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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부자 만드는 용돈 제대로 주는 방법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우리아이 부자 만드는 용돈 제대로 주는 방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4. 07:00

“파란색 점퍼입니다.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노락색 우산입니다. 나무와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조회 시간. 10분 이상의 시간을 방송을 통해 분실물 찾아주기에 할애하고 있지만 이도 부족하다. 운동장 앞 아이들이 드나드는 입구 유실물 센터에 한 달간 있으면서 주인을 애타게 기다렸음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방송까지 해서 찾아가길 호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운동장이나 복도에서 잃어버린 물건에만 해당된다. 각 교실에는 “주인을 찾습니다.” “주인님 저 좀 데려가 주세요.” 등 갖은 글귀의 주인을 찾는 분실물 함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교실에서도 시간이 남을 때 유실물 함을 가져오게 해서 “이거 누구 거니? 이거 주인!”하면서 찾아 가길 종용한다. 몇 주를 매번 유실물 함 앞을 지나면서도 자기 것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그제야 “아, 그거 내건데”하면서 나타나는 아이는 그나마 양반이다.

옆의 친구가 “어 그거 종철이건데.”하면 그제야 “앗 내거다.”하는 아이는 그래도 낫다. 친구들이 모두 “그거 영웅이거에요.”라고 이야기해도 “아니야, 내거 아니란 말이야.”라고 오히려 친구들에게 큰소리치는 아이도 있다. 구석에 쓰여 있는 “김영웅”이란 이름을 찾아 “이거 네가 맞는데~” 라고 교사가 이야기해야 그제야 머리를 긁적이며 나오는 아이도 많다. 
그 아이에게 “영웅아, 왜 네 것이 아니라고 했어?”라고 물으면
“잃어버려야 엄마가 새 걸 사주잖아요.”라고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목소리로 천전난만하게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가고 난 교실은 온갖 학용품들의 전시장 같다. 바닥에 떨어진 찾아가지 않는 볼펜, 색연필, 아직 짧지도 않은데 버린 연필, 뚜껑 없이 나뒹구는 풀 등 한 가득이다. 교사가 된 후 나는 필기도구 등을 사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이 버리고 간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특히 한해가 끝나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 하고 검사까지 했는데도, 사물함에 몰래 버리고 간 학용품들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이다. 저학년 아이들은 준비물로 필요할 경우 사용하라고 물티슈를 가져오게 한다. 꼭 필요할 때 사용하라고 한 것인데, 아이들은 교실 바로 앞에 있는 화장실에 가기 싫다고 물티슈로 닦는다. 물 한 방울 흘렸다고 물티슈를 꺼내든다. 친구랑 심심하다고 물티슈 뽑기 놀이도 한다.

 
예전에 보물찾기 선물로 학용품을 준 적이 있다. 예쁜 연필이 아닌 가장 흔한 공책, 연필 등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짜잔”하면서 주는데, 어떤 아이는 “에이~”하면서 실망을 표했다. 나는 “왜?”라고 의아해 하며 물어보았더니 “학용품은 엄마가 다 알아서 사준단 말이에요. 이런 거 말고, 게임팩이나 장난감, 게임 충전할 문상(문화상품권) 정도는 줘야줘.”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교과서 속 "아껴쓰는 생활"에 대한 내용

물론 나도 부모님들 세대처럼 물가가 부족하던 때 자란 것은 아니다. 나의 소비 성향을 보고 나의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못마땅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있는 것은 다 사용하고 새 것을 사야한다.”라던가 “낭비하면 안 된다.” 정도는 배우고 자랐다.

또 소비에는 반드시 “선택”이란 것이 따른다는 것도 안다. 모든 것을 살 수는 없고,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귀하게 자라서일까 물건 아까운 줄을 모른다.

