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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왠지 살아있는 듯한 로봇, '로봇세상'에 가보니

대한민국 교육부 2011. 5. 2. 13:56

2011.04.10 일요일
오랜 시간 차를 타고 내리니 어질어질합니다. 저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로봇 전시회를 취재하러 멀리멀리 대전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로봇 전시회를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장소를 확인하지 못한 채, 집 앞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착각했었습니다. 토요일이라 차가 막혀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에 도착해서 마음이 급합니다. 덕분에 꼭 타보려고 했던 자기 부상 열차도 타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2011 신기한 로봇세상 체험전
장소 :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
기간 : 2011.4.5(수) ~ 6.6(월)


과학관은 오늘을 사이언스 데이로 정해 입장료가 무료이고, 학생들과 가족들이 구름같이 많습니다. 대전에 이렇게 큰 규모의 멋진 과학관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감탄을 할 사이도 없이, 저는 시간 관계상 로봇 전시회장을 향하여 쫓기듯 뛰어갑니다.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꼭 추석에 마트에 있는 한복 마네킹 같은 것이 안내해줍니다. 이 마네킹의 이름은 <아리>고요, 여러 가지를 물으면 눈을 깜빡거리고 목과 팔과 입을 움직이며, 대답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요!


처음부터 사람 같은 로봇 <아리>가 나와서 조금 놀랐지만, 다음 순간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웬 피노키오 같은 목각 인형이 헤헤 웃으면서, 두 손에 든 깃털 막대기를 들고, 두 손 두 발을 마구 흔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작은 아이가 허공에 매달려 움직이는 줄 알고 깜짝 놀랐지만, 목각 인형이군요! 이름 하여 <카라쿠리> 인형입니다. 일본의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아주 귀한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이 인형은 깃털 달린 막대기처럼 생긴 산채를 흔드는 산채 인형입니다. 이 인형은 마을의 축제나 제사를 위해 실외에서 쓰였답니다.

카라쿠리 인형은 실과 태엽만으로 만들어서 그 시대 기술의 발전을 잘 보여주고, 아주 귀해서 전 세계에 몇 개 없다고 합니다! 카라쿠리 인형은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활 쏘는 동자 인형, 차를 대접하는 인형과 방금 우리가 보았던 산채인형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근대의 로봇들이 우리를 맞네요. 아톰과 태권브이, 마징가 Z! 어른들에게 들었던 익숙한 로봇들이 많았고, 제가 모르는 일본의 로봇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보기에도 친근하고 익숙한 이 로봇들을 지나면서, 항상 제가 기억하는 말이 있습니다. '로봇의 발전은 기술보다는 언제나 상상력이 먼저였다!'



이 로봇 전시회가 특별하고 재미있는 것은 그냥 전시회가 아니라 체험형 전시회라는 점입니다. 관절을 가진 여러 모양의 로봇들, 이를테면 방아 찧는 토끼 로봇이 톱니, 지레의 원리를 적용시켜 손잡이를 잡아서 직접 움직일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작품은 대부분이 직접 만져서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유리관의 고질라가 끼익 끼익 걸었고, TV 같은 로봇의 입속에서 불이 켜지며 하나의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이 전시회가 왜 가볼 만한 곳인지를 알려 드리자면, 한 골목을 돌아 모퉁이를 나오자마자 수십 개의 견고한 나무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러분께서 혹시 로봇과 나무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작품들은 관절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로봇입니다! 작품은 오직 나무로만 만들어졌고, 몇 가지 정말 큰 작품들만 빼면 모두 만져볼 수 있습니다. 여기 있는 이 용은 입에 있는 도르래를 돌려주면 정말로 용이 구불구불~ 하늘에서 유영하며 나는 것처럼 움직입니다!

<돈키호테>라는 작품은 도르래를 돌리면 말을 탄 기사가 창을 들고서 앞으로 전진하고, 그와 같이 기사 앞에 있는 풍차도 윙윙엥엥~ 잘 돌아갑니다! 입을 벌리고 있는 공룡과 산책을 하는 사람과, 개 줄을 잡아당기면 띵띵~ 실로폰을 두드리는 장난감 같은 로봇까지 종류는 다양하죠. 저기에는 직접 만져볼 수는 없지만, 인상 좋은 허수 할아버지가 자전거 페달을 자동으로 밟으며 우리를 향해 미소 짓고 있습니다. 로봇이 나무라서 푸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만, 체험하는 어린이들의 눈빛은 아주 진지합니다.

그러나 꼭 주의할 것이 있어요! 신 났다고 마구 힘차게 돌리다가 작품이 부러지는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멋진 체험 전시회에 갔다가 물건을 망가뜨린 죄책감만 안고 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제가 가장 관심 있게 보았던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작품은 비록 훼손되기 쉬워서 만져 볼 수 없었지만, 아주 길어서 만리장성을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이 나무 로봇들은 마치 제가 제페토 할아버지가 되어 피노키오를 만들었는데, 살아 움직이는 걸 보고 충격을 받듯이 어딘가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재료가 나무라 그럴까요?


또각~ 띠긱~ 소리를 내는 나무 인형들을 뒤로하면, 미래 로봇처럼 생긴 안내로봇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말을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안내로봇이에요!" 꼭 대여섯 살 아이의 미성으로 말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군요. 안내로봇의 옆에는 한 아저씨께서 로봇 마술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사람이 너무 북적북적 많고, 취재를 문 닫기 전에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전부 구경할 순 없었지만요, 사실 제 머릿속에도 로봇과 마술은 전혀 동떨어져 있답니다. 기계 나오는 판타지 소설 없고, 마법 나오는 공상 과학 소설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아저씨께서는 로봇과 마술을 연관시켜 공연하니 저도 참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음에는 최첨단 기계 기술을 이용한 무기들입니다. 여기엔 <신궁>이라는 휴대용 미사일이 있습니다! 휴대용 미사일이라?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차까지! 제가 늦게 도착해 정말 숨 가쁜 로봇 전시회를 체험했네요. 후~ 집에 돌아가 돌아오는 주말엔 친구와 함께 장난감 전차를 가지고 노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겠네요. 여러분, 휴일에 집에서 로봇 영화를 보는 것보다,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관이 있는 대전으로 조금 일찍 서두르셔서, 전국 유일의 자기 부상 열차도 타보시고, 직접 로봇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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