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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소리 질러서 다리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비회원 2011. 11. 5. 07:00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유리컵을 깨뜨리는 실험을 본 적이 있나요? 이런 실험을 하려면 높은 음을 낼 수 있거나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어야겠죠? 그래서 KBS 스펀지 팀이 각 분야에서 목소리 대가들을 방송국 스튜디오에 불러 모았답니다. 성악가, 보컬가수, 발라드가수, 개그맨, 판소리명창, 웅변가 등이 참석해 목소리만으로 와인 잔을 깨뜨리는 실험에 도전한 거죠.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와인 잔에 대고 목소리를 지를 때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작은 소리로도 와인 잔을 깨려면 와인 잔의 ‘고유진동수’를 알면 좋거든요. 아, 우선 ‘고유진동수’에 대해 설명해야겠네요.  
 
소리는 떨림을 통해 물체에 힘을 전달하게 돼요. 그런데 모든 물체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떨림의 정도가 있답니다. 이걸 ‘고유진동수’라고 하는데요. 소리가 공기를 타고 물체에 전달됐을 때, 소리의 떨림이 물체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할 수도 있어요. 이때는 큰 소리의 울림이 나타나고, 물체에 충격을 주게 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을 ‘공명현상’이라고 부른답니다.
 
공명현상을 일으켜서 와인 잔을 깨뜨리려면 우선 자신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지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소리의 떨림 에너지를 와인 잔의 고유진동수와 일치시키는 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두 가지 떨림을 일치시키도록 노력하면서 끈기 있게 소리를 질러야만 와인 잔은 점차 큰 떨림으로 울려서 깨져버리는 것이죠.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와인 잔을 입을 대고 힘껏 소리를 질렀어요. 노래를 부르는 등 다양한 소리를 냈죠. 이때 소리 떨림을 참가자가 직접 보게 하려고 길쭉한 빨대를 와인 잔에 넣어 뒀어요. 와인 잔의 고유한 진동수와 목소리의 주파수가 일치하면 빨대가 심하게 흔들릴 테니까요. 공명현상이 더 심해지면 빨대가 견디다 못해 와인 잔을 튕겨 나오게 되죠.
 
하지만 보컬가수와 성악가, 판소리 명창, 개그맨, 웅변가들이 목소리를 힘껏 높여서 발성해도 와인 잔은 깨지지 않았어요. 빨대가 조금 흔들렸을 뿐이죠. 국내 최초로 시도된 ‘목소리로 와인 잔 깨기’ 도전자는 이제 한 명의 남자가수만 남게 되었어요.
 
남자 발라드가수는 세 시간 반 이상을 목소리 지르다가 어느 순간 와인 잔의 테두리가 크게 요동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리고 다시금 호흡을 고르고는 목소리를 내는 순간 와인 잔의 유리벽에 금이 가면서 쨍~ 소리를 내면서 깨져버렸어요.
 
정말 감격의 순간이었어요. 산의 정상을 정복한 기분을 만끽했답니다. 소리는 진동이고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한 번 더 확인된 순간이었으니까요. 약한 목소리로도 물체를 울리게 되면, 강한 유리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였어요.
 
이런 공명현상은 실생활에서 많이 발견돼요. 농구선수들은 공을 계속 튕기면서 공격해야 하는데 이때도 공명현상이 숨어있답니다. 한 손으로 볼을 계속 튕기면 공이 바닥에 닿으면서 튕겨 올라오죠? 이때 공이 튀어 오르는 진동주기와 손의 움직임이 정확히 일치하면 손목의 작은 힘만으로도 공을 계속 튕길 수 있어요. 공이 튀어 오르는 주기와 손목에 힘을 주는 주기가 일치하면 바로 공명이 일어나기 때문이랍니다.
 
공명의 원리는 그네타기에도 적용될 수 있어요. 그네가 뒤로 높이 올라가서 막 내려오는 순간 발에 약간의 힘을 주게 되면, 그네가 더 높이 올라가게 되죠? 그네가 오르고 내리는 주기에 맞춰서 발에 힘을 주면 공명이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그네를 타는 사람은 작은 힘으로도 힘차게 그네를 탈 수 있습니다.  
 
작은 발 구름으로 그네를 힘차게 오랫동안 탈 수 있는 원리는 궤종 시계에 적용돼요. 시계에 매달린 추도 그네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처럼 길이에 따라 좌우로 운동합니다. 추가 좌우로 갔다가 돌아오는 순간에 맞춰 약간의 힘으로만 밀어주면 적은 힘으로 추를 오랫동안 운동시킬 수 있어요. 그래서 작은 건전지로도 일 년 이상 시계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리를 질러서 다리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줄에 매달려 있는 다리인 ‘현수교’를 예로 들어 볼게요. 소리가 다리의 상판에 전달되면, 현수교가 매달린 줄의 길이에 따라 흔들리게 됩니다. 이때 소리의 떨림 진동주기가 다리의 흔들림 주기와 일치하게 되면 점차 소리가 울려서 에너지가 모아져요. 다리의 흔들림이 점차 커지면 드디어 다리의 상판이 뒤집히고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몇 가지 가설이 성립해야 합니다. 우선 소리의 떨림 주파수는 반복되는 주기가 아주 낮아야 합니다. 부피가 큰 다리의 흔들림과 맞추기 위해서죠. 또 현수교 옆면에 소리의 진동이 잘 전달되도록 소리가 넓게 퍼져야 해요. 동시에 현수교의 다리상판과 현수교를 매달고 있는 줄도 쉽게 비틀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답니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우주공간도 ‘공명’현상이 있을까요? 1950년대에 활약한 독일의 우주물리학자 ‘슈만’ 지구의 주파수인 ‘슈만공명주파수’를 발견했습니다. 이 주파수는 지구표면으로부터 상공 55km까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전리층 사이를 공명하고 있는 주파수로 지구가 우주와 교감하여 우주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주파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주파수대가 7~10Hz인 ‘슈만공명주파수’가 사람 뇌파의 평균 주파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활동할 때, 우리의 뇌파는 슈만공명주파수보다 높은 베타파 상태가 되지만, 우리가 가만히 쉬거나 명상을 할 때면 슈만공명과 같은 알파파 상태가 됩니다. 이때 우리는 더할 수 없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해요.
 
지금까지 소리 때문에 생기는 생활 속의 소리울림 공명현상을 몇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소리의 공명현상을 이용하면 작은 소리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잘 알았죠? 이런 현상들을 잘 이용하면 소리를 실생활에 두루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그 방법들을 잘 익혀두어 지혜롭게 살면 좋겠습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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