떨어지면 무섭게 사다 주는 부모님. 양가 합쳐서 하나뿐인 귀한 아이라서 원하는 대로 다 주는 용돈. 기죽이면 안 된다고 부모님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 떨어진 셔츠목을 돌려 박아 입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풍족하게 주는 용돈. 
하지만 이런 어른들의 사고가 과연 아이들에게 결과적으로 좋을지 생각해 보곤 한다. 

좋은 학교, 성적, 명예보다도 요즘은 “돈”이 더 가치가 있는 사회로 인식되곤 한다. 이에 부모님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아이들을 공부시키고자 한다. 경제적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공부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부자 3대 안 간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셨다. 물론 이 말이 지금도 진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돈을 벌어 잘 살게 할까?”에만 신경을 쓰고, “어떻게 돈을 써서 잘 살게 할까?”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돈을 잘 번들 경제적 관념이 없어서, 도박, 명품 등에 빠져서 살면 그 돈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친구네 회사에 한 여직원이 회사 돈을 횡령해 구속이 되었다. 회사 돈 횡령의 이유는 바로 “명품” 월급을 다 털어 넣고 사채 빛까지 져도 부족한 명품욕은 결국 그녀를 범죄에 끌어들인 것이다. 또 회당 2000만원을 받는 유명 연예인이 도박에 빠져 그 출연료뿐 아니라 부모님의 집까지 담보 잡히고 결국 구속된 현실 등.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 해 주는 현실이다.
 
경제적 중요성이 커진 요즘 정말 우리아이가 커서 스스로 경제생활을 하면서 잘 살길 바란다면 어릴 적부터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경제교육이 기본이 바로 “용돈”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 발령을 받고 동학년 선배 한분은 “용돈 교육”으로 유명한 분이셨다. 특히 6학년 담임을 하면 일기 검사는 하지 않아도 용돈기입장 검사는 하시는 분이셨다.  처음 아이들을 만나고 한 말도 바로 “용돈”

 
“너희들은 이제 6학년이다. 이제 1년 후면 중학교에 간다.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키워주셨으면 너희들도 중학교 갈 때 부모님을 위해 한 가지는 해야 하지 않겠니? 지금부터 매달 약간이라도 용돈을 모아서 중학교 입학할 때 부모님께 교복 값 정도는 조금이라도 내는 게 어떻겠니?” 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반 아이들은 그렇게 1년간을 모아 각자 돈의 액수는 달라도 부모님께 졸업과 동시에 교복 값을 드린 일화를 남겼다.

 


 용돈의 좋은 점
 

자녀에게 실제적으로 경제교육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용돈을 주는 것임은 누구나 안다. 이에 요즘은 초등 실과에 “용돈”을 주제로 한 단원이 도입되어 있다. 이 단원에서는 용돈을 통해 아이들은 예산 세우기, 예산에 맞춰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용돈 기입장의 필요성 알기, 용돈 기입장 적는 법부터 기본적인 금융기관의 역할과 금융기관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예산을 세워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스스로 돈을 쓰면서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용돈! 제대로 주지 않으면 안 주니만 못하다!
 

하지만 이 수업을 실제로 교실에서 적용하기에 힘든 면도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있지만 용돈의 크기와 주는 시기 등이 너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적인 수업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용돈을 주는 목적도 일관적이지 않고, 용돈의 양과 시기에도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사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의 아이에게 너무 적게 주어 아이가 위축되고, 친구들에게 돈을 얻어 쓰게 해서 문제인 가정도 있다. 또 너무 많이 주어서 우려가 되는 가정도 있다. 어떤 아이는 너무 많은 돈을 받지만 남는 돈을 관리하는 법은 배우지 못해 친구들에게 남는 돈으로 게임 머니를 돌리고, 게임방을 데려가 문제가 된 적도 있다.

