교사의 삶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우선 학생들과의 나이 차가 1살씩 더 나게 되고, 빠르게 변하는 아이들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만 잔소리하게 되거든요. 이철한 작가님의 삶에서 보여주는 강연으로 선생님의 마음은 자꾸만 우리 반 아이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내일 학교에 출근하면 작은 고사리 활동을 열심히 한 우리 반 아이들에게 칭찬 100마디 더하는 것으로 김쌤의 진심을 표현해 봐야겠습니다.


내가 편한 방법을 택하고 최고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원망하는 이웃 여러분, 내가 정말 어려운 길을 택해 마음을 다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작은 이웃 사랑 활동

 

전교 어린이 회의, 학급 회의에서 이웃 사랑 실천 활동을 정해보아요.


 

학생들의 자치 활동 주제를 '불우 이웃 돕기' 활동으로 정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실천 사항을 정해보았습니다. 학급 회의는 전적으로 아이들의 의사대로 운영되는데, 마지막에 '선생님 말씀' 시간에 '사랑의 열매' 구매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해 줄 때 어른들의 모습이 자꾸만 부끄러웠습니다. 그 외에 실천 사항으로 나온 크리스마스 실 구입우리 반 저금통 활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실 구입


 

<크리스마스 실의 유래>

크리스마스 실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우체국장이던 아이날홀벨에 의해 최초 발행되었는데, 성탄절마다 우체국에 쌓이는 엄청난 우편물에 적은 값의 실을 붙여 그 기금을 모아 결핵퇴치사업에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였고 덴마크 국왕이었던 '크리스찬 9세'에게 이를 청원하여 마침내 그해 12월 실모금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크리스마스 실 모금은 전 세계로 확산하였고 오늘날 결핵퇴치의 상징으로 어겨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32년 캐나다 선교사 '셔우드 홀'에 의해 최초로 발행되었으며, 대한 결핵협회가 창립된 1953년부터는 협회가 매년 발행하여 결핵퇴치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뽀로로 실이었는데 올해는 단합과 화합의 대중스포츠인 한국 프로야구 9개 구단 마스코트를 소재로 하여, 온 국민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전달하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10장으로 이루어진 1세트의 가격은 3,000원인데 아이들은 서로 사겠다고 합니다. 자기 용돈을 모아 사는 학생도 있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구매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우리 반 저금통



저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와서 이웃을 돕는 재단에 보내면 됩니다. 우리 반에는 이름이 '준모'로 같은 친구가 2명 있는데 왼쪽이 '이준모', 오른쪽이 '조준모' 입니다. 기꺼이 사랑의 저금통 모델이 되겠다며 자세를 취합니다. 아직은 고사리 손 같은 6학년 학생들의 손에 담긴 사랑의 저금통에 이웃 사랑의 마음을 담아본다고 합니다.

 

국군 장병께 크리스마스카드 보내기

 


요즘 우표 값 얼마인지 아세요? 저도 손 편지를 쓴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우푯값이 얼마인지 몰랐답니다. 우리 반 아이들도 손 편지를 직접 우표 붙여 보낸 기억이 없기도 하고, 추운 날 가장 고생하는 국군 장병께 감사하는 마음도 전하고 싶기도 하였지요. 미술 시간을 이용하여 군대에 간 사촌 오빠, 독도 해양 경찰분들께 손 편지를 쓰고 크리스마스카드도 만들어 우표를 붙여서 직접 빨간 우체통에 보냈습니다. <참고로 우푯값이 270원이랍니다.>

 

같이 응답하실 거죠?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장면에 수행평가를 위해 봉사활동 온 학생들이 시설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배경 삼아 인증 사진을 찍어가는 장면을 보며 낯뜨거웠던 생각이 납니다. 양심은 집에 두고, 욕심으로 얻은 봉사활동 인증 시간. 과연 그렇게 하라고 만든 제도였을까요? 어린아이들을 배경 삼아 인증사진 자세를 취하는 학생보다 그런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 어른들이 나쁠 것입니다.  


처음 교단에 설 때는 아는 것이 많아야 좋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철환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삶의 언어가 자꾸만 우리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학생을 키우라는 꾸지람같이 들립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몇백 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추운 바람을 맞으며 나라를 지키던 장병이 작은 고사리손으로 만든 카드를 받았을 때의 작은 기쁨을 느꼈다면, 도시 아이들이 군것질 안 하고 조금씩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 삶에 도움이 된다면 김쌤의 마음은 덜 부끄럽습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하나 되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에 여러분도 같이 응답하신다면 올겨울의 한파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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