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이 아이들이 도둑이 된 이유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이 아이들이 도둑이 된 이유

대한민국 교육부 2011. 6. 9. 07:00


 

 #1. 가난이 부른 도벽 - 지연이 이야기!
 

<사진은 내용과는 상관 없습니다.>


5학년 지연이는 딱 보기에도 다소곳한 아이였습니다. 물론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그야말로 모범생이었죠. 교사 발령을 받고, 첫해 나는 영어 교과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영어 수업 후 시간이 남아 내 딴에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어린 시절 교화가 될 만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을 살려 이야기를 했습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있었데, 그 사람은 도벽이 심한 사람이었어. 어린 시절 슈퍼에서 과자를 한번 훔친 후 걸리지를 않은 거야. 그래서 그렇게 심심해서 계속해서 과자를 훔치게 되었지. 그러다가 과자 한 봉지가 두 봉지 되고, 한 박스가 되게 되었지. 슈퍼에서만 훔치던 것을 이제는 학교에서 친구 물건, 선생님 돈까지 손을 대게 되었어. 결국은 금은방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소년원에도 가게 되었어. 소년원에서 나와 다시는 도둑질을 안 해야지 했는데, 물건을 보면 계속 훔치게 되더래. 그렇게 그 사람은 한번 두 번 계속 도둑질을 해 감옥에 가게 되었지. 결국은 그렇게 감옥을 들락날락 하다가 50이 다 된 나이가 된 거야. 그 사람은 큰마음을 먹고 다시는 도둑질을 안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이제 또 감옥에 들어가면 죽기 전에는 못 나올 것 같았거든.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봐야겠다고 마음먹고 그 사람은 절대 도둑질을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 하지만 또 도둑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 거야. 결국 그 사람은 자신의 오른손 손목을 잘랐어. 그런데? 어느 날 왼손으로 도둑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 거야.


저는 아직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니 아직 도둑질 같은 것은 생각도 못 해 보았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혹시 견물생심의 유혹을 받을 때, 이 교훈을 생각하라는 뜻에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한두 번 도둑질이 습관이 되면 자신의 손목을 잘라도 고치기 힘들다는 뜻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죠.
 
그런데 교실 뒤 한편에서 엉엉 소리를 내면서 대성통곡을 하는 지연이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들은 의아한 눈으로 지연이를 쳐다보았습니다. 저도 이상하게 생각했죠. 평소에 워낙 조용하고, 착한 아이라 수업에 방해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후에 지연이는 교과연구실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이제부터 고치면 도둑으로 자라지 않을 수 있을까요?”

눈물이 고인 지연이의 사연은 이랬습니다.
 

공부도 잘 하는 지연이는 집이 가난했습니다. 엄마 혼자 장사를 해서 지연이와 동생을 먹여 살리고 계셨죠. 하지만 지연이는 공부 욕심이 많았습니다. 자신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엄마를 덜 고생하게 하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연이네 가족은 지연이 학원 보내줄 형편, 문제집 사 줄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지연이는 4학년 때부터 친구들 문제집을 하나씩 훔치기 시작했고, 5학년 때는 급기야 교사용 지도서도 훔쳤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 하는 편이였지만 수학 성적이 떨어지는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고, 그 원인이 자신은 문제집도 없고, 학원도 다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 외에도 학용품 등 준비물을 종종 훔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공부를 위한 것, 책을 훔치는 것은 도둑질이 아닐까요? 예부터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건 옛말입니다.
  

 

 #2. 게임과 인터넷 중독이 빚어낸 도둑질
 


4학년 동철이는 활달하고, 공부도 잘 하는 아이였습니다. 발표도 잘 하고,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의욕이 투철한 팔방미인 동철이. 하지만 동철이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친구들보다 못하는 것이었죠. 무엇이든 최고가 싶어 한 동철이는 엄한 엄마 밑에서 게임을 할 시간이 없어서 자신이 다른 친구들보다 레벨이 낮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에 싸이월드 등 컴퓨터를 통해 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중시했습니다.

