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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쑥쑥! 반쪽이의 상상력박물관전 본문
드디어 반쪽이를 만나다! -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展
최정현 작가는 제가 대학생이던 그 옛날 재미있는 칼럼과 만화로 만났던 작가였습니다. 처음 작가를 만났던 책은 바로 '반쪽이의 육아일기'라는 제목으로 만든 삽화집이었습니다. 반쪽이라는 별명을 가진 따님을 부인 대신 집에서 전업으로 키우면서 아빠의 눈으로 바라보는 육아 일기는 그야말로 재미와 상상력 그 자체였습니다. 최정현 작가는 반쪽이를 키우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만든 생활용품으로 제작기도 연재하며 나름 독자층을 확보했던 분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늘 진짜 기발하고 재미있다고 느꼈고, 만들어내는 작업물들은 신통방통했으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따님은 어떻게 자랐을까 가끔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름, 드디어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전'으로 대구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작가일지 모르지만, 제게는 추억의 작가인 반쪽이의 작품들을 만나러 불볕더위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만난 재활용품 한 점, 나뭇잎 위의 애벌레는 얼마나 예쁜 나비로 태어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반쪽이 최정현 작가는 초등, 중등 교과서에 실리는 유명한 작가님이 되어 계셨습니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보기 - 이것이 바로 상상력
사실, 창의력이나 상상력은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그 상상력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어떤 것이 창의력이고 상상력인지 실제로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에서는 이 고민이 속이 시원하게 해결되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우리 생활 속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것이었고, 작품을 만든 소재도 거창하고 어려운 미술용 전문 소재가 아니라 생활 속 폐품을 활용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못쓰는 숟가락과 고철로 만든 이 작품은 새싹이 밀어내는 바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저의 시선이 함께 고정된 작품입니다. 작품을 둘러보면서 이 정도면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들의 반응은 그만큼 친근하게 와 닿는 것으로 이해되었고, '나도 이런 생각 했었다'며 설명하는 아이들을 보며 얘들이 이런 생각을 하며 지냈었나 하는 놀라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찜기로 만든 조명등은 미술관에서 상설 전시해야 할 만큼 예뻤습니다. 아이들은 줄곧 집에 가서 만들어보자고 졸랐지만,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내려면 진짜 작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상력이나 발명품이 '없는 것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힘'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전시였습니다.
못쓰는 소화전으로 만든 지구 온난화에 관한 작품은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게다가 엄마 펭귄 아빠 펭귄 새끼 펭귄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있었는데요. 아이는 '지구가 뜨거워지니 남극의 펭귄들도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이라고 작가 선생님이 만드셨나 봐'라고 얘기하며 새끼 펭귄은 한 마리 집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관통기와 흰 바구니로 만든 국회의사당은 또 어떤지요? 도저히 뭔가를 만들지 않고는 그냥 갈 수 없다는 아이들 등쌀에 토이 인형 색칠하기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옷걸이로 만든 작품이 전시된 제2전시장에서 체험을 하였는데, 오히려 옷걸이로 다양하게 만들어보도록 해두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연상되는 경우도 많았고, 한 점 한 점 살펴보는 재미가 특별했습니다. 세탁소 옷걸이로 만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세계, 일회용 라이터의 무한변신 등 관람하는 유치원생에서 어른들까지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전시회!
화제가 되는 전시회, 엄마가 꼭 보여주고 싶은 전시회나 공연을 데리고 가면 아이의 반응은 조금 다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고, 함께 보는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전시회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전시내내 '이거 나도 생각했던 건데!' 라며 주의 깊게 지켜본 후, 집에 돌아와 한 1주일은 거실을 작업실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다 마신 주스 병으로 샤워기를 만들겠다고 아우성이랍니다. 우리 생활과 친한 놀이 같은 상상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시회가 아이들의 생각 놀이터가 되었답니다. 여러분도 아이들과 함께 폐품으로 멋지게 상상력을 발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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