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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사교육과의 전쟁 1년

대한민국 교육부 2009. 12. 14. 11:05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아산시 온양한올고는 '2레벨 업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생의 사교육비는 20조9,000억 원에 이른다(통계청 기준).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사교육비 경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노경원 사교육대책팀장은 "사교육과의 전쟁이라기보다 학교의 틀을 바꿔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글| 박길자  기자

올 한해 공교육을 변화시키려는 교육정책으로 학교 현장이 속속 바뀌고 있다. 교육정책은 크게 ▲선진형 입시제도 정착 ▲학교 다양화 ▲정규 수업 내실화 ▲사교육 대체서비스 강화 ▲학원 운영의 효율적 관리 등을 뼈대로 한다.


   사교육비의 주범을 잡아라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 전국 초·중·고생의 사교육비는 20조 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의 교육열은 상상을 넘어선다. 고학력 신화는 사교육비의 주범이다. 입시를 바꿔야 교육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입학사정관제와 과학고·외국어고 입시 개선책은 이 연장선에서 나왔다. 올해 입시에선 2만838명이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간다. 이를 위해 입학사정관제 홈페이지와 대입 상담 콜센터를 개설했다.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명문대들도 있다. 카이스트(1,020명), 포스텍(306명), 광주과학기술원(100명), 울산과학기술대(600명)다. 지금까지는 외고·과학고 진학을 위해 학원행이 불가피했다. 영어듣기평가의 난이도 완화(외고), 경시대회·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 폐지(과학고) 등 입시제도 개선이 과열을 식힐지 주목된다. 

교육계에서 논란이 심했던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내년 3월 전면 시행된다. 이미 교원평가는 첫 발을 내딛었다. 올 상반기 시범학교로 지정된 1,570개 초·중·고교가 지난 6, 7월 교원 평가를 시행했다. 유인식 교직발전기획과 교육연구관은 "평가결과가 나빠 여름방학 중 자율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1,594개교가 시범학교로 지정된다. 유 연구관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평가 지표를 만들었다."며 "교사는 18개, 교장·교감은 8개 지표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우수 교사들에겐 6개월~1년간 ‘학습연구년'을 줄 방침이다.  

마이스터고, 기숙형 공립고, 자율형 사립고 등 ‘고교 다양화 300' 정책에 대한 현장의 호응도 높다. 전국 21개 마이스터고가 2010년 3월 개교한다. 자동차, 모바일, 반도체, 항공, 뉴미디어콘텐츠, 메카트로닉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명장'을 기른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면 협약 기업체에 취업하고 남학생은 최대 4년간 군 입대를 늦출 수 있다. 입대시 특기병으로 근무하고 제대 후 산업체로 복귀해 마이스터로 성장한다.

특성화고인 조리과학고 학생들의 수업장면




   다양한 교육과정, 각계 전문가를 학교로
 

교육과정 자율과 함께 개별학교의 권한은 커진다. 내년부터 학교장에게 교원 정원의 20%까지 교사초빙권을 준다. 교원전보권도 강화한다. 외부 전문가들도 수혈된다. 산업, 예·체능 분야 전문가나 수학·과학·외국어 박사학위 소지자가 교단에 선다. 현재 282곳인 자율학교는 내년엔 2,500여 곳으로 크게 늘어난다. 

교과교실제로 수준별·맞춤형 수업이 활발해진다. 내년 3월 전국 5,267개 중·고교 중 12.3%인 647곳에서 시행된다. 교과부는 현재 대다수 교과에 교과교실제를 도입하는 선진형 중·고교 45곳, 수학·과학·영어에 교과교실을 도입하는 과목중점형 학교 223곳, 수준별 수업형 학교 379곳을 각각 지정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 밀집학교는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지정됐다. 현재 1,440개교에 학교당 최대 1억 원까지 지원됐다. 

