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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NS Talks, 외교에 다가서다 본문
신문을 펼치면 흥미 반, 의무감 반으로 보게 되는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뉴스인데요! 매우 중요하지만,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국제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이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정일지 생각해봅니다. 아마 국제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찾아보고 공부하면 국제정세를 바라볼 때 나만의 시각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외교원 앞 동상, 당시 국제 정세를 잘 알고 있던 고려의 외교가 서희>
최근 역사 공부를 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외교’의 문제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외교는 단순히 국가 간 교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의 근대, 현대 역사만 보아도 외국과 맺는 하나의 조약이 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상당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에서 진행하는 <IFANS Talks>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CONTRARIA SVNT COMPLEMENTA'는 '상반되는 것은 보완적인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IFANS Talks>는 국민들과 외교정책이나 주요 국제이슈에 관해 나누고 이해를 도우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강연 프로그램입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라는 기치에 맞게 국가외교에 관심을 지닌 많은 대학생,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국립외교원은 우리나라의 중장기 외교정책을 개발하고, 외교관 교육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외교안보연구소는 정책을 세우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여러 조사와 연구 및 개발을 합니다.
<약 300명의 학생들과 함께 한 IFANS Talks>
외교에 관해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하며 강연을 들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국제뉴스의 이면 읽기’라는 주제였습니다. 중앙일보의 배명복 논설위원께서 뉴스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뉴스 소비자가 지녀야 할 안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주셨습니다. 진정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기사를 선별하기 위해 비판적 시각으로 언론을 비교, 평가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미국 정부와 군대의 기밀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과 브래들리 매닝 사건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를 알 수 있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미국 내에 감청과 감시를 하는 빅브라더와 같은 기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국가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권리나 생명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미국이 힘을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과거부터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고, 이란과 이라크의 무기와 핵을 명분으로 미국 군수업체를 키워나가고 있는데요. 이는 바로 한 국가의 힘이라 말할 수 있는 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군이 유지될 수 있고, 미국에서 군수 무기, 군수산업을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는 힘, 즉 군사와 경제력을 말한다고 해요. 위의 사건에서 보듯 외교는 국가와 국가 간의 치열한 다툼이라는 것이 더욱 와 닿았습니다. ‘외교’라는 말을 들으면 그동안 협력과 존중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현실적인 정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국제 정치를 더 깊이 들여다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조의 의미와 한국의 역할>두 번째 주제는 ‘원조의 의미와 한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님이 강연해주셨습니다. 1950년대만 하여도 한국은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빈곤과 굶주림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부흥 지원을 위한 원조를 받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해요.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어려웠을 때 원조를 받은 것이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그렇지만 원조를 받을 때 중요한 것은 원조를 받는 국가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립, 자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원조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공청회를 여는 등 여러모로 자립을 위한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는 한국이 되었기에 우리도 원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많은데 왜 다른 국가를 도와야 하는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국내적으로도 복지정책을 통해 계속 힘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어려운 시기, 외국으로부터 받았던 도움이 있었기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비록 부족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가진 것을 떼어서 나누어주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또한, 현재 한국이 하는 공적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의 규모도 적은 수준이어서 확대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국제사회가 안정되고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에 원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제대로 알리기 : 미국 요코 이야기 사례>