그리고 바쁜 자신에 대한 보상 심리로 주는 용돈, 용돈을 주면서도 감시와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하는 가정, 용돈만 주고 관리를 하지 않는 가정 등 용돈에 대해 일관성이 없거나 잘못된 원칙을 고수해서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시험에 100점을 맞으면 용돈을 준다.’ ‘숙제를 스스로 하면 돈을 준다.’ ‘부모님 기분 내킬 때 용돈을 준다.’는 등 용돈을 보상으로만 생각하게 해 어떤 아이가 시험 점수를 조작하고, 없는 숙제를 만들어 내서 용돈을 받아낸 경우도 보았다.
 



 용돈 어떻게 하면 잘 주는 것일까?
 

용돈을 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의 합의된 의사결정 과정이다. 이는 용돈의 양과 주는 시기, 방법 등 모든 것에 해당된다.
 
돈을 많이 주면 주변의 유혹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해 용돈을 주지 않는 부모님들이 있다. 또 돈이 부족해야 절약을 배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유혹에 잘 빠지는 아이는 돈이 없어도 다른 방법으로 유혹에 빠져 있다. 돈이 없으면 게임방에서 구경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주변 어른들이나 선배의 심부름을 하면서라도 게임을 한다. 또 용돈을 부족하게 주어 돈을 못 쓰는 것이지 돈을 안 쓰는 것이 아니기에 이는 합리적 소비를 배울 수 없다. 이런 부모님들은 돈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아이를 부모 의도대로 키워 자율성 없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 커서도 스스로 돈을 사용할 줄 모르는 아이는 돈을 활용해 키울 줄 모르는 아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풍족하게 주는 아이는 항상 필요한 돈을 쉽게 손에 넣는 아이에겐 도전의식이 생기지 않는다. 풍족한 용돈으로 충동적인 소비지출을 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손에 넣으려고 하고, 손에 넣은 후에는 금방 싫증을 내게 된다. 이런 아이는 뭐든 만족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용돈을 주기 전에 아이의 소비 패턴과 꼭 필요한 돈의 양을 적어본 후 예산서를 함께 세워서 용돈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용돈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하에 아이와 함께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돈 정하는 방법
 

1) 종이에 아이들과 관련된 지출을 모두 적어 본다.

2) ‘필요한 지출’과 ‘원하는 지출’을 구분한다.

    필요 지출 - 학용품이나 교재, 준비물 등 필수적인 것

    원하는 지출 - 문화생활이나 취미생활과 관련한 것
    (영화, 게임, 액세서리, 내가 사고 싶은 옷, 음반, 군것질 등)

3) 고정 지출과 비정기 지출을 구분
    - 고정적으로 써야 하는 돈의 경우(차비 등)는 용돈 안에 포함

4) 용돈 규모 합의하기


용돈 기입장 예시


용돈기입장
을 일반적으로 돈만 적는 형식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용돈 기입장이라는 것은 많은 소비지출 내용을 기억하고, 영수증을 모으고, 꾸준히 적어야 하는 것이기에 기입장을 기록하는 것 자체로 성실성을 키울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수계산 능력, 합리성을 키울 수 있다. 또 경제의 기초개념도 배울 수 있다. 또 부모님의 경우는 아이의 용돈기입장을 통해 아이의 생활 패턴을 공유할 수 있다.

 
실제로 용돈기입장을 작성을 과제로 내 준 아이들 중에 이중장부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다. 이유를 묻자 부모님이 일일이 “이걸 꼭 써야 했니? 이건 낭비 아닐까?”라며 지나치게 간섭을 해 귀찮아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용돈기입장 작성만으로 하루아침에 아이의 소비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 부모님이나 교사는 단지 꾸준히 적고 있는지만 보면 된다. 소비습관은 이를 꾸준히 적는 하루하루가 모이면서 고쳐질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소비 습관을 분석하고, 이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는 하루하루가 모인다면 어느새 아이는 합리적인 소비자, 대한민국 경제의 주역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진짜 부자는 돈만 많은 것이 아닐 것이다. 가진 돈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스스로 행복을 찾는 부자일 것이다. 용돈을 통해 합리성, 자기 주도성, 결정력 등을 키워 스스로 행복을 만들 줄 아는 진짜 부자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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