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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쇼핑보다 값진 세상공부, 전통시장에 가보자 본문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꼭 한 번은 체험학습 가는 곳이 전통시장입니다. 대형마트가 보편화되면서 엄마 손 잡고 시장 갈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아이들에겐 시장의 모든 풍경이 신기할 뿐이죠.
초등생이 있는 저희 가족은 작년 한 해 <사회> 교과 숙제 덕분에 '전통시장'에 갈 기회가 많았습니다. 시끌벅적한 사람 소리를 들으며, 흙 묻은 채소를 보며, 아이는 사회 숙제보다 값진 세상 공부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던지는 말끝마다 붙던 시장에 관한 물음표들이 하나둘 느낌표로 바뀌어가는 것도 경험했죠. 마트에 가자면 '그냥 TV 보고 있을래요~' 하는 아이들, 이제 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흥겨운 전통시장에 데리고 가보면 어떨까요?
<마트와 다른 낯선 풍경이 펼쳐진 전통시장에서 호기심에 발걸음이 바빠진 아이들>
보통 '시장에 가자'면 아이들은 "그럼 나 스티커 살래!" 하며 사고 싶은 목록부터 댑니다. 그럴 땐 '체험학습'이라는 엄마의 성급한 욕심을 잠시 접고, 아이들 뜻대로 '물건 사는 재미'를 누리게 해주는 게 어떨까요. 예를 들어 사고 싶은 목록을 적게 하고, 예상가격을 써보게 한 뒤 직접 장을 보게 하는 거죠. 자신이 예상했던 가격보다 훨씬 싸면 왜 그런지 자연스레 호기심을 가질테고, 비싸다면 '필요성'을 따져 구매를 결정하는 현명함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시장에는 '가격표' 안 붙은 상품이 많아 물건의 가치를 판단해 보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죠. 아이는 살까말까 갈등하다가 값을 물어보고는 "저거 500원이면 사겠는데, 천원이나 한다"며 필요성과 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결부시킵니다. 먼 바다에서 힘들게 잡아오는 생선이 한 마리에 1천원밖에 안 할 때, '생산도 풍부하고 사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이란 '수요 공급에 따른 가격 형성'의 원리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카운터에서 시간 보내지 않고 상인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스름돈을 받는 재미도 시장 노점상만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재미죠. 내 손에서 나간 천 원이 500원짜리 동전으로 거슬러 돌아오고, 그 돈이 또 다른 상인에게 가는 걸 보면서 돈의 흐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내가 돈을 써야 물건을 파는 사람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으니 돈을 안 쓰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이치를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시장에는 '가격표'안 붙은 상품이 많은 점도 물건의 가치를 판단해 보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1. 전통시장은 역사의 축소판
오래된 건물과 낡은 골목이 싫어 시장가는 게 불편하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시장에 숨어있는 옛이야기를 들려줘 보세요. 예를 들어 경기도 부평시장에는 50년 된 한복거리가 있고 60년이 넘은 중국집도 있어요. 수원 못골시장은 1975년에 문을 열어 점차 문화가 접목된 시장으로 변모했습니다. 남대문시장은 역사가 600년에 가깝고 이제는 중국인과 일본인이 여행코스로 찾는 우리나라의 명소가 되고 있죠.
시장이 언제 생겨났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전통적으로 이어져오는 상점에 데리고 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오랜 세월 사람들 소통의 공간으로, 상품 유통공간으로 기능하며 지역공동체의 근간이 되어 준 게 재래시장의 힘이라는 것도 함께 알려주면 좋겠죠. 마트 밖에 모르고 자라난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시장의 모습과 상인들의 땀방울, 그리고 내 고장의 역사를 접하게 되면 커서도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재래시장 이용에 대한 긍정적 사고가 자라나게 될 겁니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선정한
여행하기 좋은 전통시장 10선
테마1: 전통시장, 한국 역사와 숨을 쉬다
☞ 경주중앙시장, 안동구시장, 전주남부시장
테마2: 여행길의 끝에서 시장을 만나다'
☞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부산자갈치시장
테마3: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전통시장'
☞ 속초관광수산시장, 강릉중앙시장, 정선5일장, 온양온천시장
2. 새삼 깨닫는 노동의 가치, 환경 공부까지!
