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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과학실험실!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우리 집은 과학실험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8. 21. 08:00

중 2 큰아들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생활과학교실을 한다기에 얼른 신청하라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학원은 고사하고 학습지, 온라인 강의도 하는 게 없어서 방학은 체험학습이 전부입니다. 독도 캠프, 무인도 캠프 신청했으나 탈락하고 뭘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정말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과학교실에 참여하는 학생 중 2학년이 자기밖에 없어서 본의 아니게 리더 역할을 자처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물도 넉넉히 챙겨가고, 초등학교 때 과학캠프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인터넷도 찾아보고,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형의 부산한 모습에 막내가 심술이 났습니다. 매주 새로운 실험을 두 개씩이나 하는 형이 엄청나게 부러웠나 봅니다. 그래서, 큰아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우리 집 과학실험실 문을 열었습니다. 마트와 문구점도 직접 보냈습니다. 실험할 사람들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하라고 말입니다.

첫 번째 실험, 과일 슬러시 만들기

푹푹 찌는 여름, 맛있는 먹을거리부터 마련해 놓고 시작합니다. 교자상 위에 준비물을 올려놓고 기념촬영부터 했습니다.

형이 시범을 보입니다. 비닐 팩얼음과 소금을 넣고 살짝 섞은 다음, 지퍼백에 1/3 분량의 과일주스붓습니다. 얼음 주머니에 주스 팩을 넣고 온도가 내려가 살얼음 상태가 될 때까지 주물러 줍니다. 소금냉매 역할을 해서 영하로 내려가므로 동상방지용 면장갑을 끼고 이슬이 맺히면 젖으니 비닐장갑을 껴 줍니다. 바텐더라도 된 듯 춤을 추며 큰아들이 주무르고 있습니다.

이제 막내 것도 해야 합니다. 여드름 난 얼굴 보이면 안 된다고 숨던 고등학생 누나 어쩔 수 없이 조수로 불려 나왔습니다. 뭘 해도 어리숙한 막내가 심하게 주물러 비닐 팩에서 물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도 제법 결정이 만들어집니다. 드디어 완성! 시원하게 한 잔씩 마십니다.


두 번째 실험, PS 필름으로 열쇠고리 만들기

PS 필름에 좋아하는 그림을 네임펜으로 그리고 여유 있게 자른 다음, 21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1/3 크기로 작아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폴리스티렌 플라스틱은 열가소성이라 열을 가하면 연해져서 모양을 바꿀 수 있고 다시 식히면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얇은 필름 위에 크게 그림을 그리고 가열하면 크기는 작아지지만 두꺼워져서 열쇠고리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미니 오븐을 썼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는 취사용 오븐밖에 없어서 싱크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10분 정도 지나 꺼내 봅니다.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10분을 더 기다립니다. 똑같습니다.

큰아들, 울상이 되었습니다. 뭐가 잘못됐지? 인터넷에서 찾아봅니다. 아뿔싸, PS 필름으로 해야 하는데 자신이 문구점에서 사온 것은 PVC 필름입니다. "형, 뭐야?" 막내가 투덜거립니다. 자주 가는 문구점에 전화했습니다. 요즘은 PS 필름은 찾는 사람이 없어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재료비보다 비싼 택배비를 내고 주문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귀여운 캐릭터 열쇠고리를 만들어 큰아들의 통학용 자전거와 사물함 열쇠를 끼웠습니다. 

입체감 있는 열쇠고리는 교복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엔 불룩했는데 쏙 들어가니 좋다고 합니다.

 

마지막 실험, 열기구 만들기

입구에 철사를 두른 비닐봉지솜을 넣고 추를 매단 호일 컵을 줄로 연결합니다. 점화기로 알코올 묻힌 솜에 불을 붙이면 공기가 열을 흡수더워져 팽창하면서 띄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더운 공기는 같은 부피의 찬 공기보다 가벼운 성질을 이용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안전상의 문제로 강변에 나가 실험했는데 순식간에 바람에 휙 날아가 추락했습니다. 비닐의 크기와 추의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합니다. 땀 뻘뻘 흘리며 했는데 인증 사진 찍을 시간도 없이 불붙을까 달려가 줍기 바빴습니다. 허무했나 봅니다. 그래도 표정은 첫 비행실험 마친 라이트 형제보다 더 의연합니다. 그 다음 주에 무풍지대 학교 실험실에서 했는데 잘 떠올랐다고 합니다. 우리 집이 너무 좁아 집안에서는 위험할 거라고 합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시 나가기로 했습니다.  

 

"형, 다음 주엔 뭐 한대?"

"몰라. 호일 컵 가져오라고 하셨는데 내가 형이니까 맡아서 준비하겠다 말씀드렸어. 엄마, 호일 컵 5명이 실험할 만큼 넉넉히 사주세요. 2조도 못 구할 수 있으니까 같이 준비해 주시면 좋겠어요."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우리 집 과학 실험실. 실패하고 다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스스로 준비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더 대견하고 아름답습니다. 봄에는 컴퓨터 게임이나 같이 하자고 놀러 왔던 친구들과 함께 대체에너지 오렌지 기름을 만드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과학교구 공급업체에 부탁해서 알코올램프와 비커까지 갖춰서 그럴싸한 실험실 분위기도 연출했습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제가 소화기 옆에 두고 대기했습니다. 놀이 문화를 바꾼 우리 집 과학교실. 여러분도 동참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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