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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

과학기술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09. 9. 9. 18:10
과학기술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김중현입니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지고 바람이 서늘한 것을 보니 어느새 가을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보내야 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감정조차 사치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직업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과학자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데이트도 하고 티격태격 사랑싸움도 할 텐데, 수면시간도 줄여가며 연구에 매달리고 있으니 영화제작자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생각하기에 로맨틱 코미디와 과학자는 서로가 ‘가까이 할 수 없는 당신’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과학기술인은 연구를 위해 일상의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 여가와 휴식, 심지어 자신의 건강까지 말입니다. 

“과학기술은 인류 공동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합리성과 보편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식체계이다.” 과학기술인 헌장의 첫 문장이 말해주듯, 과학기술인이 하는 일은 개인의 성공이나 명예를 넘어 인류  문명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숭고한 일입니다. 보상이나 가치를 따지기 힘든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현실은 이런 사실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공계에 대한 낮은 인식과 기피현상, 열악한 처우, 투자의 인색함, 성공에 대한 보상보다 실패에 대한 비난이 더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 등은 과학기술인 뿐 아니라 미래 과학도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들입니다. 과학기술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나로호’입니다. 우리 땅에서 처음 발사한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단지 우주개발 분야 뿐 아니라 한국 과학기술계 전체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로호 발사는 미완의 성공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많은 과학기술인은 다음에도 성공하지 못하면 더 이상 우주개발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실패를 너그럽게 감싸 안는 문화가 성숙되지 못했습니다.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9,999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에디슨이 만일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두세 번쯤 실패한 후에 전파사 주인이 되었을 거라는 우스개 소리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인색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번 나로호 발사에서 국민들은 따뜻한 박수와 격려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주었습니다. 한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분들이 진심어린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27% 정도에 불과한 첫 발사 성공률에 비추어 볼 때 ‘절반의 성공’도 값진 것이라는 격려는 나로호 개발과 발사에 참여한 연구원 뿐 아니라 모든 과학기술인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는 과학기술인 여러분, 

여러분이 하고 계시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고귀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도전하십시오. 성공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돌아올 것입니다. 정부도 여러분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구자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연구의 질적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창의적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연구자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선진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데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오늘은 잠시, 실험실 밖으로 나와 부쩍 높아진 하늘도 올려다보고 선선한 가을바람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기지개를 켜며 연구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새롭게 다지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2009. 9. 9.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김중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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