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우리아이 공격성, 반려동물과 함께 치료하자!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우리아이 공격성, 반려동물과 함께 치료하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25. 07:00

7살 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진단을 받은 6학년 영진이는 말이 어눌하고 집중력도 낮은 편입니다. 그런 영진이를 반 친구들은 ‘바보’라고 놀렸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이 영진이를 놀려주려고 계획했습니다. 친구들은 영진이가 들어간 화장실 칸 위로 더러운 오물을 부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여리고 예민한 성격인 영진이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혼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탈모가 왔습니다. 그리고 운동 틱, 음성 틱(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까지 나와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영진이는 친구가 옆구리를 찌르는 장난만 쳐도 그것을 엄청난 공격으로 받아들여 의자를 들어 던지는 등의 폭력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진이의 폭력적인 반응이 심해지자 학교에서는 영진이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영진이는 동물치료도우미견 ‘마루’를 만나면서 변화했습니다. 영진이는 자기처럼 ‘마루’도 겁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활동에서 ‘마루’의 감정을 세심하게 살폈습니다. 조금만 흥분하면 손이 먼저 나가던 영진이였는데 마루에게만은 거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간혹 자기도 모르게 거친 행동을 하면 ‘미안해 마루야.’라고 먼저 사과했습니다. ‘마루’를 통해 변화한 모습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도 배려하는 것으로 발전했습니다. 영진이는 ‘마루’를 통해 안정을 찾았고, 친구들이 장난을 치면 흥분하고 소리를 지르기보다 똑같이 장난을 치는 것으로 반응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영진이의 달라진 모습에 많은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결국 영진이는 무사히 중학교에 진급할 수 있었습니다.


영진이를 변화시킨 ‘마루’는 어떤 개일까요? ‘마루’동물매개치료라는 심리치료를 위해 훈련된 개입니다. 그렇다면 ‘동물매개치료’란 무엇일까요?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 박은영 팀장님(이삭동물매개치료센터 치료사)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1. 동물매개치료가 무엇인가요?



A.
동물매개치료는 1962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의사 보리스 레빈슨이 진료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아동들이 자신의 반려견 징글과 놀면서 저절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Pet Therapy”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한국동물병원협의회가 “동물은 내 친구”라는 이름으로 이삭도우미개학교(현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와 자원봉사자들이 ‘인천 보육원’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동물매개치료가 시작됐습니다.

동물매개치료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를 위해 목적에 맞게 잘 훈련된 치료도우미견,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동물매개치료사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생명이 있고, 감정을 나눌 수 있으며, 따뜻한 체온이 있는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신체적, 사회·정서적, 인지적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변화와 성장을 목적으로 합니다. 


Q2. 동물매개치료는 어떤 사람들이 받게 되나요?


A.
동물매개치료에는 대상자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물매개치료를 받을 수 있죠. 프로그램이나 동물의 선정 등이 모두 대상자의 필요에 맞게 지원되기 때문에 누구나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상자의 필요나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치료사와의 사전 검사, 상담 등은 필수적입니다.

제가 만난 대상자들은 장애학생(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정서 및 행동장애, 자폐성장애 등)부터 시작해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 치매 노인 분들, 학업에 지친 학생, 교정시설에 있는 청소년들까지 아주 다양했습니다.

동물매개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장애아동 바우처 (바우처: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이용권을 발급하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문제행동 바우처, 교육 바우처(서울) 등의 지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Q3. 동물매개치료의 효과는 무엇인가요?




A. 
우선, 신체적 효과
에서는 반려동물과의 산책이나 관리를 통해 소근육과 대근육 발달, 근육계 및 평형감각의 재활,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회·정서적 효과로는 치료도우미견과의 활동이 상호작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줄여 사람의 마음을 보다 쉽게 열게 합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생각까지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쓰다듬기와 같은 신체적 접촉과 놀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치료도우미견을 보살피는 행위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게 하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소중하고 책임감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하여 자아 존중감이나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인지적 효과로 올브리치는 반려동물이 사람들을 인지적으로 활발하게 한다고 하였는데 살아있는 동물과 함께하는 놀이는 지적 호기심·관찰력의 배양, 언어의 발달, 기억력의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다섯째, 동물매개치료 활동
에서 습득한 능력과 동기들을 다른 활동들로 전이시킬 수 있는 도구적 효과가 있습니다.



▶ 박은영 동물매개치료사가 대상자와 활동을 하고 있다. 


