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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얼음은 기후변화의 타임캡슐

대한민국 교육부 2018. 2. 19. 09:00

 

남극 얼음은 기후변화의 타임캡슐

바닷물 온도 변화를 어떻게 알까?




북극이나 남극 부근의 바닷물은 아주 차다. 반면 적도 인근 바닷물은 따뜻하다. 세계에서 가장 찬 바다는 북극해(북빙양)다. 가장 낮은 바닷물의 온도는 섭씨 영하 2도가량 된다. 순수한 물은 0도면 얼어버리지만, 바닷물에는 염분이 들어있어 어는점이 순수한 물보다 좀 더 낮다. 한편 가장 높은 수온은 적도부근 페르시아 만이나 홍해에서 나타난다. 수온은 섭씨 약 35도 정도 된다. 국지적으로는 이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도 한다.


심해로 내려가면서 수온은 점점 낮아진다. 태양에너지가 깊은 바다까지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태평양 바닥은 섭씨 약 1도 정도 되고, 동해 바닥은 이보다 조금 더 낮다. 그렇지만 해저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열수분출공에서 솟아나오는 물은 섭씨 350~450도나 된다.





대양의 평균 온도를 재는 방법


전 세계 대양의 평균 온도 변화를 알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생각해보자. 광대한 바다는 지역에 따라 수온이 다 다르고, 깊이에 따라서도 수온이 다르다. 이런 바다의 전체 평균 온도를 구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처럼 보인다. 그 넓은 바다 어디를 옮겨 다니며 수온을 잴 것인가.


대양의 평균 온도를 한방에 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스크립스해양연구소가 주축이 된 연구팀에서 개발되었다. 연구팀은 일일이 수온을 재는 대신, 바닷물 수온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기 중에 있는 불활성 기체의 비를 조사하였다. 이 시도는 전체 대양의 열량 변화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대기는 잘 섞이기 때문에 비교적 균질해서 바다와는 달리 한 곳에서만 측정해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방법은 2018년 1월 4일자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전시되었던 남극의 얼음 시추 코어 ⓒ 김웅서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의 얼음에 갇혀있는 공기방울 속의 아르곤, 크립톤 그리고 제논과 같은 불활성기체의 양을 측정하였다. 영겁의 세월동안 내린 눈이 계속 쌓여 만들어진 얼음 속에는 당시의 대기 속에 있던 기체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바닷물이 더워지면 크립톤과 제논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그러므로 대기에 있는 이 기체들의 비를 계산하면 전 세계 바다의 평균 수온을 추정할 수 있다. 참고로 불활성기체 또는 비활성기체라고도 하는 헬륨, 네온, 아르곤, 크립톤, 제논, 라돈 등의 기체는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화합물을 잘 만들지 못하며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남극 얼음이 간직한 과거의 비밀


연구팀은 남극대륙 얼음 층 깊이 3,405미터까지 시추하여 코어 시료를 얻었다. 이 얼음 코어에는 거의 10만년 동안의 기후 변화 기록이 담겨져 있다. 얼음 층의 나이는 약 50년 간격으로 확인하였다. 대기는 수주나 수개월 정도면 잘 섞이므로, 얼음 속 공기방울은 지구 평균적인 대기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8천~2만2천 년 전 시기에 초점을 맞추었고, 평균 250년 간격의 해상도로 변화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팀은 불활성기체 양을 측정하여 인간이 대기와 바다 온도에 영향을 미치기 훨씬 전에 있었던 가장 최근 빙하기의 정점일 때 평균 바다 수온이 섭씨 0.9도였음을 밝혔다. 현재 바다의 평균 수온은 섭씨 3.5도이다. 이 두 시기 사이에 바닷물 온도 증가로 지구 기후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얼음에 갇힌 기체방울 속 불활성기체 가운데 아르곤보다 제논이나 크립톤이 잘 보존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현재 분석 정확도는 섭씨 약 0.2도이고, 지난 50년 동안 온도 증가는 약 0.1도이다. 분석 장비나 방법 등이 더욱 정밀해지면 지구온난화로 영향을 받는 바다 수온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극지방의 얼음은 과거의 대기와 해양 환경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 수 있는 타임캡슐이다.





글_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출처_ 사이언스올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8.0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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