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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심각해지는 언어파괴 - 방송과 학교에서의 언어 파괴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점점 심각해지는 언어파괴 - 방송과 학교에서의 언어 파괴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9. 07:00


어느 덧 9월도 내일이 마지막입니다. 학교에 근무하다보면 1학기와 2학기는 수업일수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학기에 비해 2학기가 훨씬 짧고 시간도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 각 학교에서는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을텐데요, 이런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가 되면 평소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사는 아이들(?)도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새벽까지 졸린 눈 비벼가며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글날을 떠올리며 저는 언어파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저번 기사에서는 특히 온라인에서의 언어파괴 현상을 살펴보았고요, 이번 기사에서는 방송에서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는 잘못된 언어표현들과 앞으로 우리 민족 최대의 문화유산인 한글(한국어)을 짊어지고 계속 전승해나갈 세대인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표현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방송에서의 언어파괴 

- 많아지는 예능 프로그램, 
   여과되지 않는 표현들
 
- 뉴스에서조차 잘못된 언어사용 많아



대중 매체는 그 기능의 특성 상 불특정 다수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행동, 습관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대중 매체의 책임감은 실로 크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은 인터넷이 발달했다하지만 아직까지 대중 매체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보를 수용하는 사람들 또한 매우 많습니다.
또한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감각이 예민한 사춘기의 청소년들이나 무조건적인 정보의 수용을 하게 되는 어린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쉽습니다. 이들은 연예인들의 옷 입는 모양새나 머리 모양, 사용하는 말들을 따라하게 되며 그것들을 습관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요즘의 텔레비전을 보게 되면 심히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대인들의 삶이 매우 바쁘고 여유가 없어지면서 감각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이른바 '예능 프로그램'들이 황금시간대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프로그램들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은 딱하기까지 합니다.
 

“확 턱주가리를”, “너 진짜 죽는다”,
“방송이고 뭐고! 지금 눈이 뒤집히는데…확! 씨!”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에서 출연자들 대화에서 나온 말이다.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는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냐”, “낫살이나 처먹어 갖고 그걸 어떻게 해” 등의 비속어가 그대로 방송됐다.

-세계일보, 2011년 2월 9일 기사
 
<무x도전>이 방송언어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의 징계를 받았다. 방통심위는 지난 2월 13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x도전>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와 51조(방송언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방통심위 관계자는 "출연자들의 방송언어 파괴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심의 결과 '야! 너 미친 놈 아니냐?' '다음 MT 때는 내가 똥을 싸겠다' 등 저속한 표현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2010년 4월 2일 기사

 

위에 제시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시는 분들도  이러한 면을 의식하면서 이번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해 보신다면 그 심각성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의 대화들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준다는 긍정적인 기능들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수많은 시청자들이 가족과 함께 모여서 시청하고 있고, 그에 따른 영향력을 생각해볼 때, 한 순간의 즐거움과 재미를 위해서 사용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이런 자극적인 언어 말고도 충분히 다른 표현이 가능할 것이기에 연예인들의 의식 제고도 필요하며, 방송사에서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에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항상 바른 언어만을 사용하여 정확한 정보 전달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뉴스에서조차도 잘못된 언어사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아니 대부분의 언어 사용자들은 뉴스에서는 항상 정확한 언어표현들이 사용된다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다음의 예를 보시죠.

(1) 외국어의 사용
- 휘슬을 불어대는 바람에 -> 호루라기 (KBS 뉴스9)
- 프리미어리거(들) →프리미어리그 출신 선수들 (KBS 뉴스9/YTN 뉴스 창)
- 하인스워드….성공의 스토리가… -> 이야기, 사연 (MBC 뉴스데스크)
- 국방부와 예산처가 서로 ‘핑퐁’을 하는 모습을 …
      ->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실랑이를 하는 모습   (MBC 뉴스데스크)
- 가이드 팁 -> 정보, 조언   (MBC 뉴스데스크)
- 손학규 전 지사측 싱크탱크인 동아시아 미래재단 관계자  →두뇌집단 (SBS 8뉴스)
- 화이트칼라(whijt-collar worker) -> 봉급생활자 (SBS 8뉴스)

