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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몰타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8. 29. 13:00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하여 전체 학생의 1%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요즘에는 도서관이나 지역 센터 등에서 시행하는 다문화 체험 행사들이 종류별로 참 많더라고요. 아직 한 번도 참여해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참에 얼마 전 해외에 나가게 되어 생생한 문화체험을 하고 올 수 있었어요. 저는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 동안 몰타에 다녀왔는데요, 기간이 짧아서 어학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체감할 수는 없었지만, 몰타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몰타'에서의 문화체험기, 궁금하지 않으세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

<비행기에서 바라본 몰타의 모습>

'몰타'남유럽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이탈리아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는 조그만 나라입니다. 제주도의 6분의 1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지만 물 맑은 해변과 많은 관광지가 있고 몰타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유럽 국가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특히 유럽에서 어학연수를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며 외국인 친구들과 금방 친해졌어요. 제가 있는 반에는 동갑내기 이탈리아 친구은행에서 일하시는 스페인 아저씨를 비롯한 러시아, 독일에서 온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저마다 나라도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지만, 서로의 나라에 대해 궁금해하고 신기해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답니다.

 

음식을 통한 문화체험

어느 더운 날, 같은 반 친구들과 기숙사 카페테리아에 앉아있는데 스페인에서 온 파블로 아저씨가 다가왔습니다.

“우리 반을 모두 초대해서 스페인 요리를 대접하려고 하는데, 이번 주 일요일 저녁에 시간 되니?”

그 말을 들은 저와 친구들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yes!!!'라고 외쳤습니다. 파블로 아저씨는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대신 다음 주에는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있는 파블로 아저씨>

일요일 저녁 9시. 카페테리아에는 처음 보는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졌어요. 감자오믈렛과 토마토 감자 샐러드, 이렇게 두 종류였는데 스페인어로는 음식이름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몰타의 음식들은 짜고 기름진 것들이 많아서 입맛에 맞지 않았었는데 스페인 요리는 생각보다 담백해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스페인의 저녁 식사 시간에 따라 9시가 넘은 시간에야 저녁을 먹었지만 정말 맛있어서 저는 파블로 아저씨에게 뛰어난 요리사라고 칭찬하면서 무려 두 접시나 먹었답니다. 


저녁 식사와 함께 포도주를 함께 곁들인다는 스페인의 문화에 따라 포도주도 함께 곁들여 마셨는데요, 파블로 아저씨에게 두 손으로 포도주를 따라주니 그것을 보면서 신기해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를 영어로 설명하려니 꽤 어려웠지만, 윗사람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했답니다. 설명이 끝난 후 알고 보면 자신은 어리다며 저에게 두 손으로 포도주를 따르는 파블로 아저씨의 장난으로 더 화기애애한 파티가 되었답니다.


<젓가락으로 쌈을 싸고 있는 이탈리아 친구>

며칠 뒤, 약속한 대로 한국 음식파티를 열어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삼겹살, 닭볶음탕, 라면, 파전, 떡볶이, 짜파게티…. 한국에서는 흔히 먹을 수 있는 것들인데 타국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고 한국이 그리워지는데, 외국인 친구들은 처음 보는 음식의 모양에 흥미로워하면서도 무엇으로 만든 음식인지 설명을 듣고 맛을 보기를 원했답니다. 때로는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약간 꺼리면서도 모든 음식을 한 입씩 맛보려는 외국인 친구들의 모습과 맛을 보고 난 후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 재미있었어요. 


쌈장은 냄새가 강해 외국인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권했었는데, 생각과 달리 정말 맛있는 소스라면서 여러 음식을 쌈장에 찍어 먹는 모습은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답니다. 이탈리아 친구가 젓가락 사용법과 쌈 싸먹는 법을 배워 젓가락을 이용해서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다른 국적이라는 사실보다 단지 ‘한 명의 친구’라는 점만이 느껴졌어요. 스페인 음식파티 때는 스페인 저녁식사의 기본예절을 배우면서 그 나라의 특색을 느꼈다면, 한국 음식파티 때는 한국 음식에 잘 적응한 외국인 친구들을 보며 나라와 언어, 겉모습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하나의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을 통한 문화체험

<교실의 모습>

몰타인인 선생님과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로 이루어진 반 덕분에 수업의 하나로 서로 자국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2분 동안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다들 자신의 모국의 문화를 잘 알리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평소 일상적인 대화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 정치나 외교 부분까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진행되는 것이라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던 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죠. 나라마다 개성 있는 문화는 듣는 것만으로도 저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답니다. 저는 국문학도답게 한국의 문화 중 언어 부분을 발표했어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이 자국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놀라는 것을 보며 으쓱하기도 하면서 앞으로 한글이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발표가 끝난 후 외국인 친구들의 부탁에 따라 한국어로 그들의 이름을 써주니까 어렵게 생겼게 생겼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읽는 거냐고 물어보며 신기해했답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갔던 코미노 해변>

오전에 수업이 끝나고 나면 수업에서 친해진 외국인 친구들과 높은 절벽에서 멋진 석양을 보러 소풍을 가기도 하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놀기 위해 해변을 찾아다니기도 하면서 매일매일 여행을 다녔는데요, 그 자체만으로도 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되었답니다. 언제나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지치기는 했지만,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니 서로의 일상에 대해 말하면서 자국의 제도와 문화에 대해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학교에 다니는 나이도, 기간도, 수업시간도 달라 때로는 서로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어느 나라 학생이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지만 공부하기는 싫어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답니다. 밤에 동네를 산책하면서 말하는 자신의 친구나 이성 친구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에서도 동감하기도 하고 작은 차이점들에 놀라기도 하면서 타국의 문화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어요.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그 나라 친구에게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들으니 더욱 생동감도 있고 상상을 통해 마치 제가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건을 통한 문화체험

<몰타의 전통빵 파스티치>

한국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수업 날. 평소 시끄러운 교실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모두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선생님께서 마지막 선물이라며 몰타의 전통 빵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이제 정말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마냥 아쉬웠지만 맛있는 몰타의 전통 빵을 맛보며 즐겁게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선생님께서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기념품을 살 때 참고하라며 몰타의 유명한 것들을 말씀해주신 덕분에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 몰타를 상징하는 예쁜 자석들을 살 수 있었어요.


<몰타의 십자가와 행운의 눈>

빵을 다 먹고 나서 저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선생님과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기념품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저는 몰타에 오기 전에 친해지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주기 위해 핸드크림을 선물로 사갔었는데, 다들 작은 선물을 하나씩 들고 왔더라고요. 한국의 엽서, 전통 술, 훈민정음으로 꾸며진 액세서리 등 종류도 다양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서 외국인 친구들에게 주었답니다. 작고 소소한 것들인데도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외국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저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준 핸드크림까지도 남자인 외국인 친구들이 좋아해 주더라고요. 외국인 친구들은 각각 자국의 방법대로 볼키스를 하거나 손등에 코를 비비는 방법 등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답니다. 아쉽지만 마지막까지도 저에게는 문화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체험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새롭고 신기했던 몰타에서의 생활.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수업을 통해서, 음식을 먹으면서, 기념품을 주고받으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오해들을 버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성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 안에 존재하는 보편성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고 값지게 느껴지네요.

 

저처럼 다른 문화에 대해 선입견을 품고 있거나,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다문화 체험 행사를 신청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체험만으로도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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