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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에게서 깨달은 수능언어영역 학습법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25. 11:33


 


 (1) 온전히 귤 맛에만 집중한 게 언제였는지요.
 


유진은 송주황의 아내가 내준 귤을 먹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귤 한 쪽을 먹다가 그 귤 먹기를 다 마치기도 전에 무심코 그 다음 귤 하나를 또 입에 집어넣곤 했다. 송주황이 유진에게 말했다.
 
“밀감 다 자시고 나서 이야기 들으시이소.”
 
그 말을 들은 유진이 당황했다. 귀한 가르침을 들으며 불손하게 귤이나 우적우적 씹고 있었던 것에 대해 이 엄격한 유학자가 화가 났는가보다 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송주황은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들으며 밀감을 자시면 어디 밀감 맛을 느끼겠소?”
송주황은 인자하게 웃음 지으며 그리 말하는 것이었다.
 
“밀감 먹을 때는 밀감 먹는 데만 집중해야 내가 밀감과 나눌 수 있는 경험의 최대치를 맛볼 수가 있습니다. 자, 어디 한 번 밀감 먹기에만 자신을 완전히 바쳐보소.”
 
그러면서 송주황은 자신도 귤 한 쪽을 집어 입에 넣고 천천히 음미하듯 씹어서 삼켰다.
 
“자, 이게 제대로 밀감을 먹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바로 ‘경敬’입니다.”
 
출처 : 한석훈, <유진의학교>, 도서출판 한울, 2009년, 106쪽

  

 

 (2) 언어 때문에 울고 웃었던 제 얘기를 들어보세요.
 

지금부터 제가 언어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걸 알려드리려고 해요. 제가 언어적으로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얘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의 다양한 친구들을 보면서 이것만은 틀리지 않은 명제라고 확신했는데 생각보다 이 중요한 사실을 모르는 후배들이 많은 거 같아 글을 적게 되었어요.
 
저는 언어와 관련된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주 어렸을 적에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커가면서 흔히 책벌레라고 하는 친구들처럼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선생님께서 과제로 내주신 기출 문제나 EBS 문제집을 풀어보는 정도였습니다.
 

❖ 올해 수능-EBS 연계 출제 방향
올해 수능-EBS 연계의 유형은 기본적으로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추진된다.
 
❖ 수능-EBS 연계 유형 (’10.3.26 발표) ❖
▪ EBS 교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나 개념 활용
▪ 교재의 지문, 그림, 자료, 표 등을 활용하여 출제
▪ 핵심제재나 논지 활용, 문항의 변형(축소, 확대, 결합, 수정 등)

◦ 다만, 올해부터는 이들 연계 유형 중에서 개념과 원리 중심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과 원리를 EBS 교재를 통해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 이는 학생들이 EBS 교재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반복하여 풀거나 문제와 정답을 통째로 암기하는 식의 학습은 수능-EBS 연계 정책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므로,
- 학교에서 배운 개념과 원리를 EBS 교재를 통해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세 가지 연계 유형 중에서 ‘교과서와 EBS 교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나 개념 활용’ 유형의 비중을 늘리고,
- 지문, 그림, 자료, 표 등을 활용하고 문항을 변형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동일한 자료 등을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문항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 개념 또는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래서 딱히 수능을 위한 특별한 언어 공부는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나 다행히도 언어 성적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현역 때에 언어의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풍파 속에서도 신기하리만큼 잘 견뎠습니다.
 
 그러나 수능을 치기 몇 달 전에 제 언어 실력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비법 같은 게 없었던 저의 언어 성적은 다 운인 거 같았거든요. 왜냐면 다른 친구들의 문제지를 보니 핵심어에는 네모가 쳐져있기도 하고 접속사에는 세모가 쳐져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문제지를 보면 각 문단의 중심문장에 핵심을 그은 거 말고는 깨끗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을 몇 달 남겨두고 도형을 그리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제 언어 점수는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제가 열심히 도형을 그리느라고 언어 지문에 푹 빠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공부 방법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옳은 공부 방법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에 완전히 무아지경이 될 정도로 빠져드는 상태인 ‘경敬’입니다.
  

