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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의 식물, 허브를 만나다.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치료의 식물, 허브를 만나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5. 6. 13:00

요즘 식물에 관련된 책을 아이와 읽고 있습니다. 때마침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동의보감 400주년 기념으로 '약용, 향기 식물 체험전'을 열고 있습니다. 직접 보면서 만질 수 있는 체험까지 있기에 식물과 더욱 친해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서 아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1610년 조선 시대 때 허준에 의해 쓰인 25권의 의서인 동의보감은 우리나라 약용식물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동의보감 400주년을 기념하여 연 '약용, 향기 식물 체험전'에는 당귀, 감초, 더덕, 백선, 개시오, 박하, 오갈피, 초피나무 등 120여 점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향기가 나는 식물이 뜻밖에 많습니다. 향기는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고 자손을 번식하기 위한 생존 수단의 하나입니다. 이 중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식물을 허브 식물이라고 합니다. 허브의 어원은 푸른 풀을 의미하는 라틴어 '허바(Herba)'에서 나왔으며 현대에 들어와서 약품, 요리, 향료, 살균 등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초본 식물을 허브라고 부릅니다.

 

허브 하면 서양의 풀들을 떠올리는데 한국에도 허브가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허브는 그 이름도 다양해서 동물 이름이 들어있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것 중에 '노루오줌'은 실제로 이 식물의 뿌리에 오줌의 지린내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름의 어원을 알면 식물들이 잘 떠오르고 더욱 친근해집니다. 아이들도 이런 이름의 식물들을 더 잘 기억합니다.

식물을 보며 체험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식물 탁본 찍기, 허브 소금 만들기, 한약재 향 체험, 한약 차 시음 등 주말에는 화분 만들기까지 있습니다. 

식물 탁본 찍기는 8가지 종류의 다양한 약용식물을 찍어봄으로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집에 가져와서 자신의 방 한쪽에 붙여놓았습니다.

한약재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향도 맡아보며 우리가 그동안 먹던 오미자나 감초를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자주 마시는 오미자의 소화촉진, 피로회복 등 효능을 정확하게 알게 되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한약재를 이용한 한약차를 시음해봄으로써 한국의 허브의 다양함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본인이 직접 먹은 한약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왠지 이런 게 들어있을 것 같다며 한약 조합도 해보았습니다.

허브 소금 만들기는 천일염, 로즈마리, 오레가노, 바질을 골고루 잘 섞어 선생님 지도로 만들어 담아갈 수 있습니다. 집에 와서 삼겹살 구우며 먹어봐야겠습니다. 아이도 본인이 만든 것이니 만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허브에 대해 다시 떠올릴 수 있겠지요.

주말에는 화분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준비된 식물은 '미모사'입니다. 화분 심기를 지도하신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약용, 허브 식물 체험전을 하면서 허브 식물로 하고 싶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움직임과 빠른 것에 대한 반응이 크기 때문에 식물이 소외당하는 느낌이 있어서 움직이는 식물로 준비해보셨다고 합니다. 우리가 만지면 우리의 열에 의해 수분을 빼앗겨 수축하는 '미모사'는 아이들의 눈에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수분이 다시 채워지면 잎이 활짝 핍니다. 그러나 식물의 입장에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냐고 하지 말아야겠지요.

큰 돌부터 작은 돌 그리고 흙 다시 그 흙을 눌러주는 작은 돌 그리고 물을 잘 머금는 황토 볼까지 어느 정도의 양으로 화분에 담아야 되는지까지 식물 심기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식물 심는 게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닌 걸 배웠습니다. 식물에 호기심이 가질만한 이야기들을 가득 해주셔서 아이들도 부모님도 만족할 만한 수업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 수업은 선착순 가족 20팀에 제공하는 무료수업입니다.

중간에 퀴즈를 내시는데 용기 있게 손을 들고 답을 말한 아들 녀석이 귀한 식물 하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늘매발톱이라는 식물인데 나중에 꽃이 피면 매발톱처럼 생겼고 그 색깔이 하늘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를 들으니 식물의 이름이 정말 쉽고 잘 떠오릅니다. 사실, 꽃집에서 꽃이나 식물들 사올 때 기억이 종종 안 나는 경우가 있답니다. 아이와 함께 왜 그 이름이 붙여졌는지 대화하며 이야기를 붙여주는 것도 식물과 친해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집에 데리고 와서 선생님 말씀처럼 화분이 물에 잠기게끔 한두 시간 놔둔 후 꺼내서 이름표를 붙여주고 사랑을 듬뿍 주고 있습니다. 식물 키우기는 아이에게도 생명의 존중을 배우는 기회가 되고 서서히 자라나를 식물을 보며 탐구심과 행복감도 느끼게 됩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 분무기로 열심히 물을 주는 아이를 보며 흐뭇하네요.

'한국의 약용, 허브 식물 체험전'은 식물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키고,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500여 종에 달하는 약용, 허브 식물로의 활용 현황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생물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꼭 방문하시어 허브의 정확한 어원과 우리나라 식물의 우수성을 깨닫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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