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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알아보는 세계의 고등학교

대한민국 교육부 2018. 6. 21. 17:12

  3월, 개나리꽃이 만개한 등굣길을 지나 새로운 교실에서 새 학년을 시작한지도 어느새 한달이 지났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가득 찬 3월에 미국 학생들은 짧은 봄방학을 맞이하게 됩니다. 한국의 고등학교와 태평양 반대편에 있는 미국의 고등학교의 생활을 파헤쳐 볼까요?

 

  교과교실제란, 교사가 학생들이 있는 학급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학생들이 수업마다 전용 교실로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 방식을 말합니다.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방식입니다. 교육부가 2009년부터 교과교실제 운영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도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 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2670개교가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습 자료와 교구들을 전용 교실에 미리 준비해두고 각 과목에 맞는 수업 환경을 만듦으로써 수업의 질이 높아지고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른 한국 vs. 미국 고등학교 교과교실제
 

  우리나라는 현재 선진형 교과교실제와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는 모든 교과에 대한 전용교실이 마련되어 각각의 교과 시간에 전용교실로 이동하여 교과 수업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각 학년 층마다 학생들을 위한 휴게실과 사물함이 비치되어있는 홈 베이스가 있습니다.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는 일부 교과에 대한 전용교실이 마련되어 해당 교과 시간에 전용교실로 이동하여 교과 수업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 대전의 한 고등학교의 고등학교 1·2학년 총 100명을 대상으로 교과교실제 운영에 대한 만족도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교과교실제 운영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1학년 김○○ 학생은 “교과교실제는 그냥 이동 수업일 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은 학습 교구를 사용하기보다는 수업 진도 나가기에 바쁘시고요. 특히 이동을 하며 수업을 들으니 매 교시 쉬는 시간마다 홈 베이스에 들려 교과서나 자료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힘들기도 하죠.”라며 불만을 토로하였습니다. 이처럼 교과교실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복도와 계단이 넓고 동선이 짧아야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 중·고등학교들은 학급교실제에 기반을 둔 건물 형식이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하여 학생들의 불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 교구의 사용보다는 수업 진도에 중점이 맞추어진 교과교실제의 운영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의 교과교실제 운영(좌: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수학교실, 우: 홈베이스 사물함)>

  반면 대부분의 미국 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과교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미국의 교과교실제는 두 명의 교사가 역할을 분담하여 가르치는 방법인 Alternative Teaching, 두 명의 교사가 반을 두 개로 나누어 같은 시간에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방법인 Parallel Teaching, 다양한 러닝센터를 만들어 순환식으로 수업하는 방법인 Station Teaching 그리고 두 명의 교사가 각자의 전문분야를 나누어 가르치는 방법인 Team Teaching, 총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의 토론 중심의 영어 교실>

  미국의 한 고등학교의 Sophomore와 Junior 100명을 대상으로 하여 교과교실제 운영에 대한 만족도 설문을 조사한 결과 97%의 학생이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영어 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T○○ 선생님은 “학생들이 활동하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I thought it would be better to have a more relaxed environment so the students wouldn't be as stressed while working.)”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토론 중심의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발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셨습니다. 또한 각 교과교실마다 교과의 특성을 살려 학습 교구나 작품을 전시하여 수업의 능률을 높입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 교실에서는 스페인어로 꾸며진 벽들과 칠판, 학생들이 직접 꾸민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과학 교실에는 실험을 하는 공간과 이론 수업을 같이 병행할 수 있도록 교실이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너는 무슨 수업 듣니? 고교학점제

  대학생처럼 고등학생도 원하는 과목을 직접 신청해 듣는 ‘고교학점제’가 이번 학기부터 105개 고등학교에 시범 도입된다고 합니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지원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고를 수 있도록 하여 학생 선택권을 강화하고 과목별 경계를 허문 융합교육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맞추어 과목 선택권을 확대, 과목별 절대평가 이수 기준 마련, 고교 K-MOOC 도입, 무학년제 도입으로 총 4단계를 통해 추진됩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점 이수 기준이 마련되고 과목별 성취기준에 도달한 경우에만 학점으로 인정하며 미이수한 과목에 대해서는 재이수제 등의 보완책이 마련된다고 합니다. 학생이 직접 교과목을 선택하여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와 능률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과목에 학생이 몰리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는 3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 예정인 정○○ 학생은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게 되면 희망 진로와 연관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라며 고교학점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 고등학교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 고등학교의 수업은 대학교처럼 자유롭게 신청하여 수강할 수 있습니다. 기초 수업과 심화 수업을 포함하여 과학, 수학, 영어뿐만 아니라 뮤지컬, 댄스, 밴드, 모의유엔, 사회과학 등 약 100여 개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특성에 따라 카운슬러 선생님과 상담한 후 학생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수업시간은 프레젠테이션이나 토론으로 진행되며 30분 정도 선생님께서 칠판이나 프레젠테이션으로 수업을 하신 후 약 20분은 배운 내용을 토대로 친구들과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직접 수업에 참여합니다. 학교 성적은 1·2학기 성적 각각 40%, 기말고사 20%로 구성되어 있으며 숙제, 단원별 퀴즈나 테스트 등으로 평가합니다.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중장기적 준비와 검토,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2022년 도입을 목표로 고교학점제를 준비해나갈 계획임을 밝혀 고교학점제에 대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선생님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교과교실제와 고교학점제 운영은 행복한 학교,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학생 개개인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큰 틀 안에서 또 어떤 놀라운 효과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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