 

 (3) 언어 지문에 몰입하세요.
 
 

 
갑자기 언어의 난이도가 높아졌던 모의고사의 문제입니다. 굉장히 친숙한 소재라고 해서 겉으로만 읽고 문제를 풀면 오답이 나오기 쉬운 문제입니다. 시간의 흐름조차 잊은 채 언어 지문에 빠져 들어보세요. 언어 지문이 나와 연관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훨씬 쉬워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만화에서 흔히 나오는 소재인 사막에서의 오아시스 신기루와 어머니의 차를 타고가면서 봤었던 아지랑이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단어 하나하나를 상상하면서 읽어갑니다. 그러다보면 저도 모르게 언어 지문의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영상으로 펼쳐집니다. 위의 그림은 제가 그림판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각각신기루 지문에서 첫째문단과 둘째문단을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 떠오른 그림입니다. 마치 제가 지문을 읽는 게 성우 분께서 나레이션을 해주시는 느낌입니다. 나레이션에 따라서 다큐멘터리에 나올 것 같은 그래픽 영상들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이런 방식으로 읽으면 지문이 확실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이입도 연상도 ‘경敬’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데 그러한 시간의 흐름마저 잊을 정도로 집중을 했을 때 언어영역의 지문과 문제를 파악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언어 공부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글을 읽으신 게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방법이지요? 얼핏 보면 몰입을 해야 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리창을 통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바깥세상을 보았을 때 이를 가슴으로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언어 지문과 소통하려고 하기 보다는 언어의 절대적인 점수를 올리는데 바빠 보입니다. 시중에는 언어 문제집이 가득 쌓여있으며 학생들은 언어의 비법을 알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 EBS 교재수 축소, 강의 개선 등으로 수능 준비 부담 경감
▪ 시간부족과 많은 교재수 등으로 인해 EBS 교재 문항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 보다는 EBS 문항을 암기하는 식으로 학습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런 학습 방법으로는 본 수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연계대상 교재수 대폭 축소 : 언ㆍ수ㆍ외 절반 수준(45권→24권)
※ 언어 10권→6권, 수리가형 17권→8권, 수리나형 7권→4권, 외국어 11권→6권 이하
▪ 강의 통합 : 6단계 수준별 강의→초ㆍ중ㆍ고급의 3단계
※ 2012학년도 수능에서 연계 대상이 되는 EBS 교재 현황은 2012학년도 수능시험 시행계획 발표시에 최종 공지(’11.3월, 평가원)

 
언어 공부에 있어서 기출 분석도 중요하고 자신만의 풀이 방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 드리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런 부수적인 것에 앞서서 온전히 지문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언어의 지문을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보세요. 너무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언어 영역의 지문을 읽어나가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송주황이 말한 ‘경敬’의 경지에서 언어 지문의 최대치를 얻으실 수 있으실거에요.
 
 

 (4) 번외 : 김연아 선수의 ‘경敬’
 
 
여러분 모두 작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운 김연아 선수의 프리 스케이팅을 잊지 못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김연아 선수는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수험생보다 더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갈고 닦은 기술과 연기를 바탕으로 경기에서 한없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피켜스케이팅을 하면서 그녀는 스스로가 연기에 빠져들어 설레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사실 어쩌면 그녀는 매순간 매순간 다음 기술들을 걱정하면서 파르르 떨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가 기술은 몰라도 연기를 하는 그 순간 만큼은 온몸으로 감정을 느끼고 피겨를 즐겼을거라 확신합니다. 보는 사람도 빠져들 정도로 놀라운 그녀는 ‘경敬', 이는 결국 그녀와 대한민국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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