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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 이념을 넘어 인성교육으로
“청군이겨라!”, “백군이겨라!”
목청껏 소리 높여 응원해 본 적 있으시죠? 지금 30대 이상 분들이 생각하는 운동회는, 전교생이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운동장에서 하루 동안 대결을 펼치는 운동회입니다. 달리기를 하면 1등에서 3등까지는 등수 별로 도장을 받았습니다. 손목위에 찍힌 도장을 확인하며, 학용품도 받았죠. 또한, 김밥과 치킨 등 부모님께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 것도 운동회에 대한 추억입니다. 이번에는 운동회의 역사와 현재의 운동회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운동회의 이미지
오성철 서울대학교 교수의 아시아교육연구 12권 1호에 ‘운동회의 기억 : 해방이후 초등학교 운동회를 중심으로’를 보면, 초등학교 운동회와 관련 해 서로 다른 두 개의 이미지가 존재합니다. 오성철 교수는 “‘사회과학에 의해’ ‘거시적으로’ ‘설명’되는 운동회, 즉 ‘규율 장치’로서의 운동회이며, 다른 하나는 ‘경험에 의해’ ‘미시적으로’ ‘기억’되는 운동회, 즉, ‘잔치’로서의 운동회”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최초 운동회는 “1896년 5월 2일 화류 형식으로 실시된 관립영어학교 운동회였다. 교사가 아동들을 인솔하여 학교 밖으로 이동한 후 - 당시 용어로 ‘화류(花柳)’라 했다 - 운동을 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관립소학교의 연합운동회, 군사훈련과 단체경기, 유희적인 내용이 강화되면서 운동회가 확산됐습니다. 조선 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제1대 황제인 고종은 1908년 5월 관사립학교 운동회에 참석한 후 상품을 내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운동회가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실시된 ‘일본제국 신민’ 교육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조선에서 운동회는 대한제국의 신민을 기르고자 했던 우리나라의 주체적인 운동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제의 내정간섭이 본격화되는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조선의 관공사립학교 연합운동회를 폐지하게 됩니다.
▲한국체육학회지 2017, 제56권 제1호, 전국체육대회의 의미와 변화, 조선운동회b(역사채널e, 2016)
1910년 일제 식민지 교육의 일환으로 운동회가 부활됩니다. 대한제국의 민족주의적인 이념이 없어지고, 일제의 신민을 기르기 위한 규율로 탄생한 것입니다.
1930년대 이후에는 더욱 노골적인 국가주의적·군국주위적 요소가 운동회에 스며듭니다. 1941년 이후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비행기 폭격’, ‘백병전’, ‘육탄전’ 등의 종목이 열렸습니다. 종목의 이름만 봐도 초등학교 학생들이 행하는 운동이라고 볼 수 없는 종목들입니다.
해방 이후 운동회
해방 이후 1960년대에는 운동회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생 수가 많아지고 학부모의 지나친 찬조금이 문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국가기록원 ‘교육구국운동에서 정서교육과 체력향상까지’를 보면, “1969년 3월 문교부에서는 어린이들의 정서교육과 체력향상을 위해 초·중·고 학교운동회와 학예회를 적극 권장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또한, 운동회 실시를 년 1회 의무화하고 찬조금 등의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운동회 경비를 문교부에서 지원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찬조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1975년 초등학교 운동회는 정부의 서정쇄신 시책에 따라 다시 중단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당시에 학생의 체력과 활달한 기상을 심어주기 위해 봄, 가을 중 한 번 이상 운동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국가기록원 제1회 특수학교 체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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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운동회에서 사용된 운동가는 ‘무찌르자 공산당’,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이었고, 1980년대와 90년대 초에는 전통무용이나 민속놀이가 운동회에 등장합니다. 2003년 이후로는 단체 연습을 통한 운동회보다는 학년별로 운동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 운동회는 학교 실정에 맞게 전교생이 참여하는 운동회와 학년별로 진행하는 운동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달리기,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 고전적인 운동회 방식도 있지만, 각 학년별로 준비한 장기자랑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현재의 운동회
▲서울신도초등학교 5학년 운동회 ⓒ 서울교육소식 (enews.sen.go.kr)
서울특별시 교육청의 서울교육소식에서 운동회를 검색해봤습니다. 올해 3월 서울신도초등학교는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수련교육으로 명랑운동회를 개최했습니다. 청홍 주사위 색깔 맞추기, 판뒤집기, 바나나 보트타기, 큰 공 굴리기를 하면서 협동과 질서의 중요성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서울성내초등학교 운동회 ⓒ 서울교육소식 (enews.sen.go.kr)
2017년 5월 1일 서울성내초등학교는 ‘한마음 되는 성내가족’ 대운동회를 개최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개인달리기, 학년별 무용, 파도천달리기와 낙하산 챔피온 등 다양한 단체경기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경기를 통해, 학부모에게는 유년 시절의 추억과 저녀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최근의 운동회를 보면, 학생에게는 인성과 체력, 부모세대에게는 향수를 주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제시대와 1970년대에 보여준 반공의식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두에 오성철 교수의 의견을 인용했습니다. ‘규율 장치’로서의 운동회가 아닌 ‘잔치’로서 운동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부의 인성·체육·예술교육
교육부에서는 인성·체육·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체육교육 활성화를 통한 건강한 인성함양, 예술교육을 통한 조화로운 감성 및 정서 함양, 인문소양교육 및 독서교육 활성화를 통한 소통ㆍ공감 능력 함양”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동회와 체육활동 역시 체육교육을 통한 건강한 인성함양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럼 체육교육 활성화를 통한 건강한 인성함양을 위한 세부 계획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교육부에서는 △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 수영교육 확대, △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 △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및 건강체력 강화, △ 학교체육 네트워크 운영 및 지원체계 구축, △ 학교체육교육 내실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재이자 미래라고 하죠. 어린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회, 자신의 끼를 맘껏 펼치는 운동회가 됐으면 합니다. 나중 결혼을 하고 자녀들이 운동회를 할 때, ‘아빠, 엄마 때는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였단다.’라는 말을 했으면 합니다.
2017 교육부 블로그 기자단 / 김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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