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나는 이럴 때 아빠가 존경스럽다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나는 이럴 때 아빠가 존경스럽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1. 14. 07:00




 아빠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
 

 
교과부 기자활동을 하다 보니 입시설명회나 교육강연에 취재를 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어딜 가나 아빠들이 많이 와 계십니다. 저희 아빠는 직업 상 일요일이 아니면 행사에 참여할 수 없으신 것에 비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낮에도 심각한 표정으로 필기까지 하시면서 열심히 듣고 있는 아빠들의 모습이 저에게는 참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아빠의 무관심'이 자녀 명문대 합격의 조건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고 이제는 아빠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어나는 추세인가 봅니다. 설명회장에서부터 체험활동, 봉사활동 현장까지 자녀교육에 아빠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반면에 아이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과연 아이들은 아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하루 방문자 평균 9,000명인 제 블로그에서 '아빠에게 존경심을 느낄 때 vs 아빠에게 실망을 느낄 때'라는 주제로 일주일 간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총 364명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나이는 대부분 초등학교 5학년 이상 ~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나는 이럴 때 아빠에게 존경심을 느낀다.
 

 

1. 용돈을 주시거나 내가 원하는 것을 사주실 때
 
설문조사 연령대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이라서 그럴까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던 답입니다. 사고 싶은 건 많은데 늘 용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나 봅니다. 엄마한테 말했다가 혼만 났는데 의외로 아빠께서 흔쾌히 사주시는 경우도 있죠. 특히, 말하지도 않았는데 '요즘 애들은 이런 거 좋아한다며?' 하고 사 주실 때 감동한다는 대답도 많았습니다.

 
  

2. 가장으로서 가정을 잘 이끌어가실 때
 
요즘 뉴스를 읽다보면 경기침체, 명예퇴직 같은 글을 자주 발견합니다. 끝없이 들어가는 교육비에 치솟는 물가, 잡히지 않는 집값까지 아빠의 어깨는 무겁기만 한데요, 하지만 묵묵히 가족을 위해 내색하지 않으시고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볼 때 존경심과 감사함을 가지게 됩니다.
반면, 당신의 인생은 즐기지 못하고 일만 하는 아빠를 보면 속상하다는 답도 있었습니다.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대답이겠죠?

 
  

3. 내가 물어보는 것에 척척 대답해주실 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것저것 물어봐도 만능박사처럼 척척 답해주시고 학교 공부에 대해서 질문을 해도 막힘없이 대답해주실 때 존경심을 느낀다고 합니다. 존경받는 아빠가 되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고 평소에 아이들 학교 공부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물어보는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주지 못하시더라도 역시 사랑하는 아빠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4. '넌 잘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주실 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에게 듣는 격려의 말보다 아빠가 해주시는 한마디의 격려가 더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아빠의 경험담을 말해주시고 구체적인 극복 방법을 제시해주실 때 용기를 얻는다고 하니 가끔이라도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5. 주말에 가족과 함께 놀아주실 때
 
가족을 위해 돈 벌어오시느라 피곤하실텐데 주말에도 함께 놀아주시고 밖에 데리고 나가 체험활동도 같이 해 주실 때 감사와 존경을 느낀다고 합니다. 요즘은 주말을 이용해서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시는 아빠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애써주시는 아빠에게 마음으로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직접 표현을 해드리면 아빠도 더 힘이 나실 것 같습니다.

 
 
위에 소개한 5가지 이외에 ▶늦게 들어가는 날 기다려주시거나 마중나와 계실 때, ▶엄마 대신 학교 일에 동참해주실 때, ▶엄마한테 혼나고 있는데 감싸주실 때, ▶내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해주실 때 등 다양한 답이 나왔습니다.
 
한편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서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라고 대답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소수였지만 읽으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럴 때 아빠에게 실망을 한다.
 

 
아이들은 어떤 경우에 아빠에게 실망을 할까요?
'엄마'에 관한 설문조사를 할 때는 다양한 답이 나왔는데요, 아빠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는 몇 가지 대답에 대부분이 몰려있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1.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셔서 주정 부리실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이 답을 말해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술 드시고 소리를 지르시거나 술이 취한 상태로 아이들에게 밤새 훈계를 하시거나 할 때 정말 싫다고 합니다. 밖에서 힘든 일에 시달리시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시겠지만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서 술을 좀 줄이려는 노력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 주말에 하루종일 TV만 보실 때
 
매일 일하시느라 쉴 틈이 없으셨으니 주말에는 푹 쉬고 싶은 아빠의 심정을 이해하고는 싶지만 막상 하루종일 TV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때는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날씨도 좋고 TV에는 주말 나들이 인파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오는데 아무 반응이 없는 아빠에게 실망을 한다고 합니다.

 
 

3. 화난다고 신경질 내고 막말하실 때
 
친구처럼 서로 싸울 수 있는 동등한 사이가 아닌 관계에서, 화가 난다고 내뱉으시는 말들은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힙니다. 특히 자식이라도 인격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시고 친척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존심 상하는 말은 참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4. 가부장적인 태도로 가족들의 의견을 무시하실 때
 
'그냥 하라면 해!' '어디서 말대꾸야!' 하시며 가족의 말은 들으려고도 안 하실 때 실망을 느낍니다. 아빠의 생각이 100% 옳지 않을 때도 있고 가족이 원하면 조금 양보해주실 수도 있을텐데 무조건 따르라는 식으로 밀고나갈 때는 오히려 반항심만 더 커집니다.

  
 

5. 엄마랑 싸울 때 (사람들 앞에서 엄마 무시할 때)
 
나이가 어릴 수록 많았던 대답입니다. 엄마 아빠의 잦은 다툼은 아이들의 인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함께 살다보면 싸울 일도 많겠지만 가능하면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아빠가 엄마를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들도 엄마를 무시하게 됩니다. 당연히 엄마 말을 잘 듣지 않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또다른 싸움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악순환이 되겠지요.

 
 
이밖에 소수 의견으로 ▶엄마 이야기만 듣고 혼내실 때, ▶약속 어기실 때, ▶집에서 담배피실 때,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허세부리실 때, ▶성적 안 나왔다고 구박하실 때 등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아빠 노릇 힘들지만 ...
 

 
 
'바깥 일은 아빠, 집안 일은 엄마'로 철저하게 분리되었던 옛날이 더 편했을까요? '살기 힘든 세상에 처자식 먹이느라 돈 벌어대기도 바쁘다'라고 하소연하시는 아빠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유능한 선생님보다 평범한 아빠에 의해 아이는 더 훌륭하게 교육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긍정적이고 균형잡힌 가치관을 가진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사회경험이 적은 엄마들에 비해 아빠들은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더 나아가 진로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서로 간 대화가 단절되기 시작하면 나중에 아무리 가까워지려 노력해도 오히려 거부감만 더 커지는 결과가 올 수 있습니다. 힘들고 피곤하시겠지만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조금만 짬을 내어 대화를 나눠주세요. 그리고, 제가 쓴 글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