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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 학교 도서관
학교 도서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엄격한 사서 선생님, 너무 조용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도 조심스러운 곳, 똑똑한 친구들만 가는 장소? 과거에는 책을 빌려보는 의미가 가장 컸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도서관은 모든 학생이 가볍게 들를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1. 다양한 행사가 가득~ 도서관에서 추억 쌓기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지난여름, 서석중학교 도서관, 글 빛 누리에서는 32명의 학생과 교사 2명이 밤샘 독서활동을 하였습니다. 1인 1권 독서를 주목표로 작가와의 만남(박상률님), 독서동아리 게임, 별자리 관측활동, 영화감상 등을 프로그램 중간마다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모든 프로그램은 학생 대표가 맡아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청소년 북스타트
<자작시를 통해서 나를 들여다본 시간>
<소책자를 만든 성취의 시간>
<봄바람의 박상률 작가와의 만남>
2.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소통창구로 발전한 도서관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있으면 뭐하나. 관심 있는 학생들만 참여하는 거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했던 일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남학생 이야기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한 남학생과의 만남은 도서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늘 선생님께 꾸중 듣고 교내 청소는 맡아서 하는 유명한 학생이었는데요. 어느 날 그 아이가 도서관 한쪽 문을 조금 열고 얼굴을 내밀더군요. 들어오라고 하니까 도서관에 들어가면 책 읽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책을 읽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더니 그제야 발걸음을 띄더라고요. 아이는 몇 명의 친구들과 도서관 이곳저곳을 살펴보더니 도서관에 꽂혀있는 만화책을 반가워했습니다. 아이에게 넌지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아이는 “조직폭력배”라고 답했습니다. 속으로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답했죠. “조직폭력배는 책을 읽어서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뒷골목 깡패밖에 안 돼. 어쩌지, 내가 보기에 친구는 조직폭력배의 보스가 더 나을 것 같구나!" (정말 제가 그 학생이 조직폭력배가 되기를 바란다고 생각해서 이런 답변을 한 건 아니라는 거 아시죠?!) 그날 이후로 그 아이는 매일같이 도서관을 왔습니다. 책이 좋아서도 아니고 그저 나를 알아주는 그 공간에 마음을 담고 싶었던 겁니다. 저는 격려의 눈빛을 보내거나 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가끔 어깨를 감싸주고 안아주는 행동을 해주었고 남학생은 본래 자기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친구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됩니다. 지난번에는 길을 가다가 만나는데 성장기의 학생이라 못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저를 모르세요."라고 말하는 그 눈빛에 서운함이 깃들어 있었어요. "아니, 더 잘생겨져서 몰라봤어. 정말 미안해" 라고 답했더니 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깊은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그 인사를 통해 “선생님! 저를 인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10대들은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공감해 줌으로써 자기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것이 그들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서관에서 사서를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심지어는 책을 대출하다 진학의 고민을 말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관심 분야의 책을 건네면서 진학 상담실에 가서 상담하라고 하면 아이는 귀를 쫑긋 세우고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서관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소통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소통의 창구가 될 도서관
이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고 공부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도서관을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어울리는 소통의 창구로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하며 함께 소통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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