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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남북청소년, 상호이해를 위한 만남과 대화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15. 13:00

남북청소년, 대화로 하나가 되다
남북청소년, 상호이해를 위한 만남과 대화
탈북청소년 I 통일교육 I 남북청소년 

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서울고등학교 제2외국어 전용교실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한겨레고 학생 등 탈북청소년과 남한 학생과의 만남과 대화입니다. 이 행사에는 우리 서울고등학교 학생들이 남한 대표로 참여했는데요, 이 행사의 의의를 잘 인식하고 성실하게 참여하기 위한 준비로서 행사에 임하는 자기 생각을 글로 써서 제출했습니다. 저는 '제3차 남북 청소년 상호이해를 위한 Workshop에 대한 개인적 견해'라는 제목의 글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늦잠 자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는 학교로 갔습니다. 북한에서 살다 온 친구들과의 만남이라는 것에 기대되었습니다. 많은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또 느끼는 점도 많겠다는 생각에서였죠. 제2외국어 전용교실에는 서로 마주할 수 있도록 탁자를 배치하여 회의장 분위기로 꾸미고 맛있는 다과도 준비했습니다. 이어 한겨레고등학교 친구들이 와서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청소년'의 정의

사실 남북 학생 회담을 제의한 주체는 주로 대학생들이었습니다(법문사 한국사 교과서). 그러나 청소년보호법 제3조 1항의 「'청소년'이란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는 규정에 따라 고등학생인 우리는 물론 대학생까지도 청소년으로 보기로 합니다.

 

만남에는 한겨레고 학생을 비롯한 탈북 청소년 13명, 서울고 학생 대표20 여명, 선생님 3명, 학부모 4명, KPX 문화재단 직원 4명, 외부 강사 1명이 참여했습니다. 서로 마주 보며 반가웠지만 어색함이 묻어있는 가운데, 사회자인 서울고등학교 이미숙 선생님께서 시작하셨는데 오석규 교장 선생님께서는 격려사를 해 주셨습니다.

 

1부_ 강연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탈북한 분이 오셔서 '아픔과 힐링(치유), 그리고 꿈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남북청소년 간 상호 이해와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강의해 주셨습니다. 어렸을 적 무작정 외삼촌을 따라 탈북해 중국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지내다가, 개신교 선교사를 통해서 우리나라로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강연자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하는데요, 이분의 말씀에 "친구들이 죽어가는 것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자신은 남한에 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강의 중에 언급되었던 탈북시인 장진성의 <우리의 밥은>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쌀을 잊은 지 오랬다

그래서 우리의 밥은 나무다 껍질이다

우리의 밥은 산에서 자란다

바위를 헤치고 자라서 먹기엔 너무도 아프다

아파도 먹어야만 한다.

두꺼운 나무껍질 슬픔을 끓는 물에 삶아내어

                                  -장진성 작 <우리의 밥은> 중 



2부_ 학생들 간의 질의응답 및 자유 토론 시간입니다. 

토론 사회를 맡은 서동근 학생입니다. '남북 청소년 마주 보기'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에 "남북청소년 Workshop과 같이 남북 학생들이 서로 만나는 자리를 많이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가 주요 주제였습니다.

이날 토론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과의 교류는 실제로 힘들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탈북 학생과 남한 학생의 교류 증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아리 간의 교류, 학교 축제를 통한 교류, 홈스테이 등 실효성 있는 안건들이 나왔습니다. 

 

서울고의 한 학생이 "'멤버십 훈련'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제안하자 KPX 문화재단 이사장님이 흔쾌히 수락하시며 "긍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학생들과 선생님들께서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회의가 끝나갈 무렵 사회자인 서동근 학생이 "'남남북녀'라는 사자성어가 맞는 것 같나요?"라고 말해 일동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울고의 오세웅 학생이 남북 청소년의 상호 교류 기회 확대 방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참가하신 선생님을 인터뷰했습니다.

먼저 서울고등학교의 이미숙 선생님입니다.

손세호 3년째 이 행사를 추진하고 계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이미숙 선생님 남북 간 청소년끼리 대화로 풀어냄으로써 좋은 계기를 마련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윤리 교사로서 통일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 활동이 통일교육 방식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내일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행사 준비 과정이 힘들지만 즐겁게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한겨레고등학교 선생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손세호 한겨레고등학교는 탈북학생들로 구성된 학교인데, 일반적인 우리 학교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요? 

한겨레고 선생님 우선 탈북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나이가 일반 고등학생들보다는 많습니다. 제가 6년 전에 한겨레고등학교에 왔는데, 처음에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남한 학생들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한국 문학 작품들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공감하는 것을 느낍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남한 학생들과 똑같습니다. 학업에 지치기도 하고, 게임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한겨레고등학교와 서울고등학교 사이에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만남의 교훈 및 교육적 효과

탈북하신 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저는 슬펐습니다. 민족의 일부가 아픔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빨리 통일이 와서 다 함께 평화와 번영을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탈북시인이신 장진성 시인에 관해서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장진성 시인의 시집인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분단되기 이전까지, 우리는 외세의 침략을 함께 막아 냈고, 같이 항일독립운동을 했으며, 한 문화 체계 속에 살았던 공통의 역사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인식했습니다. 우리의 만남과 토론이 앞으로 남과 북의 관계 발전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역사적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단 후 어느덧 6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두 사회에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오늘과 같은 만남을 계기로 상호 간에 수준 높은 이해를 도모하며 서로 가까워지는 것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청소년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며, 어떠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우리는 한민족이자 동반자라는 인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 우리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 가능한 일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처럼 자주 만나 토론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서로 이해할 기회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탈북한 학생들의 태도에서 도전을 느꼈습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체험은 우리와 너무 달랐습니다.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아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신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학생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사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목표 의식이 분명해 보였고 최선을 다해 정진하려는 마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도 목표의식을 다시 확인하고 정신적으로 무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탈북한 학생들이 자신을 목숨 걸고 탈북하게 하였던 북쪽 정권을 향해 강한 적개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변화될 수 있도록 기회 주기를 바라고 대화를 통해서 바른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마음 넓이에 감명받았습니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며 뭔가 많은 통찰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통일에 대한 열망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북한 친구와 탈북한 친구에 대해 우정을 느끼게 되었고, 통일에 대한 확신과 신념도 생겼습니다. 지도해주신 이미숙 선생님과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KPX 문화재단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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