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학기 동안 몰입해서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 있습니다. 영어 교과서(교재)연구하고 지도하는 수업입니다. 영어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영어교사를 꿈꾸는 열정 있는 대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영어 교과서를 분석하고 작은 수업 활동을 고안해보았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영어수업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또, 영어가 수업 시간에 배운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의미 있게 배움과 동시에 즐거워야 하지요. 이것은 저에게도 좋은 고민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영어는 지속해서 공부하고 사용할 수 있기에 이번 과업을 통해 저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을 하나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과서에 담긴 것은 무엇인가?

<영어 교육과정>

수업은 기존의 다양한 교과서 분석-분석한 것을 수강생들과 나누기(발표)-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효과적 활동 배우기-기존의 수업 활동 수정 및 고안하기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학생의 관점에서 교과서를 가지고 배운 적이 많아서 그런지, 교사의 입장에서 교과서를 샅샅이 분석해보는 시도는 저에게 신선했습니다. 더욱이 새로 개정된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새로 출판된 영어 교과서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영어교육에 담긴 철학과 교재의 장점, 학습 원리와 구체적 학습방법 등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가에서 제시한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활동이 구성되어 있고, 언어 기능별 성취 기준이 어떠한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양한 단원 제재를 다루고 있는지도 살펴보았고요.


교재를 이렇게 면밀하게 보니, 학년별로 위계성을 갖추고 만들어졌다는 점도 실제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다양한 학년의 교재를 분석한 것을 토대로 수강생마다 발표를 하였는데요. 학년마다 활동의 특징이 있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영어교재는 의사소통 기능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고등학교는 좀 더 읽기 능력을 향상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 보였습니다. 교재를 보며 모두가 놀란 것은 책 속에 정말 다양한 내용과 자료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중학교 시절 사용하던 교과서보다 훨씬 다채로운 그림과 글씨체, 자료를 보니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어떤 친구는 최신 교과서가 아닌, 자신의 중학교 시절 직접 사용했던 교과서를 분석해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교과서의 변천사도 볼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 분석>

교과서를 그냥 겉으로만 훑어볼 때는 그 진가를 잘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참여를독려해서 배울 수 있게 하는 활동이 많아서, 교사가 이를 잘 활용한다면 아주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교재를 분석했으니, 교과서의 일부 활동을 보완해 학생과 호흡하는 수업 활동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 보았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총망라했는데요. 많은 것을 바꾸지 않아도, 또 크게 혁신적인 방법은 아닐지라도 약간만 관점을 달리하면 재미있는 활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직접 시도해보았을 때 좋았던 것과 추천하고 싶은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많은 대화상황을 겪어보아야 하는 역동적인 수업, 영어

<친구의 꿈 응원하고 확신 표현하기 활동>

  

언어를 배울 때는 역동적이어야 하는데요. 왜냐하면, 학생들이 직접 부딪혀보고 말해보아야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먼저 이번 과에서 배울 의사소통 기능(예:동정 표현하기/확신 표현하기)을 학생들이 충분히 연습하도록 합니다. 그 후,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로부터 잠시 벗어나 다른 친구 세 명의 생각이나 의견, 정보를 묻기 위해 카드 한 장을 들고 교실을 돌아다니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단순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간단할수록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고 또 참여하기에도 좋습니다. 친구와 대화를 하며 카드에 정보를 적은 후, 친구의 꿈에 대해 격려하며 확신하는 이유를 발표하도록 합니다. 또는 요즘 친구의 고민이 무엇인지, 그 고민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그 고민에 대해 누구에게 조언을 얻는지 간단한 대화 상황을 통해 말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앉아서 짝과 이야기하는 활동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친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좋습니다.

<친구 알아가기 빙고>

단원 소재에 맞게 묻고 답하는 대화상황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학기 초에 학급 친구들을 잘 알아가기 위한 활동의 하나로, 교실을 돌아다니며 친구 이름(별명)부터 시작해 친구가 좋아하는 색깔, 음식, 과목과 같이 간단한 정보를 묻고 그 대답을 빙고 칸에 적습니다. 나중에 영어 표현을 활용해 그 친구에 대해 묘사하면, 그 친구가 누구인지 맞추고 빙고를 해나가는 게임이지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흥미로워합니다.

  

단어 공부를 할 때도 몸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의미 있게 단어를 기억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보통 영어 단어에 대한 뜻을 적는 학습 활동지를 많이 활용합니다. 또는 그림을 통해 단어를 유추해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려면, 영어 단어에 대해 말하지 않고 신체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말로 설명을 하더라도 영어만을 사용해서 표현하도록 한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더 풍성한 어휘를 공부할 수 있고, 흥미롭게 참여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가진 ‘상상력’이라는 힘!

