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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대안학교의 특별한 방과후, ‘길거리 학교’

대한민국 교육부 2012. 7. 10. 07:00


 2012년부터 전국 학교에 전면적으로 주 5일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 태봉고등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태봉고등학교도 역시 주 5일제 수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역시 주말 방과 후 수업이 생겼습니다. 태봉고등학교의 주말 방과 후 수업은 다른 학교들처럼 음악, 미술 등의 수업도 물론 있지만 역시 대안학교답게 아주 남다른 방과 후 수업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길거리 학교’라는 것입니다.



- 길거리 학교란?

 길거리 학교는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지만, 학교 밖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다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태봉고의 학생들과 지도 교사 한 명이 우리나라의 여러 곳으로 캠프를 떠나는 것이죠. 길거리 학교를 신청한 학생은 약 20명. 그리고 지도 교사 선생님은 한 명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맨날 책상에 앉아 듣는 수업만이 공부가 아닙니다. 세상에는 책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찾아서 보고 느끼면서 배워보는 게 바로 '길거리 학교'입니다.



- 길거리 학교는 어떤 활동을 할까요?


1. 서울 여행


 방과 후 길거리 학교에서 처음으로 가기로 한 곳은 바로 ‘서울’이었습니다. 창원이라는 구석의 지방에 있는 작은 대안학교에서 대한민국의 중심지인 서울을 가기로 한 것입니다.

일단 서울이라는 곳을 가보면 ‘우리가 사는 나라가 이렇게나 넓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국가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고 청소년기에 가질 수 없는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잠깐! 서울을 간다고 해서 놀러 간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정말 크나큰 오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길거리 학교에서 서울에 가는 이유는 물론 노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서울에 있는 ‘성미산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서입니다.


2. 성미산 마을 방문


그렇다면 성미산 마을은 어떤 곳일까요? 성미산 마을은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마을로써 약 1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육아, 공동교육, 공동생활을 하면서 마을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입니다.



성미산 마을은 그야말로 공동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마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미산 마을은 행정구역이 아닙니다. 마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사업과 일들은 성미산 마을 사람들에 의해 모두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성미산 마을에서는 거의 모든 대부분의 생활을 함께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먼저, 공동주택을 만들어 여러 사람이 하나의 부엌을 통해 함께 살아가고 공동 육아를 위해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 어린이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이어 공동교육을 위해 대안학교인 ‘성미산 학교’를 만들기도 하였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공동체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성미산 마을은 성미산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육아를 비롯한 커뮤니티를 이룬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이는 태봉고등학교를 비롯한 다른 수많은 대안학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공동체 정신과 아주 연관이 깊습니다.

그래서 길거리 학교에서 성미산 마을 방문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태봉고 학생들이 성미산 학교에 방문해서 좀 더 활성화된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길 원했던 것입니다.


3. 아카펠라를 통한 배려와 존중 배우기


 길거리 학교 활동 중에서는 어느 교육 단체에 방문하여 ‘아카펠라’를 배워보는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카펠라란 ‘반주가 따르지 않는 합창곡’을 일컫는 말로 쉽게 말해 사람이 직접 악기 소리를 내어 화음을 넣은 반주에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길거리 학교에 참가한 저희 20여 명의 태봉고 학생들은 각자 화음 파트를 나눠서 아카펠라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두 학생은 노래를 불렀고 한 학생은 비트박스로 박자를 맞췄습니다. 그렇게 각자 개인의 다른 소리가 모여서 하나의 아카펠라가 완성되어갈 때 저희는 뭔지 모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절대로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었고, 자기 혼자만 잘해서도 안 되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호흡을 맞춰나갔습니다. 자기 한 명이 소리를 크게 내면 다른 사람의 소리가 묻히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필요했습니다.

저희는 ‘아카펠라’라는 음악을 통해서도 하나의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길거리 학교와 대안학교


 길거리 학교는 생각해보면 그냥 한 학교의 토요 방과 후 수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길거리 학교가 주는 배움의 크기는 단순히 방과 후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과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배우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교과서와 칠판으로 배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학생들은 매일매일 책상에 앉아 칠판을 보며 항상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항상 똑같은 것을 배울 게 아니라 좀 더 넓은 세상을 봐야 하고 좀 더 넓은 무언가를 느껴야 합니다. 그것을 길거리 학교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단지 학교에서 가는 수련회나 수학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길거리 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항상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됩니다. 그것은 바로 대안학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만들어 낼 수 있고 학생들이 주체가 되며 좀 더 자율적인 곳이 바로 대안학교입니다.

‘길거리 학교’와 같은 방과 후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대안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에서도 학생들이 원하고 교사들이 원하고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가 실현되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의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마산김태윤 기자님의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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