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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체험학습 현장에 다녀오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0. 28. 13:00

가을 소풍.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마법 같은 단어입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이라는 단어 대신 현장체험학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즐기며 교실에서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를 체험하자는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는 현장체험학습. 하지만 1학년 학생들에게는 아무리 현장체험학습이라는 단어를 강조해도 오로지 '가을 소풍'이라는 단어만 돌아오고 있습니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떠난 현장체험학습, 함께 가보실래요?


현장 체험 학습 전, 안전 교육은 필수입니다.

사실 현장 체험 학습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선호도도, 교육 과정과의 관련도도 아닙니다. 바로 안전입니다. 늘 가장 중요한 것을 아이들의 안전에 두고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체험학습 장소의 사전 답사도 직접 다녀오곤 합니다.

그렇기에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학급 친구들과의 안전 교육도 이루어집니다. 최근에는 학교 근처가 아니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통안전 교육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저학년의 경우 버스를 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희 반은 혼란을 줄이기 위하여 교실에서 미리 앉는 자리를 정합니다. 순서대로 타고 순서대로 내린다면 사고의 위험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하지만 안전띠 착용, 돌아다니지 않기 등의 기본 사항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야외에 나가는 순간 한껏 들뜬 아이들의 행동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에 뛰지 않기, 친구들과 함께 다니기 등을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잘 지킬 자신이 있는 친구들은 이름을 쓰고 부모님 확인을 받아오라는 숙제를 내줍니다. 다행히 저희 반은 전원 다 자신 있게이름을 적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찾은 곳은 경기도에 위치한 한 농원입니다.

결정하기 전 오랜 시간을 고민했지만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만장일치로 동의한 곳입니다. 저학년 교육과정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곳보다 더 꼼꼼한 안전 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친구들이 체험할 프로그램은 총 다섯 가지! 아이들은 시작부터 한껏 신이 났습니다.


먼저 보트를 타러 갔습니다. 보트 타기는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던 것 중 하나입니다. 허리까지 오는 얕은 물이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구명조끼를 입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은 다음에는 보트 위에서 절대 장난치지 않기 등 기본적인 안전교육을 합니다. 아이들이 보트를 보는 그 순간부터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보트는 바람을 가르기는커녕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움직였지만, 아이들은 즐거워했습니다.


교실에서 할 수 없는 활동도 밖에 나오면 가능합니다. 교실에서 했다가는 당장 옆 반에서 조용히 메시지를 보내실 난타도 산속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채를 나누어주기 전에 절대 친구를 치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신 나는 음악에 맞추어 함께 드럼통을 내려칩니다. 교실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박자가 맞지 않더니 밖에 나오니 척척 맞습니다. 벼 훑기도 인기인데요. 처음 보는 훑대에 대한 호기심에 눈이 반짝입니다. 능숙한 농부처럼 벼를 한 움큼 집어드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영차영차 고구마를 캡니다. 식구들 것까지 캐겠다며 의욕이 대단합니다. 설명해준 대로 조심조심 호미를 들고가서 냅다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어찌나 힘이 센지 땅이 푹푹 파이지만 고구마는 좀처럼 고개를 내밀지 않습니다. 힘들다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데 여기저기에서 고구마를 찾았다는 외침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계속하여 파면 고구마가 나온다는 친구의 말에 다시 힘껏 호미질을 시작합니다.

 

현장체험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조용합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마중 나온 가족들을 만납니다. 직접 캔 고구마를 흔들어 보이는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집에 가면 꼭 오늘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샤워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건 다음 집에 갑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현장체험학습 대신 가을 소풍을 떠났었습니다. 준비물은 도시락과 돗자리. 소풍에서 술래잡기, 보물찾기 등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현장체험학습은 단순한 놀이나 나들이의 개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엄밀히 따지면 체험학습의 사전적 정의교과서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실험, 관찰, 조사, 수집, 현장 견학 및 답사, 근로 노작 만남, 미적 체험 등의 직접적인 경험이나 온몸을 통하여 체득하게 하는 폭넓은 학습입니다.

  

즉, 체험학습이란 일상생활에서 직․간접으로 경험한 내용교육과정과 관련하여 기준에 맞게 선정하여 교수-학습에 투입하거나 교과 활동, 특별활동, 생활지도까지를 포함한 교육 활동이며 학습자 경험의 질을 중시하는 학생 주도적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함께 따라오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몸과 마음을 다해 즐겁게 뛰어놀면서 공부할 특별한 기회니까요.

 

이처럼 체험학습의 목적은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학습의 전체 과정을 통하여 대상을 연구하는 자세와 방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체험으로 얻어진 귀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을 바르게 판단하고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민주시민성을 함양할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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