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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이 된 실패의 쓴 잔 “반전스토리 기대하세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7. 10. 20. 19:21


보약이 된 실패의 쓴 잔
“반전스토리 기대하세요”


스포츠나 인생에서 최대 묘미는 역시 짜릿한 역전승이다. 9회말 2아웃의 대역전극, 막판 추가시간에 터지는 극적인 골, 꼴찌가 첫째 되는 인생역전의 스토리들은 당사자나 관전자 모두에게 큰 희열을 선사한다.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는 지난 4월 링크플러스 대학 발표에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실패가 보약이 됐다. 위기감이 거꾸로 대학과 지역사회 전체를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 것이다.

 산학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역재생’


     

“설마 우리 대학이 미끄러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과거 링크사업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으니 링크플러스도 당연히 우리 차지라 자신하고 있었지요. 그런 자만심이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비전은 고민하지 않고 과거의 성과에만 치중했던 결과였지요.”     

방대욱 계명대 링크플러스 사업단장



방대욱 계명대 링크플러스 사업단장   


솔직한 반성이야말로 진정한 성숙과 발전의 첫걸음이라 했다. 계명대 링크플러스 사업의 출발점 역시 뼈아픈 자아성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방대욱 단장은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었던 것 역시 링크플러스 탈락이 가져다준 무형의 소득이라 말한다. “지난 5개월 간 링크플러스 탈락과 재승선을 오가며 얻은 깨달음이 링크사업 5년의 소득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산학협력을 대하는 대학 구성원들의 시각이 180도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계명대가 지난 5년간의 링크사업 평가에서 연거푸 우수한 성적을 거둔 비결은 ‘지역 최초의 산학부총장제’나 ‘900여 개의 가족회사’가 말해주듯 일찌감치 체계화된 현장밀착형 교육과 탄탄한 기업지원 시스템 덕분이다. 이런 성과는 광역권 내 유지취업률 89.4%, 9곳의 자회사, 인문·예술과 공학 융합의 아르텍컬리지(ARTech College) 신설 같은 기록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성공은 매너리즘이란 역효과도 낳았다. 산학협력을 바라보는 주변의 관심이 둔감해진 것이다. 링크플러스 평가를 준비하는 방 단장과 사업단 구성원들의 판단도 느슨해졌다. 링크플러스가 기존의 링크사업을 좀 더 고도화하는 수준이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이미 달성해 온 성과만 잘 정리하면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란 분위기가 사업계획서와 대면평가를 준비하는 내내 이어졌다.


그런 만큼 계명대의 탈락은 모두에게 더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산학협력을 부수적인 가욋일 정도로 여겨온 대학 구성원들의 시선이 180도로 바뀌었다. 일부 사업단만의 일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교 바깥에서는 파장이 더 컸다.


소속 지자체인 대구광역시와 지역 산업계는 걱정과 우려 속에 한 번 남은 추가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차 선정에서 이미 시내 모든 대학이 떨어진 상태. 만일 근소한 차이로 탈락해 재평가를 받게 된 계명대마저 남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자칫 공들여 쌓아온 대구광역시의 산학협력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 수 있는 터였다. 대구는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최하위를 기록할 만큼 지역경제의 활력을 잃고 있었다. 대표산업의 구조개편을 이끌 산학협력 거점이 어느 곳보다 절실했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승선권 "역전 스토리 만들겠다"

 

“2차 평가를 준비하는 동안은 그야말로 대동단결이었습니다. 우리 대학은 물론이고 대구시와 기업지원기관, 중소기업인들이 다함께 발 벗고 나섰지요. 덕분에 과거 산학연관 협력의 어려웠던 문제들이 해소되었고, 희망사항에만 머물렀던 사업들을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초반의 링크플러스 탈락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지요.”   

 

각계의 뜨거운 응원 속에 충격을 딛고 일어선 계명대는 링크플러스 사업계획 일신에 주력한다. 특히 1차 평가에서 파악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평가위원들은 계명대가 과거의 성공만 답습할 뿐 산학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계명대는 지역현황과 산업구조에 대한 더욱 정교한 진단과 함께 산학연관이 협력해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 솔루션들을 사업계획서 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계명대는 지난 5월 마침내 최종 다섯 개 대학에만 허락된 링크플러스 추가 승선권을 손에 쥐게 된다. 절치부심 끝에 새로워진 그들의 미래 구상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선택과 집중’이다. 방 단장은 “이공계가 30%를 넘지 않는 대학의 특성 상 지역 내 모든 산업에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은 산학협력의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이런 현실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캡스톤디자인 작품전디자인·마케팅·시장개척 클리닉     

캡스톤디자인 작품발표회Startup T-Minus 교육프로그램    

 

계명대는 먼저 대구의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섬유·의료기기·자동차부품 등 전통적인 8개 대표산업을 비교분석했다. 이 가운데 관련 전공이 없거나 전문인력의 수요가 많지 않은 산업은 과감히 제외하거나 결합시키며 대상을 좁혀 갔다. 이렇게 △미래자동차 △융복합소프트웨어(대표산업 중 스마트분산형에너지·정밀의료기기·스마트지식서비스 융합)의 링크플러스 3대 특화 분야가 선정됐다.

   

방대욱 단장은 “계명대가 이제 대구 유일의 링크플러스 대학이 됐으니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크다”면서 “특화산업은 물론 다른 분야의 산업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99%에 달하는 대구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기존의 글로벌 산학협력과 R&D 성과를 고도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해외진출과 제품혁신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 지역산업과 더불어 계명대가 중점 추진하게 될 또 하나의 특화 분야는 △도시재생이다. 계명대는 전통적으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이 강세인 만큼 공학과 문화예술적 감성이 결합되는 이른바 ‘새로운 산학협력 패러다임’이 잉태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계명대는 이런 환경을 십분 살려 콘텐츠+공연+에코에너지가 결합된 ‘도시재생지역사회협업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계명대의 요람이자 시가 지정한 공연예술문화거리 한복판인 남구 대명캠퍼스를 지역재생의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에서 13개나 되는 학과가 링크플러스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명대는 링크플러스 참여학과를 대상으로 한 공통수업의 문호를 개방해 더 많은 비참여학과를 산학협력의 대열로 이끌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출처_ 한국연구재단 웹진 17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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