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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의 시작, '교실 속 인성교육' 본문
요즘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교실이 무섭고, 아이들이 무섭다고 합니다. 학교폭력은 문제 학생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큰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교육부터, 교실 속 인성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전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5년이 지난, 새내기 딱지를 갓 뗀 교사입니다. 경력은 많지 않지만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는 아이들과 각박해지는 교실 분위기를 느낍니다. 그래서 특별한 별도의 수업이 아닌 교실 속에서 작은 변화를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인성교육 이야기 몇 가지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1. 경쟁보다는 협동의 가치를 알게 해주세요.
저 역시 학창시절부터 취업까지 끝없는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온 기성세대입니다. 부모님도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1등', '빨리빨리'만 강조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학급 전체의 협동에 대해 보상으로 사용하는 학급온도계>
교실 안에서도 경쟁할 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아침에 빨리 등교하기, 우유 빨리 마시기, 과제 검사, 발표, 친구 관계, 각종 게임, 체육 시간 등. 긍정적인 경쟁은 발전을 가져오지만,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이 1등만을 쫓는 모습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담임교사인 저의 말투와 칭찬하는 모습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기는 거야!’ 라는 안내보다는 ‘이렇게 하면 잘할 수 있어.’라는 안내로, ‘1등으로 한 사람’, ‘100점 맞은 사람’을 칭찬하기보다는 ‘끝까지 온 힘을 다한 사람’, ‘저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낸 사람’을 칭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이나 체육 시간에 하는 많은 놀이나 경쟁 요소가 있는 게임은 승패를 결정짓기보다는 다 함께 참여하고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진행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한층 긴장감이 풀어집니다. 사춘기 민감한 6학년 학생들이 반 대항 시합을 하면서도 “야, 게임은 게임일 뿐! 화내지 마. 웃자고 하는 거지!”하고 서로 다독거리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2. 학교폭력 예방 교육도 특별한 시간이 아닌 평소 생활 속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중요해지면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교육하기도 하지만 담임선생님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초등학교의 경우 평소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배려하는 학급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특별한 시간이나 도덕 시간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생활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제재의 글을 접하고 쓰는 국어 시간에는 인성 동화를 제재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종 사회문제를 접하고 토의해보는 사회 시간에는 학급에서 모의 협의회를 열어 갈등을 해결하는 연습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 차이가 확연하게 벌어지는 수학이나 영어 같은 과목에서는 성취도가 떨어지는 친구를 무시하지 않고 함께 배우는 분위기를 만드는 연습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의협의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을 배웁니다.>
아래 사진은 도덕 시간과 국어 시간을 통합해 진행한 수업인데요. ‘책임’이라는 가치에 대해 배우면서 따돌림과 관련된 그림책을 변형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탓이 아니야' 그림책을 '내 탓이야'로 바꾸기>
3. 서로 배려하고 돕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띠앗 놀이'
<띠앗 놀이판>
‘띠앗’은 형제나 자매 사이의 우애를 나타내는 순우리말입니다. 학기에 한 번 정도 하는 놀이인데 반 전체를 양 팀으로 나누어 띠앗을 정합니다. 쪽지 뽑기로 띠앗 역할을 할 친구를 정하고 띠앗으로 뽑힌 친구는 정해진 기간 우리 반을 위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착한 일을 합니다. 정해진 기간 띠앗의 친구들은 같이 착한 일을 하면서 띠앗을 숨겨주고, 상대편의 띠앗도 찾아보는 놀이입니다. 아이들은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띠앗이 되고 싶어 하고, 우리 편 띠앗을 숨기기 위해 서로 착한 일을 하게 됩니다.
<띠앗 놀이를 통해 친구가 한 착한 일을 칭찬하고 몰래 착한 일을 하는 학급 분위기를 만들어갑니다.>
3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꾸준히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지도하다 보면 암묵적으로 지키는 규칙이 생기고,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해짐을 느낍니다. 도덕 시간 훈화말씀이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보다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교육이 아이들에게는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아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말투,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와 함께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부모님의 말투, 추구하는 가치 등 생활 속 인성교육을 실천해 나간다면 무서운 학교폭력이나 무한 이기주의에 휘둘리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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