충남 아산시 온양한올고(교장 박우승)는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후 ‘2 레벨 업 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사교육 참여율이 41.6%로 1인당 연간 사교육비는 318만원에 이른다. ‘2 레벨 업 프로젝트'는 10단계 프로그램으로 졸업 시 교육수준을 2단계 높이는 것이 목표다. MBTI 검사로 신입생을 진단한 후 1학년 재량활동 시간에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나를 찾아서' 수업을 한다. 학습법 컨설팅, 무학년 수준별 방과후학교, 자기주도학습, 학습동아리 운영, 1대1 맞춤형 입시지도가 이뤄진다. 박준호 교감은 "사교육없는 학교 지정 후 수월성 교육을 중하위권 학생들로 확대해 학력 편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0월 ‘위캔플라이 캠프(We Can Fly Camp)'와 ‘리핑 클래스(Leaping Class)'를 운영해 성과를 거뒀다. 리핑 클래스는 학습 부진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학교다. 상담·사회복지·청소년 관련 전공자로 짜여진 강사들이 학습지도와 인성교육을 했다. 박 교감은 "동기 향상 프로그램인 위캔플라이 캠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를 비롯해 올해 457개 초·중·고교가 사교육없는 학교로 지정됐다. 학교당 1억여 원씩 총 600억 원이 지원됐다. 교과부는 2012년까지 이를 1,000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온양한올고는 수월성 교육으로 중하이권 학생들의 학력편차를 줄이고 있다. 사진은 온양한올고 학생들이 위캔플라이 캠프를 통해 인성교육을 받고 있는 장면이다.




   영어교육, 학교가 책임진다
 

올 한해 교단에는 영어교육 강화 바람이 거셌다. 특히 학원이 없고 원어민 강사를 만나기 힘든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이 변화를 체감했다. 

TaLK(해외 영어봉사 장학생)는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ㆍ영어격차)를 줄이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지난해 1기 380명이 농산어촌 초등학교에 배치됐다. 올 1학기에는 380명, 2학기에는 543명이 국내 대학생들과 팀을 이뤄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재외교포와 원어민 대학생들을 친한파로 만드는 효과도 거뒀다. TaLK(Teach and Learn in Korea)이란 말 그대로 ‘한국에서 가르치고 한국을 배운' 것이다. 

영어 봉사 장학생들이 롤모델이 된다는 이점도 있다. 그동안 TaLK 참여 학생들은 휴학하고 한국에 왔다. 교과부는 11월 미국 미시건대와 노스텍사스대와 학점 인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원어민 장학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고교를 졸업해도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피하거나 ‘콩글리시'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실전 회화보다 점수따기용 공부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투입은 이런 면에서 효과적이다. 현재 3,000명의 강사가 정규 수업을 맡고 있다. 교과부는 12월 2,000명을 추가 모집한다. 금용한 영어교육강화팀장,은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교원-교육환경을 바꿔 실용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영어 시간은 늘어난다. 초등학교 영어수업은 내년 3월부터 현재 주당 1시간에서 2시간이 된다. 현재 주당 2시간인 5, 6학년 수업은 2011년 3월 주당 3시간으로 늘어난다. 또 원어민 원격화상강의는 전국 618개 초·중·고에서 시행 중이다. 

교과부는 교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수영어교사(TEE) 인증제를 도입했다. 토플, 토익, 대학원 수업 등 일정 학점을 따면 TEE-A(ace), TEE-M(master) 자격을 준다. TEE-M는 교사들의 ‘멘토'다. 연수 때 강사로 뛸 수 있다. 해외연수 특전도 준다. 

방학 집중영어교육 캠프도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지난해 11만 명이 참여했다. 황지혜 영어교육강화추진팀 사무관은 "올해도 참여 인원이 11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해외 어학연수를 못가는 초등학생들에게 단기 연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4월 개국한 EBS 영어교육방송은 학생들의 ‘과외교사'다. 금 팀장은 "전체 사교육비 20조 원 중 영어 사교육비가 3분의 1에 이른다."며 "EBSe는 학생들이 무료로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콘텐츠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BSi 점유율은 올해 30%로 온라인학습사이트 1위다. 서울시 ‘꿀맛닷컴' 등 16개 시·도 사이버가정학습도 초·중·고생들에게 인기다.

학교가 ‘보모' 역할도 한다. 초등 돌봄교실 얘기다. 현재 전국에서 3,766곳이 운영 중이다. 학원과 맞먹는 경쟁력으로 무장한 방과후학교가 속속 늘고 있다. 학부모 코디네이터, 엄마품 멘토링제로 방과 후에도 ‘남고 싶은' 학교가 됐다. 수준별로 세분화된 강좌와 특기적성반 운영으로 공교육 보완재로 성과를 거뒀다. 

새터민 자녀, 보훈대상자 자녀, 소년소녀가장 등에겐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을 준다. 대학생 멘토링 지원도 이뤄진다. 노경원 팀장은 "학원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점 추진과제"라며 "불법·편법 운영 학원을 점검하고,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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