<영상의 한 장면을 가지고 대화문 만들기 - 대화문을 새롭게 만들어낼지, 또는 어느 정도는 제시를 해줄 것인지는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교과서는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주 많은 예시를 다 담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약간의 노력으로 대화상황 예시를 만들어내야 하겠죠? 교재에는 목표로 하는 의사소통 기능이 완전한 대화문으로 제시되어 있어 여러 번 연습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연습이 충분히 되고 나면, 학생들이 더 자유롭고 유창하게 연습해볼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이야기에 대단히 흥미를 보입니다. 영화라도 본다고 하면 반응이 폭발적인데요. 이러한 영화, 영상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이러한 실제 상황에 우리가 배운 의사소통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일 때, 우리는 어떤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대화문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대화문은 길지 않아도 되고, 고급스러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짧고 쉬울수록 좋지요. 중요한 것은 ‘배운 표현을 활용하는 것’과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생각’입니다. 주어진 상황은 하나이지만, 그 상황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상상하면서 대화문을 만드는 것인데요. 이것은 학생들에게 열린 생각을 유도하고, 상상하도록 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장들이 이때 나올 수 있고, 학생들은 보다 생동감 있게 역할극도 해볼 수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

교재 속 활동들은 대부분 모둠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학급 전체 활동으로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네 명이 한 모둠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해주면서 게임판을 완성하고 점수를 얻어가는 것이 한 활동이었는데요. 이를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고민을 기꺼이 나누는 ‘라디오 DJ’의 형식을 따와 규모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모둠 활동 후에 모둠마다 특이한 조언이 나온 고민을 하나씩 선정해 고민함에 넣고 차례로 뽑아 학급 전체가 조언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때, 고민에 어울리는 음악 하나도 선정해줍니다. 고민한 친구가 채택했던 조언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조언일 경우 좋은 제안을 한 모둠이 점수를 얻어가 최고의 DJ로 선정되는 게임입니다. 관건은, 대화를 통해 친구의 고민을 알고 감각 있는 조언과 음악 선곡을 해주는 것입니다. 마무리는 최고의 조언을 택해 짤막한 영어발표를 해보는 것이지요.

 

어렵기만 한 문법, 나도 해볼까?

교과서 활동에 추가하여 확장된 활동으로, 일상의 다양한 표현에 더 다가서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법은 특히 학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따라서 ‘정서적인 벽’을 낮춰주는 효과로 영상을 활용하는 것은 한 방법입니다. 또, 모둠을 지어 모둠 내에서는 충분히 협동하고, 다른 모둠과는 약간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주면 학생들이 건강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활동에 몰입하여 영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전에 학생들과 함께 했을 때 흥미도와 학습 효과성이 좋았던 방법>

문법을 사용하여 문장 써보는 게임 활동을 고안해보았는데요. 한 단원에 나오는 소재를 활용한 영화를 활용해보았습니다. ‘a bowl of~’와 같이 셀 수 없는 명사의 수량표현을 배울 경우,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를 편집해서 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에게 주요 단어만 힌트로 제시하고, 배운 문법사항을 활용해 A4용지 반장에 완전한 문장으로 써 보도록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약 여덟 장면이 제시될 때, 모둠 내에서 쓰는 순서를 정해 모든 모둠원이 한 문장씩은 꼭 돌아가면서 써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문법과 쓰기 활동을 함께 결합한 것으로, 배웠던 문법표현도 활용해야 하고 동사의 시제, 수 일치도 고려해서 써야 하므로 때문에 다소 종합적인 활동입니다. 나중에는 모둠마다 칠판에 나와서 문장들을 일렬로 붙여봅니다. 그 후에 선생님과 함께 정답을 맞혀보며, 어떤 부분이 맞았는지, 이 부분은 왜 틀렸는지 등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흔히 의사소통에서 우리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영어를 한글로 해석하는 연습은 자연스럽게 하지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영어문장으로 만들어보는 연습은 비교적 부족합니다. 이를 영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지만 입으로 말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A-B 주고받는 대화문이 있을 때, A 부분만 한글문장으로 번역해놓고, 이를 영어로 말해봅니다. 교과서 부록의 스크립트를 활용해서 쉽게 만들 수 있고, 이것은 짝 활동 혹은 학습자 한 명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기도 합니다.

 

교사가 즐거우면, 학생도 즐겁다!

이것은 저의 철학인데요.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호흡하는 것인 만큼 모두에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사 스스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참으로 다양한 방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이것을 때에 맞게 잘 발현하고 학생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데까지 이르도록 하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 시작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교과서를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이 활동이 어떤 면에서 효과적인지를 보고, 보다 활동을 색다르게 조금 바꿔 보완하거나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다양한 교수 방법과 약간의 개작으로도 즐거운 수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의미 있게 참여하는 수업, 그에 대한 고민이 참으로 귀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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