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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미리내에서 나로호까지 가는 길 본문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비상이 잠시 연기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정확한 기술적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하는데요. 이후 재개될 발사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나라가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차례 연기되면서 과학기술계는 물론 전국민들의 안타까움과 함께 또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추진 준비를 마쳤던 나로호. 세계적으로 첫 시도로 성공한 나라는 단 세 나라 뿐이고, 그 성공률이 채 30%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성공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신중에 또 신중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밖의 세계, 즉 우주에 관한 궁금증이야말로 인류가 생겨난 이래 가장 강렬하고도 순수한 연구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주의 기원은 어디이고, 그 크기는 얼마나 될까? 우주 밖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우리가 사는 지구말고도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은 없을까? 등등.
우주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이란 얼마나 작고 나약한 존재인지, 또 동시에 얼마나 특별하고 고귀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나로호의 발사를 앞두고 그 아득한 우주의 크기에 관해 얘기 해 볼까 합니다. 그야말로 저 먼 미리내(은하수의 순우리말)에서부터 현재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의 조그만 섬으로의 우주여행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위 사진은 지난 달 부분일식이 있었을 때, 제가 휴대폰으로 찍은 것입니다. 달에 의해 수줍게 가려진 태양은 지구와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요? 지구로부터 태양은 약 1억 5000만 킬로미터, 비행기로는 20년, 로켓은 250일, 그리고 빛은 8분 19초가 걸립니다. 우리가 보는 태양은 사실상 8분 19초 전의 태양인 셈이지요. 보통 우주의 크기를 말할 때 빛의 속도를 가지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빛의 속도는 1초에 30만 킬로미터로 약 지구 7바퀴 반을 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우주의 최소 단위는 이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인 1광년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우주의 크기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또한 현재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크기를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우주의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에는 우주의 엄청난 크기에 관해 알 수 있는 한 구절이 등장합니다.
"코스모스(Cosmos, 우주)의 어느 한구석을 무작위로 찍는다고 했을 때 그곳이 운 좋게 행성 바로 위나 근처일 확률은 10의 33승 분의 1 정도이다. 쉽게 말해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번을 찍어야 겨우 1번 나오는 확률인 셈이다. 코스모스란 인간의 감각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가 아닐 수 없다."
1에 동그라미를 33개나 붙인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우주의 거대함.
최근 이러한 우주의 크기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는 한 장의 지도가 완성되었습니다.
이 지도는 호주에서 여러 천문학자들이 힘을 모아 완성한 '상세은하지도'인데요. 지도 중심에 위치한 우리 은하에서 주변의 11만 개 은하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지도 안에서 별처럼 빛나는 점 하나하나가 바로 은하를 나타낸다고 하는데요. 통상적으로 알려진 우주에 은하 수는 약 1000억 개 정도, 그리고 한 은하 안에는 1000~2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하네요. 이렇듯 우주 안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별만해도 1000000~2000000억개 정도이고, 이는 지구와 같은 행성은 뺀 수치이니, 어떠세요, 이 숫자는 아까보다 좀 더 감이 잡히시나요?
상세은하지도의 중심인 우리 은하에서 가장 먼 은하까지의 거리가 무려 20억광년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좀 무섭기까지 하네요.
이 것은 우리 은하의 모습입니다. 우리 은하는 나선형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은하가 나선 모양을 이루고 있지만 그 외에도 불규칙 은하, 타원형 은하 등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 은하(Our Galaxy)와 은하수(Milky Way)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은하수란 아래 그림처럼 우리 은하를 옆에서 본 모양을 가르키는 것이라고 하네요. 밤하늘의 강처럼 흐르는 은하수를 옛 사람들은 '밤하늘의 등뼈'라고도 불렀다고 하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은하수에 대한 신비로움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서 나선팔 안쪽으로 약 4만 광년을 가면 도달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태양계의 모습입니다. 학창 시절에 태양계 행성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 9개로 외운 기억이 다들 있으실 텐데요. 요즘 아이들은 명왕성을 뺀 8개의 행성만을 태양계 행성으로 외운답니다. 태양에서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은 안타깝게도(?) 2006년 퇴출 당했습니다. 지구에서 명왕성까지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약 5시간 40분입니다. 가장 큰 행성은 목성, 가장 뜨거운 행성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이 아닌 그 다음인 금성, 그리고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과 원시지구의 모습을 닮은 목성의 위성 이오라고 합니다. 과학이 더욱 더 발달하는 먼 미래에는 그 곳에서 새로운 생명체와 조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 이제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를 볼 차례인데요. 지구가 안 보이신다고요? 위 사진에는 분명 지구가 찍혀 있답니다. 이 사진은 미국의 탐사선인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에 찍은 지구의 모습인데요. 이 사진으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죠. 저 보일듯 말듯한 창백한 푸른 점같은 행성에서 우리는 웃고 울고 화내고 싸우며 서로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네요.
자, 얼마 후면 한반도 남쪽 끝의 한 조그만 섬(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꿈과 희망을 싣고 로켓이 힘차게 발사될 예정입니다. 부디 이번 발사가 성공하여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의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도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세요. 저는 마지막으로 '로켓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러시아의 우주과학자의 말을 되새기며 이만 갈무리하겠습니다.
<BBC 다큐멘터리 '스페이스 오딧세이' 중에서>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 요람에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Tsiolkovsky, Konstantin (1857-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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