아이들은 마트와 달리 시장에는 '물건을 파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놀랍니다. 직접 재배한 야채나 항아리에 담가온 젓갈, 할머니가 직접 쑤어 만든 메밀묵을 보면서 '힘들게 가꿔서 판매하는데 무시하고 지나가면 안된다 생각했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또 무릎 앞에 가지런히 상품을 진열해 놓은 노점상을 보면서 '저 콩나물은 저 할머니가 직접 기른 것'이란 믿음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덤과 흥정이라는 시장의 '훈훈한 정'도 배웁니다. 마트에서는 10그램만 더 올라가도 가격이 달라지는데 시장에서는 한줌 더 넣어주기도 하고, 500원만 깎아달라 흥정도 할 수 있으니까요. 바코드 소리만 들으며 물건을 사던 아이들에게 사람 목소리 가득한 시장은 보다 따뜻하고 자유로운 공간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시장이 환경에도 좋겠다'는 소감을 전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얼핏 연관이 되지 않았는데, 시장엔 포장 안된 물건이 많고 가공품이 적다는 걸 알아챘더군요. 고구마와 감자엔 비닐 포장도 없이 거칠게 흙이 묻어 있고, 플라스틱이나 1회용 포장 제품이 거의 없으니까요. 어른들도 시장은 주차장이 넉넉하지 않아 불편하다 투덜댈 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줘야 하겠습니다.
<한줌 더 담아주는 훈훈한 정이 있는 시장의 재미>
1. 풍물 5일장, 벼룩시장도 곳곳에
같은 자리에 항시 서는 동네 전통시장 말고도 시장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5일장은 끝자리 4일과 9일이나 3일과 8일에 서는 정기적인 풍물시장으로 동네 시장과는 또다른 분위기가 납니다. 지역 장터의 특징상 토종꿀, 우시장, 약초, 삼베, 나물, 곡물류 등 특산물이 많아요.
5일 장터로는 강원도 정선 5일장, 양평 5일장, 성남모란 5일장, 대구시 5일장 등이 있습니다. 온양온천역 전통 5일장 역시 마음 먹고 여행 겸 찾아 떠나도 즐거운 현장입니다. 온양온천역 바로 옆에 끝자리 4일, 9일에 서는데 호박엿장수부터 뜨끈한 포장마차, 싱싱한 젓갈, 막 캐온 고구마까지 온양온천 여행의 보너스 추억이 되어줄 만 합니다.
구경만 하는 시장이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장도 있습니다. 작게는 학교 안에서 하나의 행사로 열기도 하고, 각 자치구에서 공원이나 공공기관 앞에 임시 벼룩시장을 열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참여하기도 하고, 친구끼리 안쓰는 물건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필요성과 가치를 판단해 가격을 매기는 준비 과정부터 자신이 매긴 가격으로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낮춰 다시 판매하는 경험을 통해 '돈 벌기 어렵다'는 걸 절감한다고들 해요. 모든 게 풍요로운 요즘 아이들이 한번쯤 경험해 보면 좋은 기회일 듯 합니다.
<매달 끝자리 4일과 9일에 서는 온양온천역 풍물5일장. 상설 전통시장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2. 달라지는 시장, 시장 속 숨은 문화 찾기
근래 들어 시장의 변모가 눈에 띕니다. 비오는 날에도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지붕을 올리고, 무겁게 짐 들고 다니지 않도록 카트를 가져다둔 곳도 있죠. 서울통인시장, 서울우림시장, 오산중앙전통시장, 남부골목시장 등에서는 백화점처럼 고객만족센터를 운영하고 있죠. 마트처럼 집까지 배달해주는 시장 서비스도 활성화되어 서울 금천구 현대시장, 송파구 석촌시장, 중곡제일골목시장 등에서 고객의 장바구니를 집 앞까지 실어날라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꼭 장보기만이 아니라 '즐기러' 갈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시장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경기도 부평시장과 온양온천 전통시장 안에는 방송국을 설치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고, 시기별로 행사를 열어 전통먹거리·놀이·문화·예술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체험 학습장을 마련해주는 시장도 많습니다. 자치단체의 주관으로 전통시장 어린이 현장 체험학습 추진하는 곳도 있으니 지역 정보에 귀를 열어두면 좋겠습니다.
<마트처럼 편리해진 시장의 모습. 과천 경마공원 농산물직거래장터인 바로마켓에 구비된 쇼핑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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