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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인구 35만의 작은 도시 진주에 10월이면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유등축제, 개천예술제, 코스모스 축제, 허수아비 축제, 국화 전시회 등 온 시내가 꽃으로 수 놓입니다. 한동안 축제에 각급 학교에서 동원되어 학업에 지장이 생기니 어른들의 축제로 열렸습니다. 그러나 보고 즐기는 축제에서 체험하는 축제로 변모하면서 다시금 학생들의 참여가 높아졌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 준비가 아니라 평소 갈고닦은 재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재능기부여서 나서서 참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진주 유등 축제는 임진왜란 때 진주성을 침공한 왜군을 무찌른 진주대첩에서 유래합니다. 김시민 장군이 성 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 군사신호로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했다고 합니다.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도 쓰..
어린 시절 가을이면 코스모스에 내려앉은 잠자리 잡아서 시집 보내며 등교했습니다. 돌아올 때는 논둑길 따라 허수아비에 매달아 놓은 줄을 흔들어 요란한 깡통 소리를 내야 했습니다.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우리 논을 돌아서 오느라 1시간이 걸리곤 했기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새들도 약아서 도망가는 척만 할 뿐 되돌아와서 허수아비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 허수아비는 사라지고 반짝이는 색 테이프를 사서 논에 바둑판처럼 둘러치기도 했습니다. 위험하게 진동 파를 보내는 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마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축제가 참 많은 진주. 시끌벅적한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과 추억도 나누고, 사라지는 농경문화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싶어서 인근 문산 허수아비..
가을은 뭐니뭐니해도 운동회의 계절입니다. 청팀, 백팀 나뉘어 목이 터지라 응원하고 달리고 넘어지고, 멋진 공연도 선보이던 동네잔치의 날입니다. 그러나 기껏 운동회가 열려도 맞벌이로 인해 함께 해주지 못합니다. 더구나 취약계층 학생들은 자칫 상처받는 날일 수도 있습니다. 교육 기회의 균등 못지않게 문화, 정서, 복지 등 다차원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진주시교육지원청에서는 9월 7일 제1회 교육복지의 날 큰잔치를 벌였습니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운영되고 있는 15개(중학교 8개, 초등학교 7개) 학교가 중심이 되어 지역교육공동체의 협조로 이루어졌습니다. 도우미를 자처하여 축제의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저는 진주교육지원청 Wee 센터와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간이심리검사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진주시 보..
진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대곡중학교 야간공부방 멘토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을 때 잠시 망설였습니다. 1학기 면접에서 잔뜩 기대했는데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젊은 예비교사도 많은데 그에 비해 참 애매한 나이와 경력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내가 애정을 가진 일에 도전조차 하지 않는 건 도리가 아닙니다. 편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대곡중학교는 진주시 학원이 몰려 있는 우리 집에서 꼬박 한 시간이 걸립니다. 거리는 물론 경제적 어려움도 있습니다.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학생도 많고 농사로 바빠 집에 가도 돌봐줄 어른이 없습니다. 학습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학생들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대곡중학교의 야간공부방은 학력 신장과 돌봄 교실의 역할이 합해졌습니다. 저는 건강가정지원센터 조손가정 방문..
기록적인 불볕더위에 전력난까지 겹쳐 올여름은 지내기가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여름을 보내며 무기력해진 아이들에게 지구 환경 관련 책을 읽으며 토론도 했지만 당장 더위를 이기는 대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선비 정신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선비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큰아들은 비가 와도 뛰지 않고, 청빈한 삶을 산 조선의 양반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에 대한 호칭으로, 특히 유교 이념을 구현하는 인격체 또는 신분계층을 지칭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미 30년 전에 폐교되었지만, 엄마가 다닌 초등학교 뒤편에는 향교가 있단다. 연못이 있는 정자에 앉아 연꽃 밥도 따 먹고 더위를 식혔던 기억이 나는데, 진주에도 향교가 있더라. 우리 한..
중 2 큰아들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생활과학교실을 한다기에 얼른 신청하라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학원은 고사하고 학습지, 온라인 강의도 하는 게 없어서 방학은 체험학습이 전부입니다. 독도 캠프, 무인도 캠프 신청했으나 탈락하고 뭘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정말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과학교실에 참여하는 학생 중 2학년이 자기밖에 없어서 본의 아니게 리더 역할을 자처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물도 넉넉히 챙겨가고, 초등학교 때 과학캠프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인터넷도 찾아보고,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형의 부산한 모습에 막내가 심술이 났습니다. 매주 새로운 실험을 두 개씩이나 하는 형이 엄청나게 부러웠나 봅니다. 그래서, 큰아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우리 집 과학..
교육부 장관님의 현문즉답 토크 콘서트가 있다면 경남에는 경남교육 토크가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우문현답'을 모토로 현장민원실을 열었습니다. 6월 19일 창원을 시작으로, 6월 28일 통영, 7월 15일 진주, 7월 18일 거창, 7월 19일 김해 등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개최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200~300명의 교사, 학부모, 및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 참가 신청했습니다. 선착순에서 밀릴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참가 문자를 받았습니다. 뒤늦게 알고 동행한 분도 있습니다. 자리 없으면 서서 듣겠노라 열의를 보이셨습니다. 경치도 좋은 진성면 너른 들판에 자리 잡은 과학고등학교에 들어서니 괜히 으쓱해집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아닌데 대한민국의 미래 동량이 공부하..
진주 제일중학교는 한여름에 도서관을 문학등으로 밝혔습니다. 자칫 독서에 소홀해지기 쉬운 계절에 직접 만든 한지 등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니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제일중은 매일 학부모 사서 도우미 2명이 3시간씩 도서관 정리 및 질서 유지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학생 독서 동아리 회원은 3명씩 점심시간을 이용 도서 대출과 반납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 외 쉬는 시간은 자율반납 대와 도서대출장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얼관'이란 도서관 이름도 공모로 정해졌습니다. 밝고 큰 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학부모독서동아리 정기모임 '한얼 책사랑'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 학생회와 학부모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율적으로 이루어집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