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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임 사

대한민국 교육부 2014. 7. 17. 13:40

이   임   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교육부장관의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그간의 성원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에 앞서, 

세월호 침몰 사고 등으로 희생된 어린 학생들, 

그리고 이들 곁에서 함께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책임을 통감하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느 덧 세 달이 흘렀지만 여전히 애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으로서 

지난 1년 5개월여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새 정부에서 추진할 교육 분야 국정과제를 체계화하여 추진 기반을 다지고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을 정립하는 

참으로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교육이 고질적인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창의적 교육으로 

전환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선행교육 금지 등 공교육 정상화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고,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꿈과 끼를 

탐색할 수 있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지나치게 복잡한 대학입학 전형 방법을 간소화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대입 전형으로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인성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의 기본 틀을 만들고 

우리 대학입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 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 구조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조만간 도래할 학생 수 격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면서도,

특히 앞으로 큰 위기에 처하게 될 

지방대학과 전문대학들도 상생할 수 있는 

대학 구조 개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 

안전한 사회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국가 혁신의 차원에서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학생 안전 교육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밖 안전은 교통, 건설 등 

사회 각 분야가 책임지고 확보해야 할 부분이지만

장기적,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안전 의식을 철저히 내면화해야만 

졸업 후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지 

안전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헌법상의 가치인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걱정됩니다. 



교육은 인간과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떠나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에서 교육과 정치는 모두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기가 아주 쉽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정치적 과정을 거쳐 임명되거나 선출되는 교육부장관이나 교육감이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교육은 정치의 적극적인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정치권으로부터 관심을 얻지 못하면 교육은 예산과 입법 등 국가적 지원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일견 비현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본질적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가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특히 정치가 사회 통합의 구심체 역할을

하기 보다 종종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되는 우리 현실에서 

만약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원칙이 포기된다면, 

학교는 파당적 이해관계나 “정치 이념 간의 전쟁터”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이 점에서 교육과 정치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계와 정치권 모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저는 우리 교육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 가장 우수한 선생님, 

자녀 교육에 가장 헌신적인 학부모님들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요한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입시위주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일입니다.


 

시험 문제를 반복해서 풀이하는 식의 교육으로는 풍부한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들을 길러낼 수 없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끈질기게 그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육부 동료, 후배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정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아니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습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행정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해 온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여러분들의 헌신과 공헌이 제대로 평가 받는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여러분들을 믿기에 가벼운 발길을 내딛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2014. 7. 17.


교육부장관   서  남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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