(2) 외래어의 사용
- 팀워크 -> 협동,조직력 (KBS  뉴스9)
- 가이드 팁 -> 안내 (MBC 뉴스데스크)
- 히트를 쳤지만 -> 인기를 얻었지만  (MBC 뉴스데스크)
- 팬 -> 애호가  (MBC 뉴스데스크)
- 두 선수 모두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점수 (SBS 8뉴스)
- 가벼운 러닝 →달리기 (YTN 뉴스 창)

(3) 유행어의 사용
- 짝퉁 천지입니다 →가짜, 모조품   (KBS  뉴스9)
- 중국 엽기 포도주 소식 →공포의(?)  (SBS 8뉴스)

(4) 어려운 용어
- 한나라당이 최근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내분 (YTN 뉴스 창)

(5) 일본식 한자어
- 인적자원 활용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이 나왔습니다 →미래상 (SBS 8뉴스)

(6) 어휘의 중복
- 한나라당이 고질적인 색깔론 논란 싸움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일지 불분명했던 당 정체정을 분명히 하는 계기로 삼을지가 주목됩니다 -> '색깔론 싸움':'논란' 중복됨  (YTN 뉴스 창)
 
-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어 상담소 2008년 자료 참고

 

이러한 표현들은 자칫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라는 프로그램의 목표에 배치되는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의미 전달을 방해하고 지속적으로 사용될 경우, 우리 국어의 어휘 및 문법 체계에 맞지 않는 기형(?)을 낳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표현의 사용은 삼가야 합니다. 
 

 

학교에서의 언어파괴 - 범람하는 은어와 욕설들

  
 




옆의 사진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 중의 하나인 '청소년 은어사전'이라는 것의 한 화면입니다. 사실 저는 항상 학생들과 학교에서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단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학생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들도 이러한 단어들을 보시고는 당황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집단이나 은어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집단간의 결속력을 다져주고, 친밀감을 높이는 긍정적인 기능도 있습니다만, 이쯤되면 우리말인지, 외계어인지 전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말의 파괴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모습인 것이죠.

하지만 옆에 있는 단어들은 실제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대화 중에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며 심지어는 교내 백일장 같은 공식적인 글을 쓰는 자리에서조차 이러한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합니다. 이미 '선생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쌤'이라는 호칭이 더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니까요.
 

"아~씨 ☓ 담탱이가 지랄이야", "와! 이거 개맛있어","너 오늘 깔맞춰입고, 스타일 죽인다","까도남 현빈 앓이 돋네", "꿀벅지 유이","존1나,븅신,개간년,엄친아,본좌, 악플러,얼빵,얼짱,훈남,훈여,IBM,DB····" 



위의  예문들 역시 제가 억지로 만들어 갖다 붙인 말들이 아닙니다. 실제로 학생들의 대화이며, 대화 속에 들어가는 단어들입니다. 특히 첫 번째 예문은 복도를 지니가다가 들을까봐 무서운 문장이군요. 문제는 이러한 언어파괴 현상에 대해 학생들은 정작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욕설과 비속어의 사용은 스트레스를 풀거나 또래 집단의 동질감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쓰이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잘못된 언어 사용은 언어습관을 해치며 정서 불안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비정상적인 말들을 무조건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 또한 올바른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며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때때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하지마라’라는 명령이 아닌 그들의 언어를 공부해 가면서 자녀 혹은 제자들과의 대화를 좀 더 유연하게 이끌어 가는 것부터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 '한글'(1997년 10월)


 
언어란 자기 의사의 표현이자 전달 방법입니다. 그 언어사용이 올곧아야 옳게 전달되고 이해되는 것입니다. 말은 또한 인격과 직결됩니다. 애초부터 잘못 길들어진 말버릇은 좀체 고치기 어렵습니다. 초중고교생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왜곡은 결국 국적 없는 말과 글이 됩니다. 하루속히 고쳐 쓰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말과 글만큼 훌륭한 언어와 문자는 없습니다. 
 
위에 제시한 제목처럼 한글은 자랑스럽게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훌륭하고 값진 우리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가 파괴하고 무시하며 그 형태를 변형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조금만 신경쓰고 의식하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멋을 충분히 살려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말을 계승, 발전시켜나가야 할 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형태의 언어파괴 현상이 나타나 가슴이 아팠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체적으로 우리말의 파괴를 막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참고 사이트 :  http://old.idoo.net/

다음의 공익광고를 눈여겨 보시고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한글날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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