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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해양문화재연구소로 떠나자

대한민국 교육부 2013. 7. 27. 13:00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날에 해양문화연구소를 찾았습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라는 명칭을 만났을 때 여러분은 딱딱한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딱딱한 명칭과는 달리 안에 들어서면 바닷속에 잠겨 있던 훌륭하고 신비한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바다, 사람, 교류, 역사를 주제로 그 안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와 발자취를 연구하고 홍보하는 곳입니다. 이곳의 중심활동은 바닷속 문화재, 즉 수중문화유산 발굴입니다. 해양문화연구소를 들어서기 전 해변 전시장에는 여러 종류의 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 사용하였던 배들입니다.

부영호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새우를 잡던 배입니다. 지금은 전시장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입구에 들어서면 서해안에서 새우잡이를 하던 멍텅구리 배(엔진이 없이 운항했던 배)의 닻이 있습니다. 멍텅구리 배는 오랜 시간 동안 바다에 정박하여야 하고 밀물과 썰물에도 한자리에 고정되어야 하므로 매우 큰 닻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닻은 해양문화연구소에서 전통 조선기술과 어로 민속 보존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전남 신안군의 어민 박항휘님들과 함께 제작한 것입니다.

 

그럼 먼저 제1전시실에 있는 고려선실을 들여다볼까요?

서해와 남해에서 발굴된 고려 시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고려선실에는 완도선(청자 운반선)과 달리도선(서남해안에서 사용된 바다 배)이 실물과 모형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충남 태안에서 발굴된 태안선의 유물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고려선실에는 서·남해 바닷길에서 난파한 '고려 시대 배 이야기'를 소개하는 곳입니다. 고려는 우리 역사에서 바다를 가장 잘 활용했던 나라입니다. 그 흔적은 난파선의 형태로 '시대의 타임캡슐'처럼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태안선에 실린 청자발우입니다. 충남 태안의 바다에서 발견된 유물로 고려청자 중에서 매우 특수한 종류로서 소비층을 엿볼 수 있는 유물입니다. 48세트(167점)가 2~4점씩 포개진 상태로 실려있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발우가 세트로 발견된 일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발우는 사찰에서 승려가 쓰는 그릇입니다. 불교에서는 발우로 식사하는 법을 발우공양이라 하고 수행자인 승려들에게는 지혜와 깨달음의 그릇이라 하여 필수품이었다고 합니다. 전시장을 관람하다 보면 발밑으로 수중 안에 박혀 있는 도자기 위를 걸을 수 있습니다. 바다의 펄 속에서 꿋꿋하게 버틴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려 시대 하면 청자만을 떠오르게 하지만 생활도자기로 사용했던 옹기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의 그릇들이 보입니다.

 

 

제2전시실인 신안선실은 동아시아 해상 교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신안선은 1323년에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하던 중 신안 바다에서 난파된 무역선입니다. 이 시대는 중국 원나라를 중식으로 동·서양의 교류가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해저 20미터 깊이에서 난파 이후 약 700년간의 오랜 시간 동안 바닷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빠른 물살과 해충으로 인해 대부분 본래 배의 모습은 잃었으나 펄에 묻혀 있었던 수만 점의 무역품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오늘날 우리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안선에는 중국의 다양한 공예품과 고려청자, 일본 도자기, 동남아시아 향신료, 자단목 등이 실려 있었습니다.  

 

 

커다란 배 밑바닥에 실려 있었던 자단목은 1,000여점이 인양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자단목은 옛날부터 가치 있는 목재로 고급 공예품으로 사용하고, 태워서 연기를 맡는 분향료의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자단목 중에는 표면에 묵서하거나 음악으로 문양이나 부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배 아래에 전시된 자단목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대길이라 쓰인 한자어와 로마숫자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안선에서 빠질 수 없는 유물 중 단연 으뜸은 도자기입니다. 무역선이었던 만큼 중국과 일본의 유물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제3전시실에 들어서면 어촌의 생활도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어구로 쓰였던 그물에서 홍어 주낙, 서해안 풍어제 때 등장하는 띠배 등 다양한 민속자료가 있습니다.


 

제4전시실에는 선박사입니다. 전통 배인 우리나라 배를 주제로 한 전시실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조선업의 발달이 우리 조상들의 기술과 지혜를 바탕으로 세계 제일의 조선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잡는 배와 거북선을 연상하는 그런 분위기와 전혀 다른 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조선 시대의 통신사들이 타고 다녔던 통신사 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는 박물관을 찾으면 전시실 내부만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다면 전시관 입구와 다른 출구의 어린이 해양문화체험관을 찾아가 보세요. 어린이들과 함께 가면 더 뜻깊은 체험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바다가 숨겨둔 문화재를 체험하고 전통 해양문화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중문화재탐사, 전통 배 짓기와 항해 체험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해변 전시장은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전통 선박 실물을 관람할 수 있는 야외 전시공간이 있습니다. 실제 어부와 배 목수가 제작한 서해의 가거도 배, 남해의 통구마니 배, 동해의 목선, 그리고 멍텅구리 배, 영산강유역의 강배 닻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라는 명칭만 보고 지나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알찬 해양 문화재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이곳 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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