어느 날 동철이가 친구들에게 “내가 너 도토리 줄까?”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인터넷 사이트의 포인트를 돌리며 선심을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후 한 아이의 일기에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선생님 동철이가 윤수 생일에 윤수가 생일선물로 받은 문화 상품권을 도둑질 했어요." 거기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는
"준호가 그걸 우연히 봤거든요. 그랬더니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동철이가 준호에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안 하면 반을 준다고 했데요. 준호가 저에게 이야기 한 걸 알고는 저에게 전화해서도 그렇게 말했어요."


동철이는 그 문화상품권으로 도토리를 사서 친구들에게 선심을 쓴 것이었다.
그렇게 동철이가 문화상품권을 훔쳤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학급에 퍼져나갔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예전에 학급에서 도난사고가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 그런 기억 한 두 번은 있을 것입니다. 

엄숙한 분위기.
방과 후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집에 못가는 학급 친구들.
경직된 선생님의 표정.
 
중학교 3학년 시험기간 선생님의 지갑이 도난을 당했고, 그렇게 우리 반은 도둑질 한 사람이 자백을 할 때까지 아무도 집에 가지 못했었습니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도난사고가 났을 때 한번 생각해 보세요.
 
 


 협박, 지문채취, 수사 흉내-도둑잡다 오히려 도둑 만드는 비교육적 방법들
 


도난사고라는 비교육적인 행동을 처리할 때 내가 한 행동은 과연 교육적이고 바람직한 것인가요? 도둑질이란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나도 똑같이 매나 윽박지르기 협박 등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처리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세요.   

소지품을 검사한다든가, 자수할 때까지 혼을 내거나 기합을 준다든가, 지문을 채취한다는 등 겁을 준다든가, 수사 흉내를 낸다면서 한명 한명 취조를 하는 행동이 과연 교육적이고 바람직한지 재고 해 보세요.

또, 나의 행동이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 보세요. 또, 이러한 행동에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한 번의 윽박지르기, 협박으로 도둑질 한 아이의 행동이 고쳐질 수 있을까요?
 
도벽이나 도둑질은 하나의 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원인이 있는 행동이죠. 이 원인이 치료가 되지 않는 한 다른 외부의 자극에 의해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도벽이란?
도벽은 충동조절 장애 중의 하나로, 개인적으로 쓸모가 없거나 금전적으로 가치가 없는 물건을 훔치려는 충동을 저지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하며, 훔치기 직전에 고조되는 긴장감과 훔쳤을 때의 기쁨, 충족감, 안도감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도벽을 고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한다.
 
 
도벽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고 합니다. 어린 연령(3-4세)에 보여 지는 아동도벽증세는 아이의 도덕적 미성숙, 즉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일은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아이가 모르고 가져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5~6세, 특히나 초등학생 때 보여 지는 도벽 증상은 정서적인 문제가 크기 때문에 아이에게 특별히 더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별, 헤어짐 등 중요한 관계의 종결, 사회성 부족 등과 같은 주요한 스트레스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즉 부모의 이혼, 학급에서의 친구 관계, 성적 등 무엇인가의 결핍과 욕구불만이 도벽의 원인이 되는 것이죠. 
즉,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사랑과 관심이지 단 한 번의 훈계와 벌이 아닌 것입니다.
 

<사진은 내용과는 상관 없습니다.>

 

도벽의 원인들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도벽'이 있는 아이들 중 대부분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부모에 대한 애정 결핍과 욕구 불만이 있는 아이는 물질로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물건을 훔치고 또 부모에게 불만이 있는 아이는 보복심으로 엄마의 물건을 몰래 가지고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경우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경우 기본적인 도덕성이 갖추어지지 않아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게 됩니다. 특히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부모가 너무 자녀를 과잉보호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뭐든지 들어줄 때, 아이는 욕구를 자제하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교육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부모가 자녀에 대해 너무 방임적인 경우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면,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또 부모가 경제적인 면에서 너무 엄격한 경우에도 아이에게 도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
자신감이 없고, 친구들과 사귀기 힘든 성격의 아이는 물질로 다른 친구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게 되는데 엄마의 지갑을 뒤지거나, 몰래 물건을 훔치는 데까지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자기 과시 욕구가 큰 아이들도 새로운 물건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됩니다. 
 
