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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종이컵으로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 교육부 2012. 5. 5. 07:00



빈 종이컵을 불 위에 올려 두면 금방 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담긴 종이컵을 불 위에 올려 둔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종이컵은 쉽게 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서서히 산화(산소와 결합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가 되어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온도를 높이다가 어느 순간에 일정 온도가 되면 산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연소'라고 하며 급격한 산화가 일어나는 온도가 바로 발화점입니다.

어떤 물질이 연소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고체(예: 석탄)․액체(예: 석유)․기체(예: 가스)에 관계없이 탈 물질이 있어야 하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되어야 하며 일정량 이상의 산소가 있어야 하지요. 연소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게 하지 못하면 연소가 일어나지 않으며 연소가 일어나고 있더라도 세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를 제거하게 되면 불이 꺼지게 되는데 이를 소화라고 합니다.

 

빈 종이컵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종이가 공기 중에 산소가 있는 상태에서 탈 물질인 종이가 있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되도록 불이 켜져 있기 때문에 종이가 타게 됩니다. 즉 연소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종이는 약 400℃ 에서 불이 붙고 종이가 젖지 않도록 종이컵 안쪽에 코팅된 비닐의 발화점은 약 300℃ 정도입니다.


그럼 물이 담긴 종이컵은 어떨까요? 불이 켜져 있기는 하나 종이가 타기 위한 발화점이 되기 전에 모든 열이 물을 데우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종이컵 안에 있는 물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는 종이컵이 타지 않습니다. 또한 종이컵을 가열하더라도 물에 의해 열이 흡수되어 끓게 되는데 약 100℃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종이컵으로 라면을 끓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물질이 끓는 온도는 물질에 따라 고유하지요. 순수한 물은 외부압력이 1기압일 경우 100℃에서 끓어 기화(액체에서 기체로 상태 변화하는 것)합니다.

끓는점은 여러 요소에 따라 변하는데 예를 들어, 기압이 1기압보다 낮을 경우 물의 끓는점은 100℃보다 낮아지고 1기압보다 높을 경우 끓는점은 100℃보다 높아집니다. 끓는점이란 열에너지를 받은 물질이 기화하면서 발생하는 압력이 주변의 대기압을 넘어서는 순간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산에 가서 밥을 지으면 설익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보통 1기압 아래에서 100℃에서 물이 끓게 되는 일반 냄비의 밥보다 압력을 더 높여 120℃ 정도에서 물이 끓게 하여 밥을 짓는 것이 더 밥맛이 좋다고 합니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증기는 1기압 아래에서도 약 1,000℃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으나 물은 압력을 계속 올린다고 해서 200~300℃로 끓는점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압력밥솥에는 적정한 압력 아래에서 밥을 지을 수 있도록 압력조절 장치가 달려 있는데 '칙'하고 소리를 내며 증기가 빠져나오는 부분이 그것입니다. 같은 대기압에서는 일반적으로 불순물이 녹아 있을 경우 물의 끓는점이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물에 무언가 다른 물질이 많이 녹아 있을수록 더 높은 온도에서 끓게 된답니다.

 

그럼 실제로 종이컵(또는 우유팩)으로 물을 끓여 볼까요? 


을 사용하는 실험에는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해야 하는 거 잊으면 안~되~요!!


종이가 너무 두껍거나 종이컵 아랫부분에 튀어나온 부분을 가위로 잘라 주지 않으면 종이가 타게 됩니다. 왜냐하면, 튀어나온 부분은 전도에 의해 온도가 400℃까지 오를 수 있고 종이의 발화점에 도달하게 되므로 물이 직접 닿지 않는 부분은 타게 됩니다. 물이 에너지를 받으면 처음부터 대류(가열된 공기나 유체가 움직이면서 열이 전달되는 현상)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전도(직접 접촉에 의하여 열에너지가 높은 에너지 단계로부터 낮은 에너지로 이동하는 열전달 방법)에 의해 에너지가 전달되다가 대류에 의해 에너지를 전달하게 되고 순간적으로 기화하여 수증기로 빠져나갑니다. 이때 바깥의 기압이 높으면 쉽게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되어 끓는점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주에서는 물을 끓여 우주라면을 먹을 수 있을까요? 


우주선 안에서는 음식에 사용되는 물을 끓일 수 있는 주전자와 같은 장치가 특별히 없습니다. 우주선 안의 공기압이 지구보다 낮기 때문에 물의 끓는점이 내려가고 공급되는 물의 최대 온도도 약 70℃ 정도에 불과하답니다. 따라서 우주음식으로 가져갔던 라면은 미지근한 물에서도 면이 잘 복원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그 면은 최첨단 진공건조기술을 이용하여 라면의 단면에 무수히 많은 구멍을 낸 다공성 면입니다. 또한, 스프 분말이 날리면 우주선의 여러 장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면과 스프가 함께 혼합되어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포장은 우주선 안에서 손쉽게 물과 혼합할 수 있도록 튜브가 달린 특수 파우치 팩을 이용하였는데 튜브를 열고 더운물을 받아 라면과 잘 섞어 비빔면 형태로 먹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우주라면은 우주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우주음식 메뉴중의 하나였답니다.

 

글 : 이경주 (서울서래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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