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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력’ 올리고 ‘마찰력’ 줄인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8. 2. 2. 22:14

 

‘구심력’ 올리고 ‘마찰력’ 줄인다

여기는 평창 (6) 쇼트트랙 스케이트




최근 미국의 한 통계업체가 우리나라의 평창 동계올림픽 성적을 종합 6위로 예상하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레이스노트라는 이름의 이 통계분석업체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하여 종합 6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메달 7개 중에 5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올 것으로 미국의 한 통계업체가 예측했다 ⓒ 평창올림픽조직위



예상이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7개의 금메달 가운데 쇼트트랙에서만 5개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아직은 쇼트트랙 강국 중 하나임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못하다는 평가가 많은데도 이처럼 후한 평가를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대한빙상연맹의 관계자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쇼트트랙 분야에서 이룩해 놓은 실전 경험과 과학적 훈련 및 장비 덕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대회를 참가하든지 항상 일등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하는 훈련 방법과 갖추고 있는 장비들을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따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쇼트트랙은 원심력과의 한판 승부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 방법을 살펴보면 ‘원심력과의 한판 승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곡선 구간 훈련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러다 쓰러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의 기울어진 자세로 곡선 구간을 도는 선수들의 곡예와 같은 몸놀림은 쇼트트랙 경기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선수들이 곡선 구간에 대부분의 훈련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는 승부의 대부분이 곡선 구간에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111m 의 쇼트트랙 경기장 중 거의 절반 가까운 54m가 곡선 구간인 만큼, 이곳을 얼마나 잘 도느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나는 것이다.



 

쇼트트랙의 곡선구간은 전체 트랙 길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 평창올림픽조직위



곡선 구간을 돌 때 선수들은 곡선의 중심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을 받게 된다. 이때의 평균 시속은 45km 정도인데, 속도가 이보다 빨라질수록 원심력의 크기도 증가하고 몸에 미치는 부담도 커지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원심력을 극복하기 위해 빙판을 왼손으로 짚고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기울이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무게중심을 안쪽으로 쏠리게 해서 ‘구심력’을 높이는 훈련이라 할 수 있다.


대한빙상연맹의 관계자는 “곡선 구간에서도 선수들이 높은 속도를 유지하려면 높아지는 원심력에 맞서 균형을 잡아줄 구심력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속도가 빠르거나 곡선이 심할수록 몸을 안쪽으로 더 눕혀야 구심력이 증가하면서 보다 안정된 자세로 곡선 구간을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만 가지고는 증가하는 원심력을 이겨낼 수 없다. 곡선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때 나타나는 원심력에 버티려면 튼튼한 하체가 필수적이다.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 가끔씩 코치가 잡아당기는 고무 밴드를 손에 쥔채 코너를 도는 듯한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 이 것이 바로 선수들의 하체를 강하게 만드는 훈련 방법의 하나다.




마찰력 줄이고 구심력 높이는 경기복과 장비


쇼트트랙의 과학 원리는 경기복과 장비에도 숨어 있다. 경기 중에 다른 선수를 추월하기 위해 가장 바쁘게 놀려야 하는 하는 부분은 다리다. 문제는 다리가 번갈아 움직이다 보니 스칠 때 마찰이 생기면서 제 속도를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마찰을 줄이는 비결과 관련하여 쇼트트랙 경기복을 자세히 살펴보면 허벅지 안쪽 부분으로 두 다리의 감소시키는 특수소재 안감이 덧붙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안감은 마찰력을 최대한 줄여주는 소재로 제작된다.


또한 경기복 허리에는 딱딱한 우레탄 소재가 입혀져 있는데, 이는 선수들의 허리가 쉽게 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 내내 바람의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상체를 숙인 자세를 유지해야 하므로 허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우레탄 소재는 이런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여주자는 목적으로 덧입혀져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보다 편하게 트랙을 돌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를 끝낸 뒤에도 한동안 몸을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트랙을 돌며 휴식을 취하는 이유에는 바로 이런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경기복과 장비 속에는 속도를 올리고 안전을 지키려는 과학이 숨어있다 ⓒ 평창올림픽조직위



경기복 만큼이나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스케이트 날이다. 흔히들 스케이트날은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다고 생각하지만,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다르다. 일반적인 스케이트 날과는 달리 왼쪽으로 휘어져 있는데, 이는 절반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쇼트트랙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날은 빠른 속도가 필수적인 스피드 스케이팅에 적합하지만, 쇼트트랙은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치열한 자리 다툼 속에서 순발력 있게 상황을 판단하며 곡선 주로를 도는 것이 더 중요한 경기다.


대한빙상연맹의 관계자는 “안쪽으로 휘어진 날은 곡선 구간에서 확실한 효과를 발휘한다”라고 소개하며 “휘어진 트랙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동시에 안정된 주행 자세를 유지해 추월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쇼트트랙의 스케이트 날은 휘어져 있다는 점 외에도 부츠에 달려 있는 위치도 흥미롭다. 스피드 스케이트의 날은 중심을 잡기 위해 부츠 한 가운데에 부착되어 있지만, 쇼트트랙의 경우는 선수들이 왼쪽으로 몸이 많이 기울이는 만큼 스케이트 날도 스케이트 부츠의 왼쪽으로 살짝 치우쳐서 부착되어 있다.


이 외에도 두껍고 단단한 헬멧을 착용하는 것도 쇼트트랙 경기만의 특징이다. 이는 머리 부상 방지를 위해 착용하는 것으로서 넘어졌을 때 다른 선수의 날에 다치지 않도록 헬멧에는 구멍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글_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출처_ 사이언스올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8.0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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