 


 도둑질 그 후
 

<사진은 내용과는 상관 없습니다.>


저는 그 후 지연이나 동철이를 대할 때 
무엇보다도 '관계'를 중시했습니다.

지연이의 경우는 지연이의 성적에 대한 욕구 충족을 위해 따로 보충 수업도 해 주었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용기를 주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연이의 사연을 안 저는 다른 아이들 몰래 학습준비물 실에서 지연이의 준비물을 대 주었고, 교사용 문제집을 몰래 주었습니다. 지연이에게 세상에는 돈이 없어도 공부를 잘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습니다. 지연이는 그렇게 잘 자라 주었습니다.

동철이의 경우도 칭찬과 교화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사회 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려고 노력을 했죠. 부모님과 이야기를 통해 가정과 함께 동철이를 변화시키고자 했습니다. 일기를 통해 동철이와 항상 대화를 했고요.
 
하지만 교사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의 사랑입니다.
 
도벽은 아이가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세밀히 관찰하고, 잘못 된 부분이 있으면 따끔하게 그 자리에서 훈육을 주시고 또 사랑으로 보듬어 주실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를 지켜 볼 수 있는 부모님이 바로 치료입니다.
 
이럴 경우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따뜻한 관심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정액의 용돈을 주기적으로 주며, 용돈의 사용과 관리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와의 관계 방식을 잘 살펴서, 물질적으로 환심을 사거나 물질적으로 자랑하려는 것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도벽이 있는 우리 아이,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와 함께 직접 돌려줍니다.
아이가 친구의 물건을 허락도 받지 않고 가져왔을 경우에는, 엄마가 직접 동행해 친구에게 돌려주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건이 망가졌다면 엄마가 먼저 물어주되, 용돈을 모아서 엄마에게 갚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관계,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돌아봅니다.
아이의 도벽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아이의 행동만을 꾸짖고 체벌하기 전에 먼저, 가족 간의 관계가 안정적인지, 아이의 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단위로 용돈을 줍니다.
엄마가 경제적으로 너무 헤프거나 반대로 엄격한 것도 문제가 됩니다.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살 수 있도록 매일 단위로 용돈을 주고, 용돈기입장을 만들어 용돈의 용도를 스스로 조정하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돈 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돈은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데 간수하고, 심부름을 시킨 다음 남은 잔돈은 꼭 돌려받은 후 다시 심부름 값을 주는 등 엄마부터 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벽의 행동이 한순간에 고쳐지기는 힘드니 인내를 갖고 천천히 지켜보아야 합니다. 부모님과 주변의 노력에도 아이가 죄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훔치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아동심리상담센터나 학교의 전문 상담 교사에게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와 교육청에 전문상담 교사 인력을 대폭 증원 시키고 학생정신건강서비스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WEE센터(학생위기상담 종합지원서비스 http://www.wee.or.kr)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의 도움을 받는 다면 쉽게 상담을 받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벽이 있는 아이! 아이는 돈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을 훔치고 있는 것입니다.
치료, 훈육 모두 중요하지만 어른들의 전폭적인 사랑이 우선되어야 치료효과도 클 것입니다. 
훔친 자, 당한 자 등 우리 아이들은 모두 어른들께 SOS를 치고 있습니다.
어서 우리 아이에게 신호를 보내주세요.
 

Wee(학생위기상담 종합지원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비공개 사이버 상담도 가능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가까운 상담센터와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