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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왜 울적해지고 빈대떡이 생각날까? 본문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속하는 처서(處暑)가 지났다. 처서는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의 절기로 여름이 지나면서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다. 날씨도 처서임을 알려주는 듯 비가 내리면서 그동안의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기상청에 의하면 중부지방은 이번 주 내내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릴 것이라 한다.
무더위와 열대야에 지쳐가고 있던 차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방에 따라선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내려 폭우로 인한 홍수피해도 염려된다. 비록 남부지방은 폭염이 계속 된다지만 중부지방은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인해 여름의 한낮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흐리고 어두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은 어두운 날씨와 빗소리 등으로 정신적,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면 울적해지기 마련이다.
비오는 날 신체의 변화에 대해 알기 위해 우선 두 가지 호르몬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바로 세로토닌(serotonin)과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다.
우선 세로토닌은 의식수준이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상쾌하고 평온한 기분을 갖게 해준다. 잡념이나 불안감들을 줄여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감각에도 영향을 줘 진통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에 세로토닌을 함유한 약품에서 건강식품까지 등장해 이들을 통해 세로토닌을 섭취하려 하기도 한다.
반대로 이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평정심을 잃고 쉽게 화를 내거나 우울해지는 정신적 변화가 올 수 있다. 이런 우울장애는 대인기피증, 거식증, 공황장애, 자살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도 손꼽힌다.
멜라토닌은 인체에서 분비되는 천연 수면제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일주기의 생체 리듬을 담당하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밤이 오면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수면욕구가 생겨 잠이 오게 된다. 때문에 수면유도제의 한 종류로 멜라토닌을 복용하기도 한다.
▲ 비구름으로 어두워진 날씨로 인한 호르몬 분비의 차이로 우울함이 발생한다. ⓒmuha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이 두 호르몬이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분비 촉진의 원인에 있어서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바로 일조량에 관계돼 있는데 간단히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을 때, 멜라토닌은 빛을 적게 받을 때 분비가 촉진된다. 즉 세로토닌은 낮에, 멜라토닌은 밤에 더 활발히 분비된다고 할 수 있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낮에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이유도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밤이 되면 이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세로토닌이 줄어들시 발생하는 현상인 우울함, 불안감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는 낮에 느끼지 못했던 활동으로 인한 통증이 밤에 나타나는 것도 이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세로토닌은 진통효과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낮에 활동할 땐 근육의 피로함을 덜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밤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몽롱함과 나른함이 더해져 우울감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비가 오는 날 기분이 울적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구름에 태양이 가려져 평소보다 어둡기 때문에 세로토닌의 분비가 억제되고 멜라토닌의 양이 많아져 우울감이나 몽롱함, 나른함 등이 찾아온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영향으로 어두울수록 잠에서 깨기도 힘든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은 기분을 울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우릴 괴롭히기도 한다. 특히 나이든 어르신들은 비가 오기 전, 비가 올 때 온몸이 쑤신다고 하는데 이 또한 날씨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구름은 상승기류가 활발한 저기압에서 잘 생기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과 그 전후는 대부분 저기압 대에 속해 있다. 공기 중의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 안과의 기압차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한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흐린 날씨로 인해 적어지기 때문에 진통효과를 보지 못해 더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세로토닌의 양이 적어지고 멜라토닌의 양이 많아져서 느끼는 우울감에서 오는 심리적인 요인도 한몫을 한다.
세로토닌 호르몬을 살펴보면 비가 오는 날일수록 파전이나 면 음식이 입맛을 당기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일조량이 부족해 세로토닌의 분비가 적어지면 인체는 세로토닌을 더 얻고 싶어한다. 그런데 밀가루 음식에 포함돼 있는 아미노산이나 비타민B는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주성분이기 때문에 밀가루 음식을 많이 찾는 것이다. 이 외에도 유제품, 탄수화물, 바나나 등도 세로토닌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들이다.
▲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많은 밀가루음식을 찾는 이유도 호르몬과 관련있다. ⓒjetalone
이런 현상들을 보면 햇빛을 잘 받는 것이 좋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비오는 날 몸이 쑤시고 우울감이 드는 이유가 받는 햇빛의 양이 적어지는 것임을 봤을 때 평소에 햇빛을 잘 쏘이지 않는 사람들은 우울증이 오기 쉽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또한 비 오는 날 들리는 빗소리나 천둥소리는 평소에 비해 주변 환경에서 나는 여러 소리들을 차단시키기 때문에 주변과 단절돼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 외로움이나 소외감 등으로 인한 우울감이 발생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비오는 날 찾아오는 우울감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일의 효율을 낮추고 무기력증을 유발하며 지속될 경우 심한 우울증까지 가져올 수 있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친구를 만난다든가 재밌는 영화, 여가활동 등을 통해 삶의 활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며 실내를 밝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는 어두워져 분비량이 많아지는 멜라토닌에 맞춰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일부 사람들은 오히려 비오는 날을 좋아하기도 한다. 비오는 날 찾아오는 우울함으로 인해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감상적이 되기 때문에 예술작품을 창작한다든가 감상할 때 평상시 보다 높은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함 때문에 쳐지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이처럼 높아진 감수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빗소리와 흐린 날씨에 울적한 날, 아름다운 음악이나 영화감상으로 마음의 양식을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재형 객원기자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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