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팩토리 :: 편백나무와 황토로 지은 '아토피 없는 학교'
 


편백나무와 황토로 지은 '아토피 없는 학교'


아토피 없는 건강한 학교
"편백나무 복도, 황토교실이 우리 배움터"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에는 아토피피부염 예방학교로 유명한 진원초등학교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지만 학교 내부로 들어서면 학교건축 재료들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친환경 재료로 학교를 꾸미고 학교 전체를 생태체험공간으로 만들어 건강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진원초등학교에 다녀왔다. 

글|강경하 기자

전남 장성의 진원초등학교는 친환경 자재로 학교를 꾸며 학생들의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은 집과 학교이다. 최근 환경오염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 늘고 있는데 ‘집과 학교 환경이 변하면 아이들의 병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학교가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전남 장성의 진원초등학교(교장 기철호).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전문가들은 환경적 요인이 주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아 무엇보다 예방이 필요한 병이기도 하다. 진원초는 이에 착안해 학교환경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 학생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작은 학교의 경쟁력이 된 ‘친환경 교실’

진원초등학교는 전교생 40여 명이 전부인 농촌의 작은학교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근의 진원동초에 통합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학교 환경이 새롭게 탈바꿈 되자 통합에 대한 소리가 잦아들었다. 

기철호 교장은 “도시에서 근무하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다가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깨끗하고 건강한 학습환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처음 환경 개선의 계기를 말한다. 그리고 이때 장성군의 명물, 장성8경 중 하나인 축령산휴양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편백나무가 아토피 예방에 좋다는 사실을 떠올렸던 것이다.

편백나무로 꾸민 교실과 복도는 아이들의 질병 예방뿐 아니라 진원초의 교육 경쟁력이 되고 있다.


편백나무는 노송나무라고도 하는데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많이 뿜어내는 나무로 유명하다. 피톤치드는 러시아어로 ‘식물의’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는 뜻의 ‘사이드(cide)’의 합성어이다. 나무가 병충해나 곰팡이 등 나쁜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일종의 방향성 분비물이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좋아 우리가 숲 속에서 상쾌함을 느끼고 삼림욕을 통해 피로를 푸는 데에 큰 몫을 한다. 기 교장은 “아토피는 ‘아이들이 토(흙)를 피해서 생긴는 병’이라는 재밌는 말을 들었다.”며 아이들이 흙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학교 리모델링은 작년 12월부터 총 6천여만 원의 예산으로 진행됐다. 복도를 모두 편백나무로 마무리하고 천장에는 아치를 만들어 꾸몄다. 교실 안은 황토페인트를 칠하고 황토벽돌로 수납공간을 만들어 학교라기보다는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진원초는 학교 리모델링에 사용한 황토벽돌을 각 층마다 쌓아놓고 있는데 각기 다른 색을 띄고 있다. 황토는 습기나 환경에 의해 색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철호 교장은 “이렇게 살아 숨 쉬는 자재로 꾸민 학교이기에 그 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건강에도 이로울 것” 이라고 전한다. 

전면에 황토를 바른 보건실은 여름에도 서늘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서관에는 6학년 이은송 학생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은송이의 동생 3학년 은규는 아토피를 앓고 있다. “올초 학교가 바뀌면서 동생의 아토피가 진정되고 있는 것 같아요.” 광주에서 전학 온 은송이는 작지만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학교환경이 도시학교보다 더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 

학교 환경이 바뀌면서 진원초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었다. 매년 줄기만 하던 학생수가 지난해 47명에서 올해 56명으로 9명이나 늘었다. 아토피 예방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학을 오기 시작한 것이다. 정성룡 교무부장은 “광주의 6학년 학생 두 명이 할머니 댁에 놀러 와서 우리학교의 환경을 본 후 모두 전학을 오게 됐다.”며 학교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크다고 전한다. 광주와 차로 20분 거리인 진원초는 이렇듯 건강한 학교 환경이 필요한 학생들이 더 많이 찾아와 내년에는 전교생이 7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교가 곧 생태체험장

학교 뒤 산자락에 텃밧을 만들어 학급마다 채소를 가꾸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진원초는 도시와 차별화된 특색교육을 고민하고 그것을 ‘생태체험학습’으로 구체화시키고 있다. 자연과 가깝다는 학교의 특성을 살려 학습뿐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도 챙기는 것이다.

먼저 학교 뒤 산자락에 빽빽이 들어섰던 대나무들을 정리했다. 커다란 나무들 때문에 한낮에도 어둡고 답답해 보이던 그 곳에는 색색의 국화꽃을 심을 예정이다. 이미 그 아래 텃밭에는 학급마다 각종 채소를 심었다. 고추, 상추, 감자 등을 가꾸는 일은 아이들에게 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다. 농촌지역에 살아도 농사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부지의 논과 밭을 도시 지역의 학부모들에게 분양하고 농기구를 대여하며 아이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기 교장은 “체험학습장 조성에 필요한 부지는 확보되어 있으니 잘 개발해서 교육활동에 활용해야 한다. 자녀의 건강을 생각해 자연친화적 교육환경에 대한 도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의 아이들이나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정서 교육을 위해서도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 진원초의 입장이다. 바른 인성과 풍부한 감성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깊이 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교 앞 산정천 개발이 마무리되면 학교를 산과 밭, 하천을 갖춘 완전한 생태체험장으로 가꿔 마치 하나의 큰 공원처럼 만들 계획이다.  
 


“학교 밖에서도 배워요”

기철호 교장은 모든 교육은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더 큰 효과를 본다며 학교 운영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진행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5월에는 노사 기정신 선생이 강학했다는 고산서원에 다녀왔고, 7월에는 전교생이 고창의 갯벌체험과 수영캠프에 다녀왔다. 외부로 나갈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위해 체험학습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는 편이다. 이런 진원초의 체험학습은 학교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5학년 기혜정 학생은 “갯벌체험에서 난생 처음 바지락을 캐고 트렉터도 타보며 신기한 경험을 했다. 수영도 캠프를 통해 처음 해봤는데 이젠 물이 무섭지 않다.”며 체험학습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건강한 환경을 갖춰 학교생활에 편안함을 느끼고, 생태체험학습을 하면서 적극성을 띄는 학생들이 늘어 학습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이다. 그 결과 지난 1학기 진단평가에서 학력이 5.9%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꿈나래21 | 교과부 웹진  http://narae21.m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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