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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본문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어버이날은 '낳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키우기 위하여 제정한 기념일'이라고 되어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버이날을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선물이나 용돈을 드리며 식사도 함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분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어버이날을 기대하셨었나요? 또, 어떤 어버이날을 부모님께 선물하셨나요?
저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어머니 특별展'을 찾았습니다. 어머니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효(孝)'를 실천하는 것이 어버이날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엄마께서도 보고싶어하셨던 전시회라 모녀가 함께 '효(孝)'의 의미를 찾는 특별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시장 입구입니다.
엄마는 외할머니를, 저는 엄마를 가슴에 담고 함께 떠난 '효(孝)'로의 여행.. 함께 가보실까요?
1관 - 어머니께 가는 길
하루 일과를 마치고 어머니에게 가는 길을 징검다리와 밤하늘의 별, 은하수 등으로 표현한 공간입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나눠준 3D 입체용 안경을 쓰고 모니터 속의 우리들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며 징검다리를 건너갑니다.
2관 - 어머니의 일생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줄줄이 낳은 자식들을 사랑으로 키우며 살아가는 어머니의 일생을 이서지 화백님의 민속화를 통해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민속화를 3D 입체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더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어머니의 일생 중 '시집살이'를 담아왔습니다.
아궁이 불 앞에 앉아있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시집살이가 얼마나 고달프고 서러운지 나타나있고요, 문 뒤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듯한 시어머니의 모습도 보입니다. 제 어머니 세대보다 좀 더 먼, 할머니의 삶을 이곳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장광(장항아리를 보관하는 곳), 김장, 호박꼬지, 다듬이질 등 일 년 내내 끊이지 않는 집안 일에 하루도 편하게 쉬는 날 없이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삶을 보면서, 저런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부모님들이 계시고 또 우리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께서는 직접 보신 일에 대한 경험담과 외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해주시며, 저에게는 먼 옛날의 모습이지만 엄마에게는 바로 외할머니의 모습이었기에 더 마음에 와닿는다고 하셨습니다.
3관 - 엄마가 어릴 적에
와~! 이곳에는 얼굴 표정이 하나하나 살아숨쉬는 닥종이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엄마와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만들어진 닥종이 인형을 통해 엿볼 수 있는데요, 더불어 우리의 세시풍속 12가지가 구연동화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어 어린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사셨던 시골마을을 닥종이 인형으로 재현한 모습
저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와서 반가웠습니다. 바로 추석의 '송편 빚기'입니다.
저희 집은 남자들도 함께 앉아서 송편을 빚는다는 점이 좀 다르긴하지만, 가족이 함께 앉아 즐거운 얼굴로 송편을 만들고 있는 모습에서 훈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메주와 부적까지도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전시관의 닥종이 인형들은 김시온 작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4관 - 어머니의 지혜
이 전시관은 어머니께서 쓰셨던 과거의 생활도구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게 해줍니다.
전시장을 들어가기 전 배넷저고리가 보였습니다.
할머니의 배에서 세상에 처음 나와 배넷저고리를 입었던 우리 어머니들은 그 위의 색동치마저고리와 명주치마저고리를 차례로 입으며 성장하여 '어머니'의 길을 걸어가셨겠죠.
절구, 맷돌, 물레 등 옛날 어머니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곳입니다.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죠? 처음 보는 것들도 많았어요.
5관 - 어머니 죄송합니다
눈물이 글썽, 코 끝이 찡해오는 감동을 주었던 영화 '어머니의 길' 상영관입니다. 역시 3D입체로 상영됩니다.
엄마는 할머니를 생각하고 저는 엄마를 생각하면서.. 영화가 상영되는 20분 동안 각자의 가슴에 '어머니'를 그렸습니다.
6관 - 못 부친 편지
이 노란 종이들은 무엇일까요? 관람을 마친 사람들이 어머니에게 쓴 '소망편지'입니다.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담긴 노란 소망편지는 잎이 되어 소망나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유치원생의 귀여운 비뚤비뚤 글씨부터 친정엄마에게 보내는 깨알같은 편지까지 자신의 어머니를 그리는 사연들이 담겨있습니다.
엄마와 저는 전시회 문을 나와 서로를 꼬옥 안았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죠.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어머니展'을 찾아가보시면 어떨까요. 단체 관람도 많이 온다는 말을 들었지만, 가족단위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버이날은 늘 '엄마 아빠'만 생각했었는데 '할머니'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도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작년 어버이날에 그냥 가볍게 읽고 넘어갔던 시 한 편이 생각났습니다.
이제는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님의 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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