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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아줌마 중학생들의 열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31. 07:00


내 이름 정희연 이라고 그랬잖아. 
왜 자꾸 아줌마라 그래.
남편이랑 애들은 지들 하고 싶은데로 맘껏 하고 살면서 왜 나만 참아야하는데, 왜 나 계속 참았어. 나만. 왜 나만 참아야 되냐고! 왜! 왜!
  

(출처- MBC 베토벤 바이러스 홈페이지)


아픈 시어머니 나을 때 까지만, 남편 회사에서 짤리지 않을 때까지만, 아이들 대학 갈 때까지만. 그 때 까지만 나의 꿈을 희생하자 하고 다짐 했던 그녀. 본인의 이름 보다는 ‘누구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한 그녀. 남편과 아이들의 반대,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지휘자의 ‘똥덩어리’란 말까지 들어가면서 그녀는 그녀의 꿈을 쫓습니다. 드디어, 연주회 날 그녀는 그 어렵다는 ‘리베르탱고’를 멋지게 연주하며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출처- MBC 베토벤 바이러스 홈페이지)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첼리스트 정희연이란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줌마’들의 이야기는 단지 드라마 속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뽀글 머리 파마에 통 널널한 바지. 그리고 버스 안에서 빈 자리에 가방을 던지는 억척스러움까지. 우리에게 아줌마는 이런 이미지로 익숙합니다. 그러나, 그 아줌마, 엄마들에게도 ‘소녀시절의 꿈’ 이 있다는 것은 알고계신가요? 집안 일이 바빠서, 애들 키우느라 포기 하였던 공부에 대한 꿈. 대한민국의 모든 아줌마들을 위해 ‘공부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몸소 보여주는 곳 ,일성여자 중,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일성여자 중, 고등학교는?

 
1952년 야학으로 시작, ‘일성고등공민학교’, ‘일성여자상업학교’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다가, 2000년부터 ‘일성여자중고등학교’가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의 특이한 점은 바로 ‘2년 6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보통의 중, 고등학교들은 주로 3년제를 실시합니다. 한 때, 일성여자중고등학교도 일성여자상업학교 시절 3년제로 운영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학업과 가사, 생업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에게 3년제는 너무나 길었고,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너무나 안타깝게 느낀 이선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서울시 교육청에 2년 6학기제를 건의 하였고, 이것이 채택되어, 현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각각 2년만에 졸업하고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최초의 학교가 되었습니다.
 
 

-일성여자 중, 고등학교의 수업은?

 
일성여자 중, 고등학교는 보통의 중, 고등학교처럼 국어, 수학, 영어, 한문,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을 수업합니다. 여기에 일성여자중,고등학교 만의 특별한 수업이 있으니! 바로 팝송 수업한자 수업입니다.
 
먼저, 팝송 수업에서는 어머님들께 영어를 조금 더 재미있고, 친숙하게 가르쳐 드리기 위해 팝송을 이용한 영어 강의를 합니다. A,B,C 알파벳부터 생전 처음 배우는 아줌마 학생들에게 어려운 단어, 문법으로 이루어진 팝송은 처음 접한 순간, 노래 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려운 숙제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 그리고 어머님들을 위한 학교의 ‘영어 생활화’ 정책 덕분에 이제는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영어생활화 정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팝송 경연 대회’인데요.
  
매년 1회씩 열리는 ‘팝송 경연 대회’ 는 어머님들이 솔로, 혹은 팀을 짜서 자신이 원하는 팝송을 열창하는 대회입니다. 입상 여부를 떠나, 그동안 쌓여왔던 공부, 영어에 대한 ‘한’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많은 아줌마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성여자중,고등학교의 팝송 경연 대회는 영어로 인사하기, 영어회화 암기하기등의 학교의 다양한 영어 생활화 정책과 더불어, 어머님들이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자 수업 역시도 많은 어머님들의 열정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국어 어휘에서 한자어의 비중은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를 읽지 못하거나, 그 뜻을 알지 못한다면 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보는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자 수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와 더불어 매월 한자 능력평가를 실시 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전교생이 한자 1인 1급수 이상을 소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3000자의 한자를 읽을 수 있다고 하니, 아줌마 학생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아줌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써

 
이렇게 뜨거운 학구열 덕분에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여러 가지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도 수능 시험에서 최고령 수능응시자 조재구 씨(77) 역시도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출신입니다.
 
유교적 가풍으로 인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학업을 포기한 조재구 씨는 이후 자식들을 키우면서, 그 꿈을 포기한 채로 가정에서 행복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편과 사별한 후 힘들어 하던 조씨에게 찾아온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의 생활은 조씨가 다시 한 번 삶의 의미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조씨와 같은 40대부터 70대까지의 아줌마 만학도 4만 6000명이 일성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합니다. 특히, 2007년부터 고등학교의 전 졸업생이 대학에 합격하는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동안 엄마니까, 아줌마니까 집에서 일하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아줌마 학생들. 그러나 그들에게도 가족을 위해 포기해야만 했던 빛나는 꿈이 있습니다. 아직도 자신의 꿈을 찾으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엄마들이 당당하게, ‘나 자신’의 이름 석자로 당당하게 일어 설 수 있도록 일성여자중,고등학교와 같은 학교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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