세 번째 주제는 ‘한국 제대로 알리기’라는 주제였습니다. 요즘 역사 왜곡 문제로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터라, 더욱 집중하고 들었습니다. 몇 년 전, 논란이 되었던 ‘요코 이야기’라는 책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일본인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책은 1945년에 북한 인민군이 등장하고, 한국인을 폭력적으로 그리는 등 역사적 왜곡으로 문제가 되었던 책인데요. 미국의 약 40여 개 주의 학교에서 여전히 이 책을 교과서로 채택해 가르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연을 맡으신 김민정 교수님(매사추세츠 주립대 로웰 캠퍼스 교수)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직접 발로 뛰어다니시는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 책을 ‘가족의 사랑과 생존에 관한 이야기’로 보아 국어교과서로 채택한 것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수님께서 느끼신 것은 바로 ‘교육이 필요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수님께도 학자로서의 정체성과 연구에 영향을 많이 미치셨다고 해요.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해서 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주셨습니다. 그래야 이러한 억울하고 답답한 일을 겪지 않고, 우리 역사를 외국인들에게 정확히 알려주고 잘못된 것에 대해 인식하도록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미국의 사례를 듣는 것만으로도 '역사를 잘못 인식하는 것의 위험성'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왜곡된 역사를 그대로 교육받고 있는 학생이 미국에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믿어지지 않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첫째로는 아주 오랜 기간의 장기적 교육을 통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둘째로는 단체와 기업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수많은 개인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셋째로는 이 일을 통해서 성장의 기회로 나아가기를 촉구하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현재 교수님은 미국 교사들에게 ‘한국’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실시하고 계시다고 하는데요. 그것만으로도 미국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요코 이야기라는 책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연히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민간외교’로서 우리가 한국 내에서도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나라에 현재 많이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사람들을 제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앞으로 더욱 깊이 역사를 공부해서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정확히 알려주고,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왜 통일이 필요한가?>
마지막 주제는 ‘왜 통일이 필요한가?’라는 주제였어요. 제가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인데요. 윤덕민 국립외교원 원장님께서 강연해주셨습니다. 바로 저는 그동안 통일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고, 그 날은 빨리 앞당겨질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통일이 왜 필요하냐고 물을 때, 논리적으로 설득할 힘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외교원 원장님께서는 청년을 설득하기 위해서 강연의 자리에 섰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왜 통일이 필요하냐며 통일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70년 가까이 분단하고 있는 우리는 물리적인 분단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빛으로 보자면, 북한은 매우 어둡지만, 남한은 밝습니다. 생태환경으로 보자면, 북쪽으로는 헐벗은 민둥산이 가득하지만, 남쪽은 매우 푸르다고 해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확연히 구분되는 별개의 두 나라가 된 것만 같아 서글퍼졌습니다.
이러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이 중요할 텐데요. 실제로 통일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85.1%로 매우 많지만, 통일할 때 부담해야 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실제로 “내일 통일이 된다고 했을 때, 100만 원의 통일 비용을 낼 사람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은 쉽게 손을 들기 어려웠습니다. 계속 액수가 내려가며 질문이 계속되었는데, 그동안 저 자신이 '통일 재정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 평소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통일은 비용이 드는 매우 큰 일이지만, 우리가 잘 준비하면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원래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국력을 신장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을 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까운 미래에 총인구와 노동인구는 매우 줄어들며 고령화되어갈 것입니다. 또한, 지금 한창 성공을 이룩하고 있는 기업들도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통일이야말로 우리가 꿈꿔야 할 '미래의 비전'입니다.
그래서 통일정책을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북정책에서도 새로운 관점이 필요함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바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정치 체제의 차이 때문에 남한으로 오기보다는 오히려 북한에 편입되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학생도 있었는데요. 그래서 더욱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주목하고 그들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강연을 듣고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학생>
가장 와 닿았던 말씀은 바로 ‘우리 가족을 설득하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과 가족에게 통일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왜 통일을 해야 하지?’라고 물었습니다. 한국의 국민들이 먼저 통일을 해야겠다는 의지와 확신을 갖추지 않는다면, 그냥 먼 꿈으로만 남을 것입니다. 한 학생은 ‘만약 국제사회가 통일에 우호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해주었는데요. 우리 스스로 통일을 했을 때의 이점과 유익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호소해야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통일에 대해 꿈꾸고, One Korea를 꿈꾸며 내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과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교정책과 이슈에 대해 나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 IFANS Talks>
외교관이 꿈이라는 한 고등학생은 이번 IFANS Talks를 통해 역사 왜곡을 한 '요코 이야기'라는 책이 미국 교과서로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어렵다고 생각했던 외교에 한 발짝 다가선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꿈꾸고 다짐했던 것을 이제 실천해보고자 합니다. 국제사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이면을 바라볼 줄 알며,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더불어 한국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통일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꿈꿀 수 있어야겠습니다.
※ 본 강연 내용은 국립외교원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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