Q4. 동물매개치료가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반려 동물은 살아있는 흥미로운 존재이면서, 또 나를 온전히 수용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 거부당할 수도 있지만 동물은 사람의 외모, 장애, 경제, 학벌 등 어떤 조건에도 관계없이 좋아하죠. 사실 심리적,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경우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일반인보다 더 큰 편입니다. 동물에게 있는 그대로 수용을 받다보면 관계에 대한 믿음, 신뢰가 생기게 되고 그것들이 다른 일상생활에까지 퍼지는 것입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을 만날 때 제가 상담, 치료라는 말을 꺼내면 그 아이들은 선을 긋고 마음의 문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청주 미평여고(대안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들은 ‘마루’(치료도우미견)를 만나자마자 아기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개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마음의 문이 열린 것이죠. 반려 동물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가족한테도 말 못하는 고민을 반려 동물 앞에서 넋두리하는 것처럼 말이죠. 특히 폭력성 등으로 인해 늘 제재를 받기만 했던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잘 따라주는 개에게 존중 받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이 큰 효과로 이어지죠.




Q5. 집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도 동물매개치료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나요?



A.
개들은 서열 동물
입니다. 그래서 약해보이는 존재는 무시할 수도 있죠. 동물매개치료의 대상자 중에는 장애학생이나 가족들에게도 혼나기만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간혹 이런 아이들 중 가족 내에서 존중받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집에서 기르는 개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도 가족의 분위기를 느끼고 따르기 때문이죠.

그리고 개가 스트레스 받으면 물거나 짖을 수 있습니다. 대상자들로부터 도망갈 수도 있죠. 이런 상황은 대상자들에게 매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위해 잘 훈련받은 개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동물매개치료에서는 동물 뿐 아니라 ‘허용적인 환경’, ‘동물을 관리하는 과정(털을 빗기고, 씻기고, 먹이 주기 등)’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무조건 허용적인 환경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관리를 부모님들께서 일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위한 목적이라면 가족들이 충분한 준비를 한 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Q6. 동물매개치료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설명해주세요.



A.
초등학교 5학년인 지적장애학생 ‘영수가 생각납니다. 영수는 치료실에 오자마자 대형견의 다리를 로봇 팔처럼 비틀며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치료 시작 전 기초 상담을 진행할 때 어머니께서는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 꿈이라며 어머니가 안 계실 때를 위해 영수를 완벽하게 준비시키려고 하니 아이를 엄하게 키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영수는 약간 말을 더듬었는데 엄한 어머니 앞에서는 혼나지 않기 위해 ‘안. 녕. 하. 세. 요.’라고 기계처럼 한 음절씩 끊어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도 영수 동생은 무척 예뻐하셨습니다. 영수에게는 동생이 유일한 친구였는데 동생이 자라면서 영수를 조금 무시하니까 영수는 동생을 괴롭히고 장난감 부수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께 혼이 나지만 그래도 관심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처음엔 그렇게 공격적인 반응이 많았던 영수가 동물매개치료를 시작하면서 개를 대하는 행동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또 ‘손’ 하니까 개가 손을 내미는 것이 재미있는 강화가 되었는지 이제는 말도 더듬지 않고 자발적으로 잘하게 되었죠. 처음엔 ‘마마’하던 영수가 나중엔 ‘마루’->‘마루 이이’->‘마루 이리 와’까지 말할 정도로 발전했어요.

영수가 바뀌면서 어머니도 변하셨습니다. 영수의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해주시게 되었죠. 또 동생하고 영수가 함께 프로그램을 한 적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영수는 이 치료실에서 늘 했던 활동이니까 익숙하죠. 그래서 영수가 활동이나 개를 다루는 것들을 주도할 수 있게 기회를 줬어요. 영수 동생은 ‘우리 형이 이런 것도 할 줄 알았구나.’라며 놀라더라고요. 그 후로 영수 동생도 형을 존중하게 되었죠.



 ▶ 치료도우미견 '마루'를 통해 아이들은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다

Q7.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대상자들이 각자의 어려움을 가지고 치료실에 옵니다. 그런데 사실 대상자에게 환경만 잘 맞게 만들어줘도 많은 변화들이 올 수 있어요. 어떤 문제행동이라도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면 더 이상 문제행동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가족들은 서로가 상처를 받아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매개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치료사의 접근이 없더라도 가족의 힘으로 대상자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만 더 넓게 가지면, ‘왜 우리 아이가 이런 행동과 이런 말을 했을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 문제였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매개치료도 가족들이 함께 도움을 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를 가지길 바랍니다. 


잠깐!

3월 17일부터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에서 제 10기 동물매개치료사 2/3급 자격 연수가 시작됩니다. 동물매개치료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 홈페이지 http://www.kaatwa.org/나 전화 031-691-7782로 문의 바랍니다.

(하반기 자격 연수는 9월 시작 예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