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선 과학관을 가다

화약을 발명한 고려말의 과학자 - 최무선을 만나다

그동안 최무선은 국사책 속에서 화약 발명으로 기억하는 위인이었습니다. 영천에 최무선 과학관이 문을 열었다고 했을 때에도 조금 의아했던 건 최무선의 고향이 경상북도 영천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 최무선 과학관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너른 초록 들판에 자리한 최무선 과학관의 외관은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배처럼 보였습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다

최무선 과학관은 1층에는 최무선의 활약상을 홍보물로 만들어 상영해주는 시청각실, 화약의 발전사에 관해 정리해 둔 기획전시실이 있으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교육부가 선정한 우리나라를 빛낸 과학자 28인의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2층에는 최무선의 생애와 화약개발에 관한 상설전시실, 불꽃놀이와 화포체험을 해 볼 수 있는 전통과학 체험실이 있으며, 모형 탄약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과학관 외부에는 미사일과 전투 비행기, 전차 등을 전시하여 고려 시대의 군사 과학기술이 현대에 이어진다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는 동선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먼저 시청각실부터 입장해서 보고 오라는 말씀에 따라 시청각실에 들어가니 최무선이 발명하고 개발한 화약으로 왜구를 물리친 고려말 진포대첩에 관한 홍보물이 상영되었습니다. 진포는 지금의 충청남도 대천 지역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왜선 500여 척을 전멸시킨 진포대첩을 승리로 이끈 최무선은 화포와 화통 개발은 물론 누선이라는 전함을 만드는 데에 총력을 기울인 과학자였습니다. 시청각실에서 나오자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전시된 유물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조선 시대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노량해전에서 사용된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려말에서 조선 태종에 이르기까지 최무선과 그의 아들 최해산의 화차 등 과학자 집안으로 이어지는 가계도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화약의 역사와 발전과정에 대해 처음으로 살펴보다

불꽃놀이는 7세기 초 수나라 양제 시절부터 시작되었는데 13세기 무렵에는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궁정의 축제와 승전 축하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3세기 후반 고려 시대부터 등 놀이와 불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온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줄 불놀이와 딱총 같은 것이 행해졌는데 특히 안동 하회 마을에 대표적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고려 시대 말 최무선에 의해 크게 발전한 화약은 조선에 그대로 이어졌으며 불꽃놀이는 과학기술의 집대성이라는 점과 우리가 타는 자동차 에어백 안에도 화약이 들어간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빛낸 과학자 28인을 만나다

천문학의 대가 이순지, 최무선, 장영실, 허준, 김정호, 홍대용, 이천은 물론 이휘소, 김정동, 이임학, 석주명 등 우리나라를 빛낸 과학자 스물 여덟 명의 얼굴이 설치된 벽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조로 만들어진 과학자들의 얼굴은 아이들의 눈높이에는 조금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과학과 기술분야에 이바지한 위인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최무선의 생애와 우리나라 화약 무기에 관한 모든 것

상설전시관 입구에는 최무선의 생애에 관한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이 눈높이에 딱 맞게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화통도감에서 제작된 화약 무기는 모두 18가지였습니다. 로켓무기인 '주화'까지 개발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또한, 상설전시관 내부에는 최무선이 화약 무기들을 싣기 위해 만든 배인 누선의 모형이 그대로 제작되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최무선의 아들 최해산 또한 아버지를 이어 수레에 화기를 부착한 화차를 개발했으며 그 모형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과학 기술을 엿보고 선조들의 얼을 배우다

위인전 속에서 만났던 최무선, 역사책에서 한 줄로 만났던 최무선은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최무선의 업적과 전통 과학기술의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한눈에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경상북도 영천으로 나들이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푸른 자연을 바라보며 최무선 과학관을 둘러본 후 보현산 천문대와 정각 별빛마을, 치산계곡과 캠핑장, 은해사를 코스 삼아 둘러보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영천 최무선 과학관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문의 054-331-7096

위치:경북 영천시 금호읍 창산길 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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