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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력을 높이는 엄마표 숙제내기 비결

대한민국 교육부 2017. 10. 20. 19:14


학습력을 높이는 엄마표 숙제내기 비결


 

 

 

부모님들, 특히 맞벌이 부모님들은 초등학교 자녀가 하교 후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숙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부모가 바빠서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 좋은 습관을 갖지 못하는 건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매일 조금씩 숙제를 내주고 그것을 확인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한자 몇 개, 영어단어 몇 개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썩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공부습관을 잡는 데에도 효과적이지 않고, 한자나 영어를 잘하게 되는 데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짜 좋은 숙제는 '학교 숙제'


왜 그런지를 설명해 드리지요. 공부습관이라는 것은 매일 조금씩 일정하게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것은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요. 그런데 부모님이 이런 단순하고 기초적인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녀는 공부라는 것이 이렇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키는 것만 하면 공부를 다 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공부습관이란 시간을 계획하고,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하려고 아이디어를 짜내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물론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이런 공부습관을 잡기에 ‘숙제’라는 것이 아주 유용한 연습의 기회가 됩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숙제’가 제대로 된 숙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숙제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단순한 연습이 있습니다. 단어 몇 개 외우기, 몇 번 쓰기, 몇 문제 풀기 등이 이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이기도 하고 부모님들도 이것만이라도 챙기자면서 내주는 숙제가 이것입니다.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것은 맞기도 하지만 숙제가 줄 수 있는 진짜 좋은 점은 거의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것만 내주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그 다음은 자신이 배웠던 것을 적용하여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보는 것이 있습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좋은 점을 배웠다면 도시의 나쁜 점을 찾아보는 것 같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웠던 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의 숙제입니다. 예를 들면 도시의 좋은 점을 배웠다면 농촌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알아오는 것 같은 것들입니다.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법을 만들어보라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느끼실 수 있겠지만 이러한 숙제야말로 사고력과 분석력, 창의력을 종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아주 좋은 숙제입니다. 이런 숙제는 바로 학교에서 많이 나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내주시는 숙제이지요.  

 

그렇습니다. 진짜 좋은 숙제는 학교 숙제입니다. 엄마가 숙제를 새로 내주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 숙제는 당연히 하는 거고 거기에 더해서 무언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불안감에서 비롯된 편견이 학교 숙제를 가볍게 여기게 만듭니다. 초등학생에게 학교 숙제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뇌과학적 관점에서는 전두엽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훈련을 해서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둘째로, 수행평가를 잘할 수 있는 습관을 잡을 수 있어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셋째로, 자녀와 공부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자녀의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숙제에 임하는 부모의 역할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합니다. 매일 자녀와 같이 알림장을 보며 숙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숙제가 어떤 것들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마칠 수 있을지 예측해 보기, 그것이 잘 되는지 지켜보고, 잘 안 된다면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녀와 이야기하고 가끔은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마치 자녀들을 야단칠 구실이나 통제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숙제를 내주고 그것을 검사하고 그에 따라 칭찬과 꾸중을 하는 것은 자기주도적 학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이렇게 매일 챙겨주기 어려운 분들이 있습니다. 맞벌이하는 가정이지요. 물론, 그래도 최대한 알림장은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토요일을 적극 활용하십시오.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도 바로 다음 날까지 해가야 하는 숙제는 단순한 연습인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아이들도 대개 빠뜨리지 않고 해냅니다. 기억도 잘나고 양도 엄청나게 많거나 복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1주나 2주 정도의 시간을 주고 내주는 숙제들입니다. 아이들이 이것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닥쳐서 하느라고 큰 곤욕을 치르고 결국 엄마 숙제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습관을 막아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알림장을 보면서 다음 주까지 해가야 하는 숙제를 확인하고 이것을 어떤 계획으로 나누어서 할 것인지를 대화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평일에는 계획대로 되고 있는지만 확인하면 좋습니다. 물론 잘 안 되고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도움을 주도록 해야겠지요.  

 

맨 앞부분에 말씀드린 한자 몇 개, 영어단어 몇 개의 숙제는 아이에게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단어의 수가 자녀의 한자 성적이나 영어 단어 개수를 그다지 늘려주지 않습니다. 진짜 어휘력은 독서의 양에 크게 좌우되고, 시험 성적을 위한 단어는 어차피 닥쳐서 외우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그런 단순한 연습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숙제를 100% 활용하는 공부습관 잡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숙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다음번엔 숙제를 봐주다가 생기는 흔한 문제 몇 가지를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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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규식 박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청소년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전임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외래교수 겸 연세 휴 클리닉 원장으로 일하면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을 상담해 오고 있다.

글_ 노규식 청소년소아정신과 의사

출처